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왕망이 선우새(單于璽)를 바꾸니^{주 001}

각주 001)

王莽은 ‘匈奴單于’를 ‘降奴服于’라고 고쳐 부르고, ‘匈奴單于璽’를 ‘新匈奴單于章’로 바꾸었다.

선우가 분하게 여겨, 마침내 호란지의 투항을 받아들이고 군대를 보내 [호란지와] 함께 거사를 약탈 공격하였다. 후성(後城)의 수령을 죽이고 도호의 사마를 상해했다. 호란지의 병사들이 다시 흉노로 들어갈 때, 마침 무기교위 도호가 병이 들어 사(史)^{주 002}

각주 002)

史 : 戊己校尉의 屬官으로 秩六百石이었다.

진량(陳良)을 환차곡(桓且谷)에 둔전하며 흉노의 노략에 대비하라고 보냈다. 또한 사 종대(終帶)에게 양식을 취하도록 했고, 사마승(司馬丞)^{주 003}

각주 003)

司馬丞 : 司馬에 소속된 丞.

한현(韓玄)에게는 여러 성벽[諸壁]을 지휘토록 했으며, 우곡후(右曲候)^{주 004}

각주 004)

右曲候 : 이 관직은 任商과 관련해서만 언급될 뿐이어서,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다.

임상(任商)에게는 여러 성루[諸壘]^{주 005}

각주 005)

본문에서는 ‘諸壁’와 ‘諸壘’를 구별하여 사용하고 있는데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를 지휘토록 하였다. 이들이 서로 모의하여 말하기를 “서역의 여러 나라들이 상당수 배반하였고 흉노가 크게 침략하려 하니 반드시 죽을 것이다. 교위를 죽이고 사람들을 이끌고 흉노로 투항하는 것이 낫겠다.”고 하였다. 그리고는 즉시 수천 기를 이끌고 교위부(校尉府)로 가서, 여러 정(亭)을 협박하여 [봉화를 위해] 쌓아둔 장작에 불을 지피게 하였다. 여러 성벽으로 각각 나누어 통고하기를 “흉노 10만 기가 들어오니 군관과 병졸들은 모두 무기를 들고 오라. 늦는 자는 참수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3~4백 명을 얻자 교위부에서 몇 리 떨어진 곳에 멈추었는데 새벽[에 피우는] 불이 지펴졌다. 교위는 문을 열고 북을 치며 군관과 사졸들이 들어오도록 했다. 진량 등도 따라 들어와 마침내 교위도호와 그의 아들 4명, 여러 동생과 그 아들들을 죽였고, 다만 부녀자와 어린아이들만 남겨두었다. 그들은 무기교위성에 머물러 있으면서 사람을 보내 흉노의 남장군에게 알렸다. 남장군은 2천 기를 보내어 진량 등을 맞이하였다. 진량 등은 무기교위의 군관과 사졸 및 남녀 2천여 명을 모두 윽박질러서 흉노로 들어갔다. 선우는 진량과 종대를 오분도위(烏賁都尉)^{주 006}

각주 006)

烏賁都尉 : 이는 중국식 관제에 보이는 虎賁都尉를 본따서 ‘호랑이처럼 빠른’이 아니라 ‘까마귀처럼 빠른’이라는 의미로 만들어진 것일 수도 있고, 唐朝를 건국한 李淵의 祖父의 이름을 忌諱하려고 ‘虎’字를 ‘烏’로 대체했을 가능성도 있다(Hulsewé, 2005 : 195).

로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