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친선과 교류를 통해 좋은 이웃 관계를 유지했던 한국과 일본은 고려 말 이후 적대하는 사이가 되었다. 여·몽 연합군의 일본 원정과 왜구의 침입이 한국과 일본 두 나라에 엄청난 상처를 남긴 것이다.
하지만 조선의 대마도 정벌 이후 한국과 일본은 평화의 길을 모색하기 시작하였다. 일본은 더 이상 왜구를 방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했고, 한국 역시 강경책을 고수하는 것에 부담을 안고 있었다. 1426년 조선은 일본에 삼포를 개항하였다. 일본인들이 노략질을 하지 않고 정상적인 교역을 할 수 있도록 부산포, 염포, 제포를 열어 준 것이다. 이어 1443년에는 계해약조를 체결하여 우리나라에 내왕하는 선박의 수, 그들의 거류지 등을 규정하고 연간 무역량을 확대하였다.
삼포에 일본인들이 몰려들기 시작하였다. 입국 및 교역을 위한 왜관이 설치되자 삼포를 찾는 일본인들의 수는 점점 늘어났다. 왜관 옆에는 일본인들의 마을인 ‘왜리’가 형성되었다. 왜리에서 조선인과 일본인은 교역을 하며 친구처럼 지낼 수 있었다. 한국과 일본은 적대관계를 극복하고 다시 이웃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