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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문궤

잔적(殘賊) 소탕을 위해 진격을 청하며 이여백(李如柏)에게 보낸 게첩(揭帖)

57. 李都督前揭
대인께서 천자의 위령을 의지하고 대총야(大緫爺)와 협동하여 하루아침에 견고한 평양의 소굴을 함락시켰고, 불에 타 죽고 물에 빠져 죽은 나머지를 죽이고자 하니 겨우 그물에서 빠져나간 얼빠진 적들이 죽음을 피하기에 바빴습니다. 선성(先聲)이 미치는 바에 싸워 보지도 않고 달아나 황해도 전체와 옛 도읍 개성이 순식간에 다시 우리의 소유가 되었습니다. 공열의 높음이 진실로 옛날의 이름난 장수들보다 못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대세를 타서 진격하면 왕경을 수복하는 일도 언덕 위에서 구슬을 굴리듯 쉬울 것입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소방은 초토화된 뒤라서 공(公)과 사(私) 모두 공허합니다. 도망친 자들은 모이지 않고 옮겨 둔 군량과 말먹이는 제때 지급되지 못하여 병마(兵馬)로 하여금 굶주리고 손상됨을 면치 못하게 하였습니다. 그러니 일단 물러나 휴식을 취하도록 하는 것이 실로 부득이한 줄 모르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텅 빈 성에 주둔하면서 이미 보름을 지내어 객관(客館)의 어공(御供)이 심히 그르치게 되었고 조련한다면서 한가히 지내고 반드시 스스로 파견되지 않을 것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생각이 여기에 미칠 때마다 두려움과 부끄러움이 엇갈리는가 하면 눈앞의 군량 조달이 동났다고 고해 오니 뒷날의 계책도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 개성 지방은 운반된 쌀과 콩이 2만여 석이니 족히 보름은 지탱할 수 있습니다. 한가로운 곳에서 군대를 늙어 가게 하면서 가만히 앉아 먹을 것이 없어 곤궁하게 하는 것이, 군량이 있는 기전(近甸)으로 나아가 공을 이룸을 완료하게 하는 것만 하겠습니까. 다급하게 하면 계책을 세우지 못하고, 완만하게 하면 간계를 세울 수 있는 것이 곧 왜적의 실정이므로 속히 싸우는 데에 이로움이 있음은 견주어 보면 너무도 명백합니다. 하물며 군사를 보태어 나누어 약탈하게 한다거나, 무리를 모아서 대적하고자 한다는 등의 말이 이미 생포한 왜노가 공초한 말 가운데에서 나왔으니, 그 흉악한 꾀와 속이는 계책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저들이 이길 수 없게 되기를 기다렸다가 움직이는 것은 아마도 좋은 계책이 아닌 듯합니다. 이런 때에 진병하지 않으면 언제 할 수 있겠습니까. 만약 시일을 지연시키다가 기회를 놓친다면 단지 전에 말한 걱정이 있을 뿐만이 아니라 군대를 오래도록 해산시키지 못하여 백성들이 명을 쫓아다니느라 지쳐서 봄철의 농사철을 놓치게 되어 가을에 수확하는 바람도 영원히 끊어지게 될 것이니 적이 비록 도망쳐 돌아가더라도 사람들은 모두 굶어죽게 될 것임은 지혜로운 자가 아니라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소방의 실정이 너무 궁박하고 애처롭지 않습니까? 한 번의 거사로 전승을 거두는 것은 오직 대인의 거조 한 번에 달려 있습니다. 이에 감히 번거롭고 소요스러움을 피하지 않고 애처롭게 부르짖는 것입니다. 폐방을 다시 만들고, 남은 백성을 다시 살리는 것을 오직 대인에게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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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적(殘賊) 소탕을 위해 진격을 청하며 이여백(李如柏)에게 보낸 게첩(揭帖) 자료번호 : sdmg.k_0001_05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