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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문궤

정예병을 조발(調發)하여 잔적(殘賊)을 소탕을 청하는 조선국왕의 자문에 십만 명의 신병(新兵)을 보내겠다는 명나라의 회자(回咨)

59. 回咨
  • 발신자
    흠차경략찬획계료보정산동등처방해어왜군무의 직함에 4품복을 더한 병부무고직방청리사 원외랑 유(劉), 청리사주사 원(袁)
  • 발송일
    1593년 3월 20일(음)(만력 21년 3월 20일)
발신: 흠차경략찬획계료보정산동등처방해어왜군무의 직함에 4품복을 더한 병부무고직방청리사 원외랑 유(劉), 청리사주사 원(袁)
사유: 급히 정예병을 조발하여 남은 적을 초멸하여 후환을 끊게 할 것을 바랍니다.
 
조선국왕이 보낸 자문을 받았습니다. 대략 진병을 서둘러 저 왜적을 섬멸하고 곧바로 왕경을 회복하는 것이 길이 편안케 하는 계책이라고 했습니다만, 이를 누구인들 하고 싶지 않겠습니까. 이곳에 오랫동안 주둔하고 있는 것이 어찌 내가 농사지은 땅을 버려두고 남의 황무지를 김매는 것이겠습니까.주 001
각주 001)
자신이 맡은 일을 가벼이 여기고 남의 일을 더 중하게 여긴다는 『孟子』의 문구를 응용한 말이다. 『孟子』, 盡心章句下, “人病 舍其田而芸人之田 所求於人者重 而所以自任者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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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물며 이 전란으로 황폐해진 땅은 끝이 없고 음식 맛은 다른데도 가족과 멀리 떨어져 외로이 수레 밑에 있는 것주 002
각주 002)
명군이 지치고 굶주려 있는 상태를 말하기 위한 표현이다. 정벌을 마치고 돌아오는 군사가 비가 내릴 때 수레 밑에서 잠들었다는 시구에서 인용했다. 『詩經』, 豳風, 東山, “我徂東山 慆慆不歸 我來自東零雨其濛 …… 敦彼獨宿 亦在車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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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돌아보건대 무엇 때문이겠습니까. 대저 천병이 동쪽으로 출병한 것은 황제의 인자함으로 당신네 소국이 왜적에게 흉악한 화를 당한 것을 불쌍히 여기셔서 마침내 성심(聖心)을 유독 더하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군사의 전진을 누가 감히 청하고 군사의 후퇴를 누가 감히 만류한다는 말입니까. 경략과 본부는 다만 삼가 덕의를 선양하여 황위(皇威)를 떨칠 뿐입니다. 시세를 살피고 헤아리는 일은 기밀로 감추었으니 누가 능히 엿볼 수 있겠습니까. 지금 평양에서 이기고 황주(黃州)를 거두고 개성을 짓찧고 벽제(碧蹄)에서 싸웠으며 함경(咸鏡)에서 몰아내기를 바람이 옅은 안개를 몰아내듯이 하고 마른 풀을 불태우듯이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삼한백제(三韓百濟) 중 이미 태반을 회복했고 창도(蒼島) 황성(黃城)의 옛터를 수습했으며, 전후로 참수한 것이 2천여 급입니다. 왜마(倭馬)․병기․갑옷․안장 등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고 두 달이 채 못 되어 대첩만 넷입니다. 사람은 숨을 고를 수 없고 말은 쉴 수 없는데 시린 추위와 눈, 얼음으로 동상에 걸려 손가락이 떨어져 나갈 정도이니 이 어찌 고생이 아니겠습니까. 손님에게 술을 권함에 오히려 손님이 쉬엄쉬엄 마시게 하려는 것은 서두르다가 내뱉을까 염려해서인데, 지금 남을 위해 적을 죽이고 수천 리에서 싸우며 나아갔는데도 사람을 쉬게 하고 숨을 고르지 못하게 하니 어찌 인정(人情)이라 하겠습니까. 지금 장사(將士)들이 역전(力戰)하여 공이 높으나 깊이 공경하여 위로할 것을 생각하지 않으며, 군졸들이 상처를 싸매고 병을 앓고 있으나 가엾어 하고 족히 품어 줄 것을 생각하지 않으며, 말이 여위어 죽은 것이 절반인데 먹이를 주고 치료할 것을 생각하지 않고, 태연히 베개를 높이 하며 마치 남을 대신하여 싸우는 이를 고용하고 승자의 주먹이 더 빠르지 않았다고 이상하게 여기듯 하며 경솔하게 자문을 보내 전진을 재촉하고 있으니 이 무슨 마음입니까. 당신네 나라의 임금과 신하는 유독 천시(天時)를 보지 못한다는 말입니까. 2월에 비가 그치지 않아 얼음이 녹고 눈이 진창이 되어 진흙탕의 깊이가 수 척이나 되어 높이가 말의 배에까지 이릅니다. 당신네 군사들은 싸우지도 못하면서 능히 진흙탕으로는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까? 청컨대 당신네 말을 앞세워 보십시오. 우리 군사는 뒤에서 따라갈 테니. 더구나 왕경으로 향하는 길이 좁아 평양과는 비교가 되지 않으니 반드시 출입하는 산길에서 습한 곳을 피하고 마른 곳으로 나아가 험준한 곳을 빼앗고 평탄한 곳을 점거해야 할 것입니다. 어디로부터 복병을 두고 어디에서 기습을 할 것인지는 또한 지리의 신묘한 계책이거늘 어찌 눈을 감고 무릎으로 걸을 수 있겠습니까? 게다가 선부진(宣府鎭)의 군사들 2천이 이미 왔고, 섭(葉) 참군이 훈련시킨 신병(神兵) 1천이 강상(江上)의 비장(飛將) 진린(陳璘)의 군사 3천, 촉(蜀)의 효장(驍將) 유(劉) 총관의 번병(番兵) 1만, 개원(開元) 2관주 003
각주 003)
‘開元’은 ‘開原’의 오기이다. 개원의 2관(二關)은 해서여진의 여허(yehe)부와 하다(hada)부를 가리킨 다. 이들은 개원성 인근에 거주하면서 각각 북관(北關)과 남관(南關)이라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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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호기(胡騎) 3천과 (더불어) 잇달아 압록강을 건널 것
