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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문궤

쇠병(衰病)으로 뒤늦게 유정(劉綎)의 군대에 합류했다가 돌아가며 올린 상공(相公) 호환(胡煥)의 게첩(揭帖)

25. 相公胡煥揭帖
환(煥)주 001
각주 001)
호환(胡煥)이다. 명군 부총병 유정(劉綎)의 스승으로 알려져 있다. 유정과 함께 조선에 왔으나 병 때문에 뒤처져 있다가 이후에 유정의 진영에 합류했다. 정탁의 『약포집(藥圃集)』에 호환과 주고받은 서신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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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중국의 용렬한 인재로 이 때에 있어 계책이 없는데, 동정(東征) 전역(戰役)에 군대를 따라 명방(名邦)에 왔습니다. 지난 봄 3월에 오게 됐습니다. 의주(義州)에 거의 다다를 무렵 문득 쇠병(衰病)이 나서 그로 인해 휴식하고 조섭(調攝)하다가 세월을 보낸 것이 반기(半期)에 이르렀는데, 지금의 어려움을 목격하니 분함을 견디지 못하겠습니다. 처음에 화의의 잘못됨을 힘써 배척하였고, 이어서 철병의 그릇됨을 극력 비난했습니다. 글을 다시 올렸으나 당사자로부터 채택됨을 얻지 못했고, 끝내 도움이 되지 않는 빈말이 되어 버렸습니다. 한 가지 지략도 전개하지 못한 채 가슴만 두드리며 탄식만 늘고 부끄러움과 괴로움이 더욱 깊었습니다. 10월 내에 유 총융(劉總戎)주 002
각주 002)
유정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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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받들어 내지로 들어와 한번에 왕경에 이르렀고 50일 동안 머물렀는데, 현왕(賢王) 전하를 엎드려 뵈니, 허심탄회하게 선을 즐기는 정성을 넓히시고 경로하고 존현하는 전례를 융숭히 해 주셔서, 정성스레 문안하고 예물을 보내 주셨습니다. 사세로 보아 대략 높고 낮음의 분수를 헤아려 볼 때 어찌 감당하겠습니까. 가슴을 쓰다듬으며 느낀 것이 있습니다. 12월간에 다시 대구(大丘)로 들어가서 유 총융과 계획을 세우며 어떻게 하여 기회를 보아 초박(勦撲)할지 의논하고 있었는데, 불의에 병부의 문서가 이미 이르러 모두 철병하고 오로지 사천의 병사 5,000명을 지역을 골라 남겨 방수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오랫동안 지키고 있던 병졸의 다치고 남은 나머지가 마침내 돌아가고픈 마음을 품게 된다면, 누구에게 싸울 의지가 남아 있겠습니까. 유 총융 역시 단지 괴롭고 번민한 마음만 키우고 있을 뿐입니다. 즉 지금 사세는 더욱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흉악한 오랑캐를 생각하면 쌓인 악이 이미 심하여, 의당 재난이 생기고 화가 미치는 것을 보게 되었으니 천심(天心)이 난을 싫어한 지 이미 오래입니다. 응당 비색(否塞)이 다하면 안태(安泰)가 오게 마련입니다.주 003
각주 003)
천지의 기운이 막혀 쇠퇴하는 비괘(否卦)의 운세가 막바지에 달하고 이제 순조롭게 번성하는 태괘(泰卦)의 시대가 이르게 되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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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생각건대 전하의 총명하심은 하늘이 예지(睿知)를 심어 천성이 되었고 성조(聖祖)가 누대에 쌓은 인후한 기초를 이었고 기공(箕公)주 004
각주 004)
기자(箕子)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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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부터 흘러온 천고(千古)의 유장(悠長)한 복을 넓혔으니 진실로 영토는 공고하고 세도는 오래도록 번창한 것입니다. 돌연 운기가 중쇠를 겪게 된 것은 실로 운수가 사나운 데서 나온 것이었으나 우연이 아닙니다. 궁륭진재(穹窿眞宰)주 005
각주 005)
땅을 감싸고 있는 반구형의 하늘 모양으로 인간과 사물을 통섭하는 절대자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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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하늘로부터 어찌 감히 도망갈 수 있겠습니까. 돌아보건대, 사람의 일을 다해야만 가히 하늘에 부합하는 명에 돌아가 스스로 다복을 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전하께 엎드려 바라건대, 어진 이를 써서 다스림을 도모하고 덕을 닦아 인을 행하며, 노성(老成)하고 직량(直亮)한 신하에게 일을 맡기고 간사하고 아첨하는 무리를 멀리하며, 숨어 있는 유일(遺逸)을 찾아내고 낮은 곳에 있는 영웅을 발탁하며, 무예의 정벌을 그만두며, 많은 세금에 관용을 베풀며, 산해의 이익되는 일체의 것을 백성과 함께 하시면, 백성이 모여들어 휴양하고 원기가 나날이 완전히 되어 10여 년 후에 나라가 부강해지고 병사는 강해져 명성이 널리 퍼질 것입니다. 혹시 대대로의 원수를 생각한다면, 누선(樓船) 10만에 정기(旌旗)로 하늘을 가득 채우고 돛대를 펼치고 검푸른 바다로 뛰어들어 곧바로 경예(鯨鯢)의 소굴을 짓찧는다면, 여러 흉잔(兇殘)을 북소리 한번에 눌러 섬멸하고 섬들을 평평하게 밟아 피의 바다로 만드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성자(聖慈)의 도량이 넓으셔서 일단 치지도외하고 무도하게 보복하지 않으신다면 남방의 강함이니 군자의 거처함이 아름다워지는 것입니다.주 006
각주 006)
『중용(中庸)』 제 10장에 나오는 “관대함과 온유함으로 다른 이들을 가르치면서 부당한 행위에 대해서도 무도한 방식으로 보복하지 않는 이것이 남방의 강한 힘이라고 할 것인데, 군자가 바로 이런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寬柔以敎 不報無道 南方之強也 君子居之).”는 부분을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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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은 멀리서 온 늙고 병든 사람으로 이번에 중국으로 돌아갈 때, 멀리 바라보니 동남쪽에 자줏빛 기운이 떠올라 상서로운 구름이 해를 받들고 있어 곧 왕의 신령함으로 임금의 덕을 떨치고 있음을 알겠습니다. 성대한 날을 누리도록 오직 몸과 마음을 정결히 하여 축원하는 사의를 거듭 공손히 하겠습니다. 지금 경성의 궁궐에서 멀리 떨어져 머리를 조아리지 못하고 대궐이 멀어지니, 날이 갈수록 그리워집니다. 월 초2일에 길을 떠나기로 정해졌습니다. 삼가 갖추어 아룁니다. 아룀에 임하니 감격함과 우러러 연모하는 지극함을 이루 다할 수가 없습니다. 홍도산인(洪都山人) 호환은 몸을 정결히 하고 고개를 숙입니다.

