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예실불(芮悉弗)이 세종(世宗)을 인견하고 진언(進言)함
정시 연간(504~508)에 세종(北魏 宣武帝, 재위: 499~515)이 동당주 001에서 그 사신 예실불을 인견하였다. [예]실불이 진언하기를, “고구려의 이어지는 정성은 하늘에 닿고, 여러 대에 걸쳐 진실로 성실하여, 땅에서 나는 [모든] 산물이 공물에서 빠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황금은 부여에서 나고, 가주 002는 섭라주 003가 생산합니다. [그런데] 지금 부여는 물길에게 쫓겨났고, 섭라는 백제에게 병합되어, [고구려] 국왕 신 운은 끊어진 것을 다시 잇는 도리를 생각하여, [부여와 섭라 백성들을] [고구려의] 경내로 옮겼습니다. 두 가지 물품이 왕부에 오르지 않은 것은 사실 두 도적들 때문입니다.”라고 하였다. [이에] 세종이 이르기를, “고구려가 대를 이어 상장이 되어, 해외를 다스려 구이의 교활한 오랑캐를 정벌해 왔다. 술병이 비는 것은 술동이의 수치이니,주 004 누구의 허물이겠는가. 지난날 방물을 [바치지 못한] 잘못은 그 책임이 연솔주 005에게 있다. 경은 반드시 짐의 뜻을 경의 군주에게 전하여, 힘써 위압과 회유의 책략을 다하여, 해악을 끼치는 무리들을 물리치고, 동쪽의 백성들을 편안하게 하여, 두 나라가 옛 터로 돌아가게 하고, [그들의] 토산물이 항상 공물에서 빠짐이 없도록 하라.”고 하였다.
- 번역주 001)
- 번역주 002)
- 번역주 003)
- 번역주 004)
- 번역주 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