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신: 요동도지휘사사

사유: 양향에 관한 일입니다.

 

[요동도지휘사사] 이달 13일, 흠차총독계료보정등처군무겸리양향경략비왜병부좌시랑겸도찰원우첨도어사 손(광)의 비(批)를 받았습니다.

[손광] 참군(參軍) 왕명화로부터 다음과 같은 내용의 정문을 받았습니다.

[왕명화] 조사해 보건대, 조선 평양의 창고에는 원래 중원에서 거두어 저장해 둔 천조의 좁쌀 2만 9,580포(包) 14두 6승 5홉, 콩 2만 1,231포 14두 4승 7홉, 말 먹이용 꼴 233포 5두가 있었습니다. 부(傳) 비어(備禦)^{주 001}

각주 001)

부정립(傅廷立, ?~?)이다.

와 사 지휘(指揮)가 감독해서 방출해 준 것과 운반한 것 외에, 단지 좁쌀 4,488포 9두 7승 5홉, 쌀 500포, 콩 1,630포 10두 2홉, 콩 233포 5두로 환산되는 말 먹이용 꼴이 남았을 뿐입니다. 저는 총독군문(總督軍門) 고^{주 002}

각주 002)

고양겸이다.

의 위임을 받고 평양으로 와서 조선의 배신 평안도관찰사(平安道觀察使) 이원익·조도최량어사(調度催粮御史) 남이공(南以恭) 등을 감독하여 날마다 왕래하는 사람과 마필의 수효를 조사하여 명백히 한 연후에야 방출하였습니다. 만력 22년(1594) 4월 18일부터 올해 11월 3일까지 방출한 것은 총 좁쌀 2,300령(零) 1포 6두 4승 4홉 9작, 콩 1,611포 3두 8승 1홉 6작입니다. 방출한 조선의 쌀[大米] 4,000(령) 77석 7두 8승 1홉 8작 가운데 비어 부에게 환존(換存)한 쌀 500포, 조선의 도량형에 따르면 750석을 제외하고 그 나머지를 갖추어 계산해 보면 조선의 접제한 쌀은 3,327석 7두 8승 1홉 8작입니다. 이처럼 방출한 것을 제외하고 실제 평양의 창고 안에 현재 저축되어 있는 천조의 좁쌀은 2,187포령(包零) 3두 3승 1작, 콩은 20포령 6두 2승 4작, 말먹이용 꼴로 바꾼 콩 233포 5두입니다. 제가 노야의 비를 받들고 다시 원정(原呈)을 조사해 보니 평양의 창고 안에 현재 저축한 군량과 콩의 수효와 조선의 배신과 교환한 것이 명백하기에 즉시 돌아가 명령한 대로 사용하라고 했습니다. 이제 이원익 등이 거두어들인 저축에 대한 증명서[結狀]를 준비했고 아울러 군량과 콩에 대한 사항들을 책으로 엮었습니다.

[손광] 갖추어 온 정문에 대해서 본부원은 ｢바라건대 도사는 조선의 배신에게 문서를 보내어 현재의 군량과 콩이 과연 먹을 만한 것인지의 여부와 썩은 것은 없는지를 갖추어 회보하게 하십시오.｣라는 상비를 내렸습니다.

[요동도지휘사사] 이를 받들고 헤아려 보건대 즉시 시행해야 하겠습니다. 이에 마땅히 자문을 보내오니, 귀국은 번거롭더라도 평양의 창고 안에 현재 저축된 천조의 좁쌀 2,187포령 3두 3승 1작, 콩 20포령 6두 2승 4작, 말먹이용 꼴로 바꾼 콩 233포 5두 가운데 군량과 콩이 과연 먹을 만한 것인지의 여부 및 썩은 것은 없는지를 일일이 두루 조사해서 명백히 하고 배신 이원익으로 하여금 군량과 콩이 쓸 만하다는 보증서[印結]와 책적(冊籍)을 갖추어 속히 파견한 사람에게 주어서 가져와 이에 근거하여 속히 부(部)에 보고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자문이 잘 도착하기를 바랍니다.

이 자문을 조선국왕에게 보냅니다.

 

만력 23년 1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