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황제가 러시아황제에게 보내는 서신
대한국(大韓國) 대황제 어명(御名)으로 대아라사국(大俄羅斯國) 대황제 폐하의 안부를 묻습니다.
짐은 지난번 맺었던 이웃 나라와의 우호와 우정이 더욱 모이고 돈독하여 긴밀하게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임 특명전권공사(特命全權公使) 종일품(從一品) 의정부(議政府) 찬정(贊政) 군부대신(軍部大臣) 민영환(閔泳煥)의 후임으로 이번에 짐이 친애하는 신하 종일품 특명전권공사 이범진(李範晉)을 뽑아 파견합니다. 이전에 귀국의 수도에 나아가 일체의 교섭 사무를 사리에 맞게 판별하여 처리하도록 파견하여 보냅니다. 짐은 이 신하가 충성되고 근면하며 일도 세심하게 처리하여 이 직분을 감당해 맡을 수 있음을 알기에 특별히 편지를 마련해 이 사신이 몸소 나아가 바치도록 합니다. 아직도 바라는 점은 정성을 미루어나가 서로 신뢰하고 적절한 시간에 맞춰 들어가 뵈옵고 짐의 충정을 대신 전달하여 화의와 우호를 더욱 돈독하게 다지며 성대함과 융성함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폐하의 성대한 복조(福祚)가 한량이 없기를 기원합니다.
광무(光武) 3년[1899년] 11월 1일 한성 경운궁(慶運宮)에서 서명 검인(鈐印)하여 보냅니다.
어명(御名) 국새(國璽)
외부대신(勅外部大臣) 박제순(朴齊純)이 칙서를 받듦. 인(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