입니다. 그러나 당신네 나라의 군량은 이미 부족하고 말꼴 또한 모자란데 힘써 충분히 마련하여 군사들에게 지대(支待)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자문을 보내 전쟁을 재촉하기에만 이르렀으니 무엇 때문에 그러는 것입니까? 더욱이 평양 동서의 관인(館人)은 물자가 다 떨어졌다고 떠들어 대면서 돌아서서는 “장차 어떻게 서쪽에서 오는 장수를 영접하여야 성심으로 황사(皇師)를 맞이할까?”라고 합니다. 그 때문에 서쪽에서 오는 군사들이 모두 떠날 뜻을 가지고 있으니, 한 번 철수하여 강대(江臺)주 004
각주 004)
‘강연대(江沿臺)’를 말한다. 탕참과 의주 사이에 있는 堡의 명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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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지키면 어찌 통쾌하지 않겠습니까? 구습대로 놀기 좋아하여 스스로 태만하고 늘어져 당신네 나라의 일을 그르치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기껏 잠란지(蠶卵紙)주 005
각주 005)
원문에는 ‘蚕紙’라고 되어 있다. ‘蠶種紙’라고도 하며 누에의 알을 붙인 종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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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자르고 낭호필(狼毫筆)주 006
각주 006)
원문에는 ‘狼毫’라고 되어 있다. 족제비털로 만든 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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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놀리는 등 글로만 한갓 천병의 마음만을 상할 뿐이었으니 지혜롭지 못함이 심합니다. 지금 임진강(臨津江)에는 천병이 이미 여러 곳에 진영을 펼치고 있고, 개성에는 남병 6천이, 봉산(鳳山)에는 복병 수천이 주둔하고 있습니다. 화기와 낭선(筤筅)은 숲처럼 벌여 있고 전거(戰車)는 보산(寶山)에 호랑이처럼 웅크리고 있으며 신포(神炮)는 북악에 우레처럼 서려 있습니다. 다만 맑게 갠 날에 깃발을 드날리고 봄바람에 맞추어 북을 두드릴 테니 당신네 임금과 신하는 시험 삼아 이목을 모아 요사스러운 기운이 지리산에서 쓸어버린 듯 사라지고 한강에서 붉은 요기가 사라지고 왕경으로 돌아가 옛것이 그대로 남아 있을지 살펴보기만 하십시오. 자문에 이르기를 관백이 군사를 보태어 와 동쪽 연해를 침범할 것이라고 하였으니 당신네 나라는 참으로 관백을 마치 호랑이와도 같이 두려워하고 있으나, 대개 관백은 작은 물구덩이 속의 미꾸라지 한 마리일 뿐입니다. 우리 산동 일대에서 맹사(猛士) 1백만과 전함 1천 척이 대기한 지 오래이며, 모개(牟盖)에 구름처럼 둔치고 조골(鳥骨)에 별처럼 포진했고 기이한 복장의 장수가 금빛 투구를 창해에 비추고 있습니다. 게다가 절강과 복건[閩]의 군사가 섬라(暹羅)와 유구(琉球)의 군사를 거느리고 곧바로 그 소굴을 초멸하여 장차 어지러워진 강에 돛을 달아 은빛 교룡(蛟龍)이나 사는 오랑캐의 섬에 깃발을 세워 관백의 머리를 효수하여 은성(銀城)에 매달고, 남아 있는 왜인은 멸종시켜 부산과 대마도 사이에는 바닷물만이 남게 될 것이니 당신네 나라는 또한 어찌하여 걱정합니까? 당신네 나라의 충청도와 전라도는 아직 적에 넘어가지 않았고 군사 수만이 비록 강의 남쪽에 있다고 말을 퍼뜨리고 있으나 한 사람도 강을 건너 왕경에 도달한 자가 없고, 한 사람도 개성에 이르러 천병과 합세한 이가 없었습니다. 함경도의 북쪽은 말갈의 건위(建威)한 호인과 같이 굳세다고 하는데 왜가 이미 고원(高原)을 떠남에 어찌 1만 기의 군사를 격소(檄召)하여 평양에 이르러 마산(馬山)주 007
각주 007)
평안도 순천(順川) 부근에 있는 소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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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회전(會戰)하지 않았습니까? 저번 3천 군사를 모아 거전(車戰)을 교습하라 하였으나 다만 이르기를 3백 뿐이라 했으니 진실로 크게 웃을 만합니다. 이는 자신의 군사를 재촉하여 스스로 지키지 아니하고 반드시 천병으로 하여금 지키게 하려는 것일 뿐이요, 자신의 군사를 재촉하여 전쟁에 속히 출병시키려 하지 않고 중국으로 하여금 정벌에 나서게 하려는 것이니 이 어찌 남에게 바라는 것에 후하고 스스로 물러남에 관대함이 이와 같습니까? 가만히 생각해 보건대 천병이라고 하는 것은 천자의 군사이니 진퇴의 명령은 경략의 권한이요, 기밀을 펴는 바는 병가의 표징입니다. 군사의 위엄은 문득 간여할 수 없는 것이고, 권한의 귀속은 곁에서 어지럽힐 수 없는 것이고, 기밀을 펴는 일은 움직임을 겉으로 나타낼 수 없는 것입니다. 장차 전진하려 한다면 진실로 후퇴해야 할 것이고 장차 후퇴하려 한다면 진실로 나아가야 할 것이며, 싸우지 않으려 한다면 싸우려 함을 보일 것이고 싸우려 한다면 싸우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니 병법주 008
각주 008)
원문에는 ‘음부(陰符)’라고 되어 있다. 음부는 군주와 장수가 군사를 동원하기 위해 만든 符節을 말한다. 『六韜三略』, 龍韜, 陰符, “太公曰 主與將 有陰符 凡八等.” 병법 혹은 병서 등의 의미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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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운용하는 묘는 귀신과 같아야 합니다. 경략은 며칠 안에 성유(聖諭)를 받들어 신병(新兵) 10만을 이끌고 이를 것입니다. 이에 마땅히 조선국왕에게 자문을 보내니 번거롭겠지만 자문 내 사리를 밝게 살피셔서 조급해하지 마시고 조금 안정하여 기권(機權)을 기다리시기 바랍니다. 자문이 잘 도착하기를 바랍니다.
이 자문을 조선국왕에게 보냅니다.
 
