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쪽곁방_동쪽_차고_새
동쪽 곁방의 동벽 오른 편에 그려진 차고(車庫) 그림 가운데 지붕 위에 앉아 있는 새의 상세도이다. 이 새는 부리만 빨간색이고 온 몸은 검은 색으로 채색된 것으로 보아 까마귀로 추정된다. 부리 및 날개와 꼬리 깃털 까지 새의 핵심을 잘 포착하여 묘사하였다. 고구려 무덤벽화 가운데에는 다리가 세 개 달린 일명 ‘삼족오(三足烏)’라 불리는 전설 속의 까마귀가 태양과 함께 종종 등장한다. 고대인들은 하늘을 나는 새를 보며 태양을 나르는 운반자라 여겼기 때문에 태양 속에 삼족오를 묘사하여 이러한 상징성을 드러내었다. 또한 하늘과 땅을 소통시켜 주는 신령스런 매개체로도 여겼다. 따라서 무덤 벽화 가운데에는 묘주가 거처하는 가옥의 지붕 위에 새가 앉아 있는 모습이 묘사되는데, 이는 새가 사자의 영혼을 하늘나라로 안전하게 인도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믿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고대인의 사후(死後)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