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보정고분군이 위치한 남북이 좁은 충적평원에서 평지 중앙의 서쪽 산 아래에 위치

평면이 정방형인 적석총으로 변의 길이가 17m이다. 계단의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 묘광은 대부분 파괴되었으며, 묘도의 바닥은 잔자갈을 깔았다. 묘도 앞에서 유물이 다량으로 발견되었다.

황유도기(부뚜막, 전연호 등), 금동기(말안장 2세트, 등자 2세트, 재갈 2, 대구 15, 장식)

「集安高句麗墓葬」, 2007

만보정 1078호묘는 중국 길림성 통화시 집안시 만보정 고분군에 있다. 만보정은 국내성 북쪽의 산골짜기 가운에 남북으로 좁고 긴 충적평지로 이곳에는 많은 고구려 무덤들이 분포하고 있다. 만보정 1078호묘는 서쪽 변의 산기슭 아래에 위치한다. 동쪽으로 약 100m 지점에는 통구하가 흐른다. 서북쪽으로 크기나 모습이 거의 비슷한 계단식 돌무지무덤[積石墓]이 있고 동남쪽으로 약 10m 떨어진 지점에 봉토분 1개가 있는데, 3개가 마치 하나의 열을 이루고 있는 것 같은 형태이다. 이로부터 약 6m 떨어진 지점에 이 3개와 평행을 이루는 방단적석묘가 있고, 서남쪽 8m 떨어진 지점에서도 다른 평행을 이루는 봉토묘가 있다. 무덤은 순서가 있게 분포하고 있는데, 아마도 고구려 가족 장례문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72년 이 지역에 전신주를 세울 때 무덤 동남쪽 구석의 돌더미에서 적지 않은 유물들이 발견되면서 중국 집안현문물보관소(集安縣文物保管所)에서 발굴하였다. 고분은 네모형 기단이 있는 돌무지무덤이다. 길이는 17m이다. 평면은 사각형이다. 거대하고 가지런한 돌로 사각형의 단을 만들었다. 모서리에 있는 각 돌의 높이는 1.8m이다. 현재는 동쪽변과 북쪽변이 잘 남아 있다. 기단의 바깥은 견고하게 만들기 위해 큰 돌을 기대어 보호했지만 상부는 무너졌다. 계단의 존재는 알기 어렵다. 현재 중앙에 손바닥 모양의 직경 7m, 깊이 0.7m의 움푹 들어간 구덩이가 형성되어 있는데 도굴을 당해 아래로 내려 앉은 것이다. 널길은 무덤의 동남부에서 확인되는데 정남쪽을 향하고 길이는 약 2m이다.
만보정 1078호묘는 1972년 조사 중에 널길 앞부분에서 안장, 등자(鐙子), 재갈 등이 출토되었다. 특히 금동제품이 많은 것이 주목된다. 무덤 구덩이와 널길 모두 커다란 돌들이 쌓여 있었다. 안장은 4개가 발견되었는데 2개씩 2쌍이다. 1쌍은 구름무늬가 새겨져 있다. 안장 내부의 가장자리에는 못구멍이 있고 바깥에는 금동편으로 테를 두르고 있다. 다른 한 쌍은 무늬가 없고 바깥주변에는 동편 한 띠를 박았다. 금동제 등자 역시 4개가 출토되었는데, 2개씩 짝을 이뤄 2쌍이다. 나무로 심을 만들고 겉은 금동편으로 싸맸다. 이외에도 다양한 청동제품들이 있다. 토기는 바닥에서 황색시유도기편들이 발견되었다.
만보정 1978호묘는 널방의 천정석이 확인되지 않고, 간단한 형태의 널길만이 확인되는 무덤으로 돌덧널무덤에서 돌방문으로 변하는 과도기의 모습을 보여준다. 돌무지무덤의 매장부는 초기에는 작고 좁은 돌덧널인데 비해 후기가 되면 널길과 천정석이 있는 돌방으로 변한다. 그러므로 만보정 1078호묘가 만들어진 시기는 돌방무덤보다는 이르고 돌덧널무덤보다는 늦는다고 할 수 있다. 이 무덤은 4~5세기를 지나면서 고구려 고분이 돌무지무덤에서 봉토무덤으로, 매장부는 돌덧널에서 돌방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비슷한 시기의 다른 무덤에 비해 부장품(副葬品) 자료를 잘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