만력 21년 3월 20일.

  • 각주 001)
    자신이 맡은 일을 가벼이 여기고 남의 일을 더 중하게 여긴다는 『孟子』의 문구를 응용한 말이다. 『孟子』, 盡心章句下, “人病 舍其田而芸人之田 所求於人者重 而所以自任者輕.” 바로가기
  • 각주 002)
    명군이 지치고 굶주려 있는 상태를 말하기 위한 표현이다. 정벌을 마치고 돌아오는 군사가 비가 내릴 때 수레 밑에서 잠들었다는 시구에서 인용했다. 『詩經』, 豳風, 東山, “我徂東山 慆慆不歸 我來自東零雨其濛 …… 敦彼獨宿 亦在車下.” 바로가기
  • 각주 003)
    ‘開元’은 ‘開原’의 오기이다. 개원의 2관(二關)은 해서여진의 여허(yehe)부와 하다(hada)부를 가리킨 다. 이들은 개원성 인근에 거주하면서 각각 북관(北關)과 남관(南關)이라 불렸다. 바로가기
  • 각주 004)
    ‘강연대(江沿臺)’를 말한다. 탕참과 의주 사이에 있는 堡의 명칭이다. 바로가기
  • 각주 005)
    원문에는 ‘蚕紙’라고 되어 있다. ‘蠶種紙’라고도 하며 누에의 알을 붙인 종이이다. 바로가기
  • 각주 006)
    원문에는 ‘狼毫’라고 되어 있다. 족제비털로 만든 붓이다. 바로가기
  • 각주 007)
    평안도 순천(順川) 부근에 있는 소읍이다. 바로가기
  • 각주 008)
    원문에는 ‘음부(陰符)’라고 되어 있다. 음부는 군주와 장수가 군사를 동원하기 위해 만든 符節을 말한다. 『六韜三略』, 龍韜, 陰符, “太公曰 主與將 有陰符 凡八等.” 병법 혹은 병서 등의 의미로 사용된다.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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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병을 조발(調發)하여 잔적(殘賊)을 소탕을 청하는 조선국왕의 자문에 십만 명의 신병(新兵)을 보내겠다는 명나라의 회자(回咨) 자료번호 : sdmg.k_0001_05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