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엽(柳葉)과 혼전(混塡)의 대립
부남국의 풍속은 본디 나체에 문신하고, 머리를 풀어헤친 채 의상(衣裳)을 만들지 않았다. 여인을 왕으로 삼았는데, 유엽(柳葉)이라 불렀다. 나이는 어리나 건장하여 마치 남자 같았다. 그 남쪽에 격국(激國)이라는 나라가 있고, 귀신을 섬기는 자가 있어 이름을 혼전(混塡)
주 001이라 하였다. [혼전은 어느 날] 신(神)이 준 활을 가지고 상인의 배에 올라 바다에 들어가는 꿈을 꾸었다. 혼전은 새벽에 눈을 뜨자마자, 바로 사당[廟]으로 달려갔는데, 신수(神樹) 아래에서 활을 얻었다. 바로 꿈을 좇아 배를 타고 바다로 들어갔는데, 마침내 부남의 외읍(外邑)주 002에 들어갔다. 유엽(柳葉)의 무리가 배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가서 탈취하고자 하였다. 혼전이 바로 활을 당겨 그들의 배를 향하여 쏘니, 화살이 [배의] 한쪽 면을 뚫고 지나가 유엽의 시자(侍者)에까지 미쳤다. [이에] 유엽은 크게 두려워하여 온 무리를 거느리고 혼전에게 항복하였다. 혼전이 이에 유엽에게 베에 머리를 끼울만한 구멍을 뚫어 입는 방법을 가르쳐, 다시는 몸을 드러내지 않게 되었다. 마침내 그 국을 통치하였는데, 유엽을 받아들여 처로 삼았으며, 아들을 낳아 왕으로 분봉(分封)한 것[分王]이 7읍(邑)이었다. 그 뒤 왕 혼반황(混盤況)이 속임수와 힘으로 그 읍들을 이간하여 서로 의심하여 사이가 멀어지게 한 뒤, 그 틈을 타서 군대를 일으켜 공격하여 병합하여버렸다. [그리고 자신의] 자손 가운데서 파견하여 제읍을 나누어 다스리게 하였는데, [이들을] 소왕(小王)이라 불렀다. 반황(盤況)이 나이 구십여 세로 죽자, [국인들이] 그의 중자(中子) 반반(盤盤)을 세웠는데, 국사는 그 대장(大將) 범만(范蔓)에게 맡겼다. 반반이 선 지 삼년 만에 죽자, 국인들이 함께 범만을 받들어 왕으로 삼았다. 범만은 용감하고 건장한데다 권모와 지략이 있었다. 거듭 군사력으로 주변 나라들을 공벌하여 모두 복속시켰으며, 스스로 부남대왕(扶南大王)이라 칭하였다. 그리고 큰 배를 만들어 창해를 건너 개국(開國)시킨 것이 십여 국(國)이었고, 땅을 개척한 것이 5~6천 리였다. 다음은 금린국(金隣國)을 정벌할 차례였는데, 범만이 때마침 병에 걸려서 태자 금생(金生)을 보내 대신 가게 하였다. 만의 손위 누이의 아들인 전(旃)이 이틈을 타서 범만의 자리를 찬탈하여 자립하였다. [그리고] 사람을 보내 금생을 속여 살해하였다. 범만이 죽을 때 젖먹이로 [범]장(長)이라는 이름을 가진 아들이 있었는데, (이후) 민간에서 자랐다. [범장이] 스무 살이 되자, 국중의 장사들과 결탁하여 전을 습격하여 죽였다. 전의 대장 범심(范尋)이 다시 장을 공격하여 죽이고 자립하였다. [범심이] 국내[제반의 일]를 새롭게 고치고 안정시킨 뒤에, 관합(觀閤)을 조영하여 유희를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자신은 그곳에서] 아침부터 점심, 해질 무렵까지 서너 차례만 손님을 맞았다. 민간에서는 파초 사탕수수 거북이 새 따위를 예물로 주고받는다.
색인어
- 이름
- 유엽(柳葉), 혼전(混塡), 혼전, 혼전, 유엽(柳葉), 혼전, 유엽, 유엽, 혼전, 혼전, 유엽, 유엽, 혼반황(混盤況), 반황(盤況), 반반(盤盤), 범만(范蔓), 반반, 범만, 범만, 금생(金生), 만, 전(旃), 범만, 금생, 범만, [범]장(長), 범장, 전, 전, 범심(范尋), 장, 범심
- 지명
- 부남국, 격국(激國), 부남, 금린국(金隣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