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으로 건너간 사람들
일본 역사를 읽어보면 도래인(渡來人)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이는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건너 온 사람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들의 이주는 3세기 후반부터 7세기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도래인의 이주 시기는 4시기로 나눌 수 있다. 1기는 5세기 이전으로 일본에 처음으로 도래인이 이주해 온 시기이다. 2기는 5세기로 한반도에서 이주해 온 도래인들이 일본에 여러 가지 기술을 전했다. 3기는 6세기로 유교와 불교가 전해져 아스카 문화의 기초가 마련된 시기이다. 4기는 7세기 후반으로 백제의 멸망 이후 유민들이 대거 유입된 시기이다.
9세기 초에 편찬된 『신찬성씨록』에는 수도와 그 주변에 거주하는 유력한 1065개 성씨 가운데인 30%인 326개 성씨가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에서 온 도래인이었다는 내용이 실려있다. 『신찬성씨록』과 우리 『삼국사기』의 기록을 종합하면 7세기 일본의 실권을 장악하고 있던 소가씨는 백제 목(木)씨가 일본에 건너가 아스카의 ‘소가(曾我)’에 정착한 백제인이며, 『속일본기』에 의하면 781년 즉위한 간무천황의 어머니인 다카노 니이가사 역시 도래인으로 무령왕의 후손이라고 한다. 소가씨는 왜에 온 백제 사신의 귀국길에 비구니를 동행시켜 불법을 배우게 하고, 588년 스스로 일본 최초의 사찰인 아스카사를 세웠다. 백제는 소가씨의 요구에 따라 사찰 건축에 필요한 기술자들을 아낌없이 지원했다. 또한 다카노 니이가사가 백제 왕실의 후손이니 현재의 일본 천황가에도 백제의 피가 흐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