산배대형이 천황의 유언의 뜻을 파악하고자 함
이에 앞서 대신이 홀로 경부마리세신(境部摩理勢臣;사카히베노마리세노오미)주 001에게 “지금 천황이 붕어하시고, 후계자가 없다. 누구를 천황으로 세워야 하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산배대형을 천황으로 하십시오.”라고 대답하였다. 이때 산배대형은 반구궁(斑鳩宮;이카루가노미야)에 있으면서 의논한 말을 전해들었다. 그리하여 삼국왕(三國王;미쿠니노오호키미), 앵정신화자고(櫻井臣和慈古;사쿠라이노오미와지코) 두 사람을 보내 몰래 대신에게 “전하여 듣건대, 숙부는 전촌황자를 천황으로 삼으려 한다. 나는 이 말을 듣고 서서 생각해도, 앉아서 생각해도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바라건대 분명하게 숙부의 생각을 알고 싶다.”라고 말하였다. 대신은 산배대형이 전하는 말을 듣고 혼자 대답할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아배신(安倍臣;아헤노오미), 중신련(中臣連;나카토미노무라지), 기신(紀臣;키노오미), 하변신(河邊臣;카하헤노오미), 고향신(高向臣;타카무쿠노오미), 채녀신(采女臣;우네메노오미), 대반련(大伴連;오호토모노무라지), 허세신(許勢臣;코세노오미) 등을 불러 상세히 산배대형의 말을 전하였다. 이윽고 또 대부들에게 “그대 대부들은 함께 반구궁에 가서 산배대형에게 ‘어찌 신하인 저 혼자서 후계를 결정할 수가 있겠습니까? 단지 천황의 유언을 받들어 군신에게 말할 따름입니다. 군신들은 유언과 같이 전촌황자가 마땅히 후사가 되어야 하며, 다시 누가 이의를 제기할 것인가라고 모두 말합니다. 이것이 군신의 뜻입니다. 신의 혼자 생각이 아닙니다. 신에게 사사로운 뜻이 있더라도 삼가 두려워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얼굴을 뵙는 날 직접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 내가 말했다고 전하여라.”라고 말하였다. 이에 대부들은 대신의 말을 듣고 반구궁으로 갔다. 그리고 삼국왕과 앵정신(櫻井臣)에게 대신의 말을 산배대형에게 전하게 하였다. 그때 대형왕(大兄王)은 여러 대부들에게 “천황의 유언은 어떠한 것인가?”라고 물었다. (대부들은) “신들은 깊은 것은 모릅니다. 오직 대신의 말에 따르면, 천황이 병석에 누워있던 날 전촌황자에게 ‘경솔하게 장래의 국정을 말하지 말라. 이제부터는 그대 전촌황자는 신중하게 말하고, 태만해서는 안 된다.’라고 명을 내리고, 다음에 대형왕에게는 ‘그대는 아직 어리다. 함부로 말하지 말라. 반드시 군신의 말에 따르라’라고 명하였습니다. 이것은 가깝게 모시고 있던 여러 여왕 및 궁녀주 002들이 모두 알고 있습니다. 또한 대왕이 분명히 알고 계시는 바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또 대형왕은 “이 유언은 도대체 누가 들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것은 기밀이기 때문에 신들은 모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이윽고 다시 대부들에게 “친애하는 숙부가 마음을 써서 사자 한 사람만 보내지 않고 중신(重臣)들을 보내 깨우쳐 주셨다. 이것은 큰 은혜다. 그런데 지금 군경(群卿)이 말하는 천황의 유언은 내가 들은 것과 조금 다르다. 나는 천황이 와병 중이라는 것을 듣고 달려가 궁문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중신련미기(中臣連彌氣;나카토미노무라지미케)가 궁 안에서 나와 ‘천황이 부르십니다.’라고 말하였다. 그래서 나아가 내전으로 향하였다. 율외채녀흑녀(栗隈采女黑女;쿠루쿠마노우네메쿠로메)주 003가 뜰에서 맞이하여 대전으로 안내하였다. 들어가 보니 근시인 율하녀왕(栗下女王;쿠루모토노히메미코)을 위시하여, 궁녀 유녀(鮪女)주 004 8인 등 모두 수십 인이 천황 옆에 있었다. 또 전촌황자도 있었다. 천황은 병이 위중하셔서 나를 보지 못하셨다. 그래서 율하녀왕이 ‘부르신 산배대형왕이 왔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천황이 몸을 일으켜 ‘짐은 덕이 없는 몸으로서 오랫동안 대업을 맡아왔다. 지금 명운이 다하여 병을 피할 수는 없다. 그대는 본래 짐의 심복이다. 총애하는 마음은 비할 데가 없다. 황위의 계승은 짐의 세대에 한하는 것이 아니다. 근본에 충실하여라. 그대는 어리더라도 삼가하여 말하라.’라고 말씀하셨다. 그 일은 당시에 거기에 있던 측근들이 모두 알고 있다. 나는 이 대은을 입어 두렵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였다. 감격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다. 국가의 통치는 중대한 일이고, 나는 어리고 현명하지 못한데 어찌하여 대임을 맡을 수 있겠는가 생각하여 숙부 및 군경들에게 상의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말할 기회가 없어서 지금까지 말하지 못했을 뿐이다. 나는 이전에 숙부의 병문안을 하려고 왕경에 가서 풍포사(豐浦寺;토유라데라)주 005에 묵은 적이 있다. 이 날 천황께서는 팔구채녀유녀(八口采女鮪女;야쿠치노우네메시비메)를 보내 ‘너의 숙부인 대신은 항상 너를 걱정하며 언젠가는 반드시 황위가 그대에게 갈 것이 아닌가! 라고 말하였다. 그러니 삼가하고 자중하라.’고 명하셨다. 전에 틀림없이 이러한 일이 있었다. 무엇을 의심하겠는가. 내가 어찌 천하를 탐하겠는가. 오직 들은 것을 밝히는 것뿐이다. 천신지기(天神地祇)가 함께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천황의 유칙을 알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대신이 보낸 여러 경들은 원래 신성한 창[嚴矛주 006는 이카시호코(伊箇之倍虛)라고 읽는다.]의 가운데를 잡는 것처럼 공정하게 주상하는 사람들이니, 숙부에게 잘 말씀하시오.”라고 말하였다.
- 번역주 001)
- 번역주 002)
- 번역주 003)
- 번역주 004)
- 번역주 005)
- 번역주 006)
색인어
- 이름
- 경부마리세신, 산배대형, 산배대형, 삼국왕, 앵정신화자고, 전촌황자, 산배대형, 아배신, 중신련, 기신, 하변신, 고향신, 채녀신, 대반련, 허세신, 산배대형, 산배대형, 전촌황자, 삼국왕, 앵정신(櫻井臣), 산배대형, 대형왕(大兄王), 전촌황자, 전촌황자, 대형왕, 중신련미기, 율외채녀흑녀, 율하녀왕, 전촌황자, 율하녀왕, 산배대형왕, 팔구채녀유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