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건이 오손왕에게 혼야의 땅으로 이주하기를 권유했으나 왕이 독단적으로 약속을 하지 못함
장건이 오손에 도착하니 오손왕 곤막이 한의 사신을 보고 마치 [흉노의] 선우에 대한 의례와 동일하게 하였다.주 001
장건은 크게 수치스러워했으나, 오랑캐[蠻夷]의 탐욕스러움을 알고 이렇게 말하였다. “천자께서 하사품을 보내셨는데, 왕께서 절을 하지 않으면 하사품을 갖고 돌아가겠소.” [이에] 곤막이 일어나 하사한 것에 대해 절을 올리고, 기타 [의례에 관해서도] 예전과 같이 행하였다. 장건은 [그에게 천자의] 명령을 전하여 “오손이 동쪽으로 [이주하여] 혼야의 땅에 거주하기만 한다면 한나라는 옹주(翁主)주 002를 보내서 곤막의 부인으로 삼게 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오손은 나라가 분열되어 있었고 왕은 늙었으며, 한나라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그 [나라의] 규모[大小]를 몰랐다. [더구나] 흉노에 오랫동안 복속해 왔고, 또한 그들에게 근접해 있어, 그 대신(大臣)들이 모두 오랑캐를 두려워하며 이주하지 않으려 하므로 왕도 홀로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없었다. 장건은 그들의 관심을 끄는 데에 실패했다.주 003곤막에게는 10여 명의 아들이 있었는데, 그 중간 아들[中子]주 004이 대록강(大祿彊)주 005이라 불리웠다. 그는 무리를 잘 지휘하였다. 그는 무리를 이끌어 만여기를 데리고 다른 곳에 따로 거주하였다. [그 연유인즉] 대록의 형이 태자가 되었는데, 태자에게 잠취(岑娶)주 006라는 아들이 있었다. 태자가 일찍 사망했는데, 그가 임종의 순간에 그 아버지 곤막에게 말하기를 “잠취를 태자로 삼지, 다른 사람으로 대신하지 못하게 하십시오.”라고 하였다. 곤막은 슬퍼하며 그 [요구를] 허락하여 마침내 잠취를 태자로 삼았다. 대록은 자신이 태자를 대신할 수 없게 된 것에 대해 분노하면서 드디어 그 여러 동생들을 거두고 무리를 이끌어 반란을 일으키고, 잠취와 곤막을 공격할 것을 모의했다. 곤막은 연로했기 때문에 대록이 잠취를 죽이지 않을까 항상 걱정했고, 잠취에게 만여 기를 주어 다른 곳에 거주토록 했고, 곤막 [자신]도 만여 기를 데리고 스스로 대비[自備]하였으므로, 나라의 백성은 셋으로 나뉘어졌다. 그들은 대체로 곤막에게 복속해 있지만, 곤막은 역시 이런 [까닭으로] 인해 장건에게 독단적으로 약속을 하지 못한 것이다.
- 각주 001)
- 각주 002)
- 각주 003)
- 각주 004)
- 각주 005)
- 각주 006)
색인어
- 이름
- 장건, 장건, 장건, 장건, 장건
- 지명
- 한, 혼야, 한나라, 한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