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감사에게 왜노의 침략에 대비할 것을 명하다
사료해설
강원도 감사 유계문(柳季聞)이 쇄환정책으로 무릉도(武陵島;울릉도)가 비어있으므로 왜인들이 먼저 점거(點據)할 우려를 염려하여 울릉도 관리에 대한 조정의 대책를 제안한 내용이다. 결국 논의는 현을 신설하고 수령을 두어 백성을 옮겨 채우는 것은 형편상 어려우므로 매년 사람을 보내어 정기적으로 섬 안을 탐색하여 토산물을 채취(採取)하고, 또는 말 목장을 만들어서 왜인들이 몰래 점거할 생각을 못갖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울릉도의 관리를 둘러싼 조정의 논의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사료이다.
원문
○傳旨江原道監司柳季聞:
去丙辰秋, 卿啓: “茂陵島土地膏腴, 禾穀所出, 十倍陸地, 且多所産, 宜設縣置守, 以爲嶺東之藩籬。” 卽令大臣僉議, 竝云: “此島遠於陸地, 風水甚惡, 不宜蹈不測之患, 以設郡縣。” 故姑寢其事。 卿今又啓云: “聞諸古老, 在昔倭奴來住, 連年侵掠, 嶺東蕭然。” 予亦以爲曩者倭奴陸梁, 居于對馬島, 尙且侵掠嶺東, 至于咸吉道。 茂陵島無人日久, 今若倭奴先據, 則將來之患, 亦未可知。 其設縣置守, 徙民實之, 則勢固難矣, 每歲遣人, 或探島內, 或採土産, 或爲馬場, 則倭奴亦以爲大國之地, 必不生竊據之心。 在昔倭奴來住之時, 何代耶? 所謂古老者, 幾人耶? 若欲遣人, 則風水調順, 何時何月耶? 入歸之時, 裝備之物、舟楫之數, 備悉訪問以啓。
去丙辰秋, 卿啓: “茂陵島土地膏腴, 禾穀所出, 十倍陸地, 且多所産, 宜設縣置守, 以爲嶺東之藩籬。” 卽令大臣僉議, 竝云: “此島遠於陸地, 風水甚惡, 不宜蹈不測之患, 以設郡縣。” 故姑寢其事。 卿今又啓云: “聞諸古老, 在昔倭奴來住, 連年侵掠, 嶺東蕭然。” 予亦以爲曩者倭奴陸梁, 居于對馬島, 尙且侵掠嶺東, 至于咸吉道。 茂陵島無人日久, 今若倭奴先據, 則將來之患, 亦未可知。 其設縣置守, 徙民實之, 則勢固難矣, 每歲遣人, 或探島內, 或採土産, 或爲馬場, 則倭奴亦以爲大國之地, 必不生竊據之心。 在昔倭奴來住之時, 何代耶? 所謂古老者, 幾人耶? 若欲遣人, 則風水調順, 何時何月耶? 入歸之時, 裝備之物、舟楫之數, 備悉訪問以啓。
번역문
강원도 감사 유계문(柳季聞)에게 전지하기를,
“지난 병진년 가을에 경이 아뢰기를, ‘무릉도(茂陵島)는 토지가 기름져서 곡식의 소출이 육지보다 10배나 되고, 또 산물이 많으니 마땅히 현(縣)을 설치하여 수령을 두어서 영동의 울타리를 삼아야 한다. ’고 하였으므로, 곧 대신으로 하여금 여러 사람과 의논하게 하였더니, 모두 말하기를, ‘이 섬은 육지에서 멀고 바람과 파도가 매우 심하여 헤아릴 수 없는 환난을 겪을 것이니, 군현을 설치하지 않는 것이 마땅하다.’ 하였다. 그러므로 아직 그 일을 정지하였더니 경이 이제 또 아뢰기를, ‘고로(古老)들에게 들으니 옛날에 왜노들이 와서 거주하면서 여러 해를 두고 침략하여, 영동(嶺東)이 빈 것 같았다. ’고 하였다. 내가 또한 생각하건대, 옛날에 왜노들이 날뛰어 대마도에 살면서도 오히려 영동을 침략하여 함길도에까지 이르렀었는데, 무릉도에 사람이 없는 지가 오래니, 이제 만일 왜노들이 먼저 점거(點據)한다면 장래의 근심이 또한 알 수 없다. 현을 신설하고 수령을 두어 백성을 옮겨 채우는 것은 사세로 보아 어려우니, 매년 사람을 보내어 섬 안을 탐색(探索)하거나, 혹은 토산물을 채취(採取)하고, 혹은 말의 목장을 만들면, 왜노들도 대국의 땅이라고 생각하여 반드시 몰래 점거할 생각을 내지 않을 것이다. 옛날에 왜노들이 와서 산 때는 어느 시대이며, 소위 고로라고 하는 사람은 몇 사람이나 되며, 만일 사람을 보내려고 하면 바람과 파도가 순조로운 때가 어느 달이며, 들어갈 때에 장비(裝備)할 물건과 배의 수효를 자세히 조사하여 아뢰라.”
하였다.
“지난 병진년 가을에 경이 아뢰기를, ‘무릉도(茂陵島)는 토지가 기름져서 곡식의 소출이 육지보다 10배나 되고, 또 산물이 많으니 마땅히 현(縣)을 설치하여 수령을 두어서 영동의 울타리를 삼아야 한다. ’고 하였으므로, 곧 대신으로 하여금 여러 사람과 의논하게 하였더니, 모두 말하기를, ‘이 섬은 육지에서 멀고 바람과 파도가 매우 심하여 헤아릴 수 없는 환난을 겪을 것이니, 군현을 설치하지 않는 것이 마땅하다.’ 하였다. 그러므로 아직 그 일을 정지하였더니 경이 이제 또 아뢰기를, ‘고로(古老)들에게 들으니 옛날에 왜노들이 와서 거주하면서 여러 해를 두고 침략하여, 영동(嶺東)이 빈 것 같았다. ’고 하였다. 내가 또한 생각하건대, 옛날에 왜노들이 날뛰어 대마도에 살면서도 오히려 영동을 침략하여 함길도에까지 이르렀었는데, 무릉도에 사람이 없는 지가 오래니, 이제 만일 왜노들이 먼저 점거(點據)한다면 장래의 근심이 또한 알 수 없다. 현을 신설하고 수령을 두어 백성을 옮겨 채우는 것은 사세로 보아 어려우니, 매년 사람을 보내어 섬 안을 탐색(探索)하거나, 혹은 토산물을 채취(採取)하고, 혹은 말의 목장을 만들면, 왜노들도 대국의 땅이라고 생각하여 반드시 몰래 점거할 생각을 내지 않을 것이다. 옛날에 왜노들이 와서 산 때는 어느 시대이며, 소위 고로라고 하는 사람은 몇 사람이나 되며, 만일 사람을 보내려고 하면 바람과 파도가 순조로운 때가 어느 달이며, 들어갈 때에 장비(裝備)할 물건과 배의 수효를 자세히 조사하여 아뢰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