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스키노성은 러시아 연해주 하산 지구 크라스키노 마을 남서쪽에 위치한다. 이곳은 크라스키노 마을에 있는 기차역에서 남서쪽으로 1.7㎞ 떨어져 있는 동해 엑스뻬디찌야만 바닷가 들판이다. 성의 동쪽에는 얀치헤(중국어명칭 岩杵河 yanchuhe)라고 불린 쭈까노브까강이 북쪽에서 남쪽으로 흘러 바다로 들어간다. 이 강의 하구와 크라스키노성 남문지 간의 거리는 약 870m이다. 크라스키노성은 남서쪽으로 두만강의 가장 가까운 부분과는 직선거리로 21.5㎞, 서서북쪽으로 발해 동경용원부의 치소이자 발해 동경성이었던 훈춘의 팔련성과는 43㎞ 각각 떨어져 있다(도면 01~05).

크라스키노성은 동해 큰 바다에서 안쪽으로 매우 깊숙하게 들어간 만의 해안에 위치한다(도면 02). 동해 큰 바다에서 이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먼저 포시에트만을 지나야 한다. 포시에트만은 너비가20 ~30㎞이고 크게 벌린 입과 같은 형세를 하고 있다. 포시에트만은 서북쪽으로 크게 좁아지는 레이드 빨라드만과 이웃한다. 레이드빨라드만은 너비가 4.5~7㎞이고 길이가 약 11㎞로서 길쭉한 편이며 서북쪽이 나지모바 모래톱으로 막혀 있다 . 이 모래톱의 서북쪽에 다시 엑스뻬디찌야만이 서북 방향으로 약1 0㎞ 정도 더 뻗어 있다. 두 만 사이의 통행로는 나지모바 모래톱의 북쪽 끝 부분과 맞은편 해안 사이에 나있는 폭 약0.9 ㎞의 출입구인데 이 출입구의 가운데에는 작은 섬이 하나 있어 두 만 사이의 출입구는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 레이드 빨라드만과 엑스뻬디찌야만은 전체 길이가 약 21㎞로서 그 안쪽에 위치하는 크라스키노성은 천혜의 요충지에 위치한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크라스키노성에서 큰 바다로 나가는 이 연속적으로 배치된3 개의 만들 해안과 섬들에 발해유적들이 다수 분포한다.

 

크라스키노성은 태풍이나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매우 안전한 곳으로, 발해 동경용원부의 치소이기도 하였던 훈춘의 팔련성과도 가장 가까운 거리의 바닷가에 위치한다. 팔련성에서 바로 곁의 두만강을 따라 바다로 나가는 것보다 산령을 지나 크라스키노성으로 가는 것이 훨씬 더 편한 길이었다는 사실은 팔련성에서 두만강 하구까지의 직선거리가 약 71㎞인 점에서도 확인된다. 더욱이 팔련성과 두만강 하구 사이의 산악지역 중간 부분에는 크게 굴곡진 곳들이 있어 두만강 길은 크라스키노성으로 가는 육로에 비해 거리도 멀고 또 험난하였을 것이다. 따라서 크라스키노성이 발해 일본도의 출발지이자 육로와 해로의 연결거점으로 파악되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