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시 마선구 일대 하천변

2012년 7월에 발견된 고구려비로, 마선구 일대의 하천변에서 발견이 되었다. 뒷면이 많이 훼손되었으며, 정면에는 218자가 새겨져 있다. 비문의 내용은 고구려 건국과 왕위계승을 기술한 서문과 수묘제를 기술한 본문으로 구분된다. 비석의 성격(수묘비, 교령비, 율령비 등)과 건립시기(광개토왕, 장수왕)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비에는 한대(漢代)의 유학사상을 빌어 건국설화를 분식한 사실, 왕릉(王陵)에서 사시제사(四時祭祀)를 거행한 사실, 수묘제의 문란으로 왕릉(王陵) 제사시설이 망실되자 종묘(宗廟) 등을 작흥(作興)한 사실, 광개토왕이 고국양왕대인 무자년(戊子年)(388년)에 제정된 율(律)에 입각하여 교령(敎令)을 발포하여 수묘제를 수복한 사실, 그 밖에도 율(律)과 령(令)의 관계, 연호두(烟戶頭)의 성격, 능역(陵域)의 범위 등 고구려 율령(律令)이나 수묘제와 관련한 많은 사실이 기록되어 있다.

집안 고구려비는 중국 길림성 통화시 집안시 마선향 마선촌에 위치한다. 비는 집안 시에서 서남족으로 3.5㎞ 떨어진 마선하 우안의 둔치에 있다. 비는 2012년 7월 29일에 주민의 신고로 발견되었다. 집안시문물국(集安市文物局)은 8월에 1차 조사를 시행하고 고구려 광개토왕대 전후한 고구려비로 확정지었다.
비석은 화강암으로 만들었는데, 편평한 마름모형이다. 비석의 머리 부분은 규형(圭形)이다. 높이는 173㎝, 너비는 60.6~66.5㎝, 두께는 12.5㎝~21㎝, 무게 464.5㎏이다. 비석의 앞면과 뒷면에 글자를 새겼다. 앞면 하반부의 글자는 비교적 뚜렷하지만, 발견되었을 때 엎어져 있던 윗부분은 많이 닳아있는 상태였다. 전체 10행으로 1~9행은 22자, 10행은 20자로 총 218자이다. 닳아있는 윗부분의 10여자는 알아보기 어렵다. 뒷면은 글자를 읽기 힘들 정도로 심하게 닳아있는데, 자연적으로 닳게 되었는지, 인위적으로 훼손한 것인지는 검토할 필요성이 제시되었다.
비문을 발견하고 조사했던 중국의 경우 집안 고구려비의 성립시기를 광개토왕대설과 장수왕대설로 나뉘 어진다. 비석의 성격에 대해서도 수묘비설(守墓碑說), 율령비설(律令碑說), 고계비설(告誡碑說)등이 제기되는데, 대체적으로 광개토왕대 건립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수묘비, 장수왕대 건립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율령비나 고계비로 보고 있다. 비문이 발견된 이후 한국학계에서도 집안 고구려비에 대해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한국학계에서는 직접 답사 및 중국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판독문을 수정하거나 추가로 판독을 하는 등 비문을 해석하기 위해 다양한 견해들을 제시하여 총 185자를 판독하였다. 그리고 집안 고구려비와 광개토대왕릉비를 비교하면서 비문의 내용을 ①고구려 건국과 왕위계승 ②수묘제(본문) ③‘호태△왕’(好太△王)이 가르치시는 말의 세부분으로 나누었다.
비문의 주요 내용은 광개토왕이 고국양왕 388년의 율(律)을 바탕으로 역대 왕들의 왕릉에 건립한 수묘비의 하나이며, 비를 만든 시기는 397년이나 407년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건국설화를 분석하고, 수묘제와 제사를 지냈던 것, 수묘제를 진행하는데 문제가 발생하자 새로운 제사시설을 만든 일 등을 기록하고 있다. 또 광개토대왕은 수묘제를 둘러싸고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묘연호 매매를 금지하는 등의 법적 조치를 취했던 사실도 알 수 있다. 이 밖에도 율령에서 “율”과 “령”의 관계, 무덤의 범위 등이 어떤 것인지를 새롭게 알 수 있었다. 이처럼 집안 고구려비의 발견은 고구려에서 왕묘가 만들어 진 뒤 어떻게 관리되고 유지되었는지를 알려주는 매우 중요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