卷之一 出城/ 부벽루
薊山紀程
卷之一 出城/ 浮碧樓
부벽루는 장경문(長慶門) 밖, 전금문(轉錦門) 안, 영명사(永明寺)의 동쪽 켠에 있는데, 훌쩍 날 듯이 뛰어나 있고 강물이 담벼락을 때리며 암벽이 둘러싸고 치솟아 있다. 뒤에는 모란봉(牧丹峯)이 있고 앞에는 능라도(綾羅島)가 마주 보고 있다. 부벽루의 앞 기둥에는 ‘고요한 그림자는 벽옥을 가라 앉힌 것이요, 부동하는 광채는 금이 날뛰는 거라.[靜影沉璧 浮光躍金]’라는 대련(對聯)이 있다. 아름답고 깨끗한 점으로는 동방의 누대 중에서 으뜸간다. 동쪽으로 바라보면 조천석(朝天石)이 멀리 하늘과 같이 푸르고 서쪽에는 을밀대(乙密臺)가 소남문(小南門) 밖에 있는데 성가퀴가 둘러 있다. 그 가운데에 둥그런 봉분 형상이 있어 어떤 사람은 을밀(乙密)의 묘(墓)라고도 하는데, 읍 사람들이 그 의견에 따라서 산에 제사하는 곳으로 삼았다. 밤이 깊어지자 술에 취하여 득월루(得月樓)를 거쳐서 돌아왔다.
浮碧樓
樓在長慶門外。轉錦門內。永明寺之東畔。縹緲特出。江水打堞。巖壁環矗。背有牧丹峯。前對綾羅島。樓之前欞。有靜影沈壁浮光躍金之聯。佳麗淸勝。可冠東方。樓榭東望朝天石。遠混天碧。西有乙密坮。在小南門外。環以女垣。中有圓墳形。或以爲乙密墓。而邑人遵爲祭山處。夜久酒闌。歷得月樓而還。
山盡東南廣得天。畫欄平泛白雲邊。蒼蒼落日綾羅渚。擊浪羣鳧點點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