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의 군사를 뽑아 영남의 명군(明軍) 진영에서 훈련받는 문제에 관해 조선국왕에게 보낸 자문(咨文)
44. 劉総兵咨取本國弓手
발신: 흠차비왜총병관우군도독부도독첨사 유(정)
사안: 군무에 관한 일입니다.
[유정] 이번 달 11일에 접반사가 보낸 문서를 받았습니다.
[접반사] 전라도관찰사로부터 다음과 같은 내용의 관문(關文)를 받았습니다.
[전라도관찰사] 본 도에서 활을 잡는 군사들을 모두 뽑아 데려다가 영남으로 보내 주요 지역에 나누어 주둔하며 곳곳을 지키게 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노약자들은 밭일을 하는 농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명군에게) 훈련받는 일을 반드시 거행하고자 한다면 호남에서 출정한 군사를 사세로 보아 마땅히 복귀시켜야 하나 피차에 완급이 있고 또한 선후가 있습니다.
[유정] 문서가 왔습니다. 이를 받고 조사해 보니, 본부에서 최근 남원(南原)에 가서 머무를 때 이미 본관에게 직접 유시해서 본 도의 토병(土兵)으로 하여금 명군 진영에 가서 훈련받도록 했습니다. 이제 받은 문서에서 (병력을) 모두 영남으로 가서 방수토록 했다고 하니 사실인지 아직 몰라서 세자 광해군(光海君)에게 이자해 차출 여부를 조사하도록 했습니다. 모두 영남으로 보냈더라도 혹 일부 남은 병력이 있어 인원수에 따라 본부로 보내 교습에 맡기도록 한다면, 이는 바로 조선이 약해졌다가 강해질 수 있는 때로서 머지않아 싸우지 않고 전쟁을 끝내며 장래를 대비하여 지킬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조치를 취했으니, 마땅히 이자하여 알려 드려야 하겠습니다. 이에 마땅히 귀국에 자문을 보내니 번거롭더라도 살펴 주시길 바랍니다. 자문이 잘 도착하기를 바랍니다.
이 자문을 조선국왕에게 보냅니다.
만력 22년 3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