  • 각주 001)
    호환(胡煥)이다. 명군 부총병 유정(劉綎)의 스승으로 알려져 있다. 유정과 함께 조선에 왔으나 병 때문에 뒤처져 있다가 이후에 유정의 진영에 합류했다. 정탁의 『약포집(藥圃集)』에 호환과 주고받은 서신이 보인다. 바로가기
  • 각주 002)
    유정을 가리킨다. 바로가기
  • 각주 003)
    천지의 기운이 막혀 쇠퇴하는 비괘(否卦)의 운세가 막바지에 달하고 이제 순조롭게 번성하는 태괘(泰卦)의 시대가 이르게 되었다는 말이다. 바로가기
  • 각주 004)
    기자(箕子)를 가리킨다. 바로가기
  • 각주 005)
    땅을 감싸고 있는 반구형의 하늘 모양으로 인간과 사물을 통섭하는 절대자를 의미한다. 바로가기
  • 각주 006)
    『중용(中庸)』 제 10장에 나오는 “관대함과 온유함으로 다른 이들을 가르치면서 부당한 행위에 대해서도 무도한 방식으로 보복하지 않는 이것이 남방의 강한 힘이라고 할 것인데, 군자가 바로 이런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寬柔以敎 不報無道 南方之強也 君子居之).”는 부분을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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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병(衰病)으로 뒤늦게 유정(劉綎)의 군대에 합류했다가 돌아가며 올린 상공(相公) 호환(胡煥)의 게첩(揭帖) 자료번호 : sdmg.k_0002_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