Ⅴ. 7세기 동아시아 국제관계

7세기는 5세기 이래의 동아시아 국제질서가 새로이 재편되는 시기였다. 그 재편의 과정에서 한반도와 만주에서는 고구려와 백제가 멸망하였고, 신라가 한반도의 통일국가로 성장하였으며, 만주에서는 발해(渤海)가 성립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중국을 중심으로하는 동아시아 국제질서의 재편과정에서 나타난 것이었다. 당시 동북아시아에서 변동의 중심축은 중국왕조와 고구려였는데, 국제질서 변동의 결과 중심축의 하나인 고구려가 소멸되었다는 것은 곧 그 변동과 재편의 진폭이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를 짐작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