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위전조신(巨勢楲田朝臣; 고세노히타노아소미)

　웅병숙녜(雄柄宿禰; 오카라노스쿠네) 4세손 도무신(稻茂臣; 이나모치노오미)의 후손이다. 아들 황인(荒人; 아라히토)에게 천풍재중일족희천황(天豐財重日足姬天皇; 아메토요타카라이카시히타라시히메노스메라미코토)[시호는 황극(皇極; 교코쿠)이다.] 때에 갈성(葛城; 가츠라키)에 논을 만들게 하였다. 그 경지가 높아 물을 대기가 어려웠다. 황인이 수리 시설을 만드는 기술이 뛰어나 처음으로 나무로 물길을 만들어 강물을 끌어다 전지에 대었다. 천황이 크게 기뻐하여 위전신(楲田臣; 히타노오미)이라는 성을 주었다. 『일본기』에는 누락되었다.

 

【주석】

1. 거세축전조신(巨勢槭田朝臣)
거세축전(巨勢槭田; 고세노히타)은 거세와 축전이 합쳐진 씨명이다. 거세는 율령제 대화국(大和國) 고시군(高市郡) 거세(巨勢; 고세)라는 지명과 관련된 것이라 추정된다. 이곳은 현재 나량현(奈良縣) 고시군(高市郡) 일대에 해당된다. 위의 사성 유래를 보면 축전(槭田; 히타)은 현 단계에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 당시는 관개수로를 이용하여 관개한 땅이라는 의미가 있었을 것이다. 『속일본기』 양로(養老) 3년(719) 5월 계묘조에 종7위상 거세비태신대남(巨勢斐太臣大男) 등 2인이 조신 성을 받았다고 적혀 있다.
거세축전(비태)조신 일족으로는 『속일본기』 천평(天平) 18년(746) 9월 기사조에 종5위하(극위) 거세비태조신도촌(巨勢斐太朝臣島村)이 형부소보(刑部少輔)에 보임된 기록이 보인다. 『만엽집(萬葉集)』(16-3845)에는 이름이 빠진 거세비태조신(巨勢斐太朝臣)이 보이는데, 도촌대부(島村大夫)의 아들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므로 거세비태조신도촌의 아들임을 알 수 있다.

2. 웅병숙녜(雄柄宿禰)
거세웅병숙녜(巨勢雄柄宿禰; 고세노오카라노스쿠네)는 『고사기』에서는 허세소병숙녜(許勢小柄宿禰; 고세노오카라노스쿠네)라고 기재되어 있다. 앞의 「거세조신」 조(120) 거세웅병숙녜 참조.

3. 도무신(稻茂臣)
도무신은 『일본서기』 흠명(欽明) 원년(540) 9월 기묘조에 허세신도지(許勢臣稻持; 고세노오미이나모치)라고 적혀 있다. 도무신은 『일본서기』에 의하면 흠명조에 활동한 인물로 파악된다.

4. 황인(荒人)
다음 조에 나오는 「거세비태신(巨勢斐太臣)」 조에도 거세웅병의 4세손 도무의 아들 황인이 보인다. 도무신이 위에 기재했듯이 흠명천황 원년(540)에 활동한 인물이라면, 아들인 황인은 씨명 유래 전승에서 황극조(642~645)에 활동한 것으로 되어 있으므로 100여 년 차이가 존재한다. 부자관계라는 전승은 의문스럽다.

5. 천풍재중일족희천황(天豐財重日足姬天皇)
황극은 35대 천황으로 『일본서기』 추고(推古) 2년(594)에 태어나 제명(齊明) 7년(661년)에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는 모정왕(茅渟王)이고 어머니는 길비희왕(吉備姬王)이다. 서명(舒明)과 결혼하여 천지(天智), 효덕(孝德)의 비인 간인황녀(間人皇女), 천무천황(天武天皇) 등을 낳았다. 재위 기간은 642년부터 645년까지이다. 후일 중조(重祚)하여 제명천황이 되었다.

6. 갈성장전(葛城長田)
갈성(葛城; 가츠라키)은 대화국의 갈성 지역을 가리킨다. 장전(長田; 나가타)은 지명이 아니라 지형을 묘사한 것이다. 『일본서기』 신대기에 벼 종자를 처음으로 천협전(天狹田; 아마노사나다)과 장전(長田; 나가타)에 심었다는 기사가 보인다. 협전은 면적이 좁은 곳이었기 때문에 붙은 명칭이고, 장전은 협전에 비해 좁고 긴 보다 넓은 땅을 의미한다. 따라서 위의 축전신이라는 사성 유래는 천변(川邊)에 작게 만든 경지에 논을 만들기 위해 물을 끌어들인 전승이 반영된 것이다.

7. 장위(長楲)
위(楲) 혹은 통(樋)은 연못이나 하천 등에서 물을 끌어내기 위해 설치한 목제의 통을 가리킨다. 장위(長楲)나 장통(長樋)은 취수와 배수, 주운 등을 위해 설치된 시설로 수문을 달아 개폐하며 수위를 조절하였다.

8. 일본기루(日本紀漏)
『일본서기』에 거세축전조신의 사성 관련 기사가 보이지 않는 것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