卷之一 出城/ 연광정
薊山紀程
卷之一 出城/ 練光亭
삼사(三使)가 사대(査對)를 끝내고 연광정에다 기악(妓樂)을 마련하였다. 물에 임한 난간은 활짝 트여 강산의 좋은 형상이 다 눈에 보인다. 현판에는 ‘제일강산(第一江山)’ 네 글자가 있고, 또 주련(柱聯)에는 ‘긴 도성 한 면에 콸콸 흐르는 물이요[長城一面溶溶水]’, ‘큰 들판 동쪽 언저리에 점점이 솟아 있는 산이라.[大野東頭點點山]’고 했다. 이것은 사신 주지번(朱之蕃)의 글씨로, 전체의 형국을 모사해서 천고의 격언(格言)이 된 것이다. 기생 가운데 이주곡(離舟曲)과 선풍무(旋風舞)를 하는 자가 있는데 연도(沿道)의 여러 읍의 기생들 가운데서 으뜸간다는 것이다. 평양(平壤)이라는 도성은 상가가 즐비하고 동리가 잇닿아 있어 서울과 맞설 정도이지마는 다만 땅은 좁은데 사람이 많아 집들이 조여들어 있다. 저녁에 상영(上營) 이아(貳衙)의 선화당(宣化堂)에 들었는데 역시 굉장한 건물이었다.
練光亭
三使行査對訖。設妓樂于練光。臨水軒敞。江山形勝皆屬眼景。扁楣有第一江山四字。又柱聯有曰。長城一面溶溶水。大野東頭點點山。是朱使之蕃筆。蓋模寫全形。爲千古格語。妓有離舟曲,旋風舞。爲沿邑最。蓋箕之爲都。巿肆櫛比。巷里連綿。亦是伯仲京都。而第地狹人衆。閭舍偪側。晩入上營貳衙。宣化堂亦係傑構。
樓臺勝狀冠西關。飮客詞人日往還。散地江瀾鋪白練。浮天山勢點靑鬟。王孫麟馬傳名迹。妓女鸞笙倚笑顏。落日層欄虛極目。萬家烟柳匝城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