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의안강정황태후(仁聖懿安康靜皇太后)의 붕서(崩逝)에 대한 조선국왕의 진위(陳慰) 표문(表文)
33. 仁聖王后崩逝陳慰表
조선국왕 신 이(李) 휘(諱)는 만력 24년(1596) 8월 28일 원차주문배신 구성이 경사(북경)로부터 돌아와 삼가 아뢰기를 본년 7월 13일 대행인성의안강정황태후께서 붕서(崩逝)하셨다는 말을 듣고서 온 나라 신민과 더불어 놀라고 아픔을 금치 못하여 삼가 표를 받들어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신 휘(諱)는 진실로 황공하여 머리를 숙일 뿐입니다.
삼가 보건대, 모후(慈闈)께서는 모범을 남기셨으니 우러러볼 때 두터운 땅을 덮는 무궁한 덕주 001과 같아 말로 드러내기 어려울 정도인데 선어(仙馭)주 002로 하늘에 오르시니 장신궁(長信宮)주 003이 영영 막히게 됨을 애통해 하며 무릇 길러 주시는 보살핌 안에 있던 이들은 모두 기가 꺾이고 몸이 상합니다. 공경히 생각하건대 황제 폐하께서는 법제를 다하고 인륜을 다하며, 능히 참되고 능히 공경하여 식사와 잠자리를 살피는 일로 기쁘게 해 드렸습니다. 오래도록 문모(文母)주 004의 아름다운 말씀을 받들었고 갱장(의 심정으로)주 005으로 더욱 독실하게 (돌아가신 황태후를) 추모하는 마음을 깃들이셨으니 우순(虞舜)주 006의 대효와 같습니다. 바라건대 상중(喪中)이지만 조금이라도 안정되셔서 모든 백성을 굽어보시고 위로해 주십시오. 삼가 생각하건대, 신의 직분이 외람되이 치우친 번방을 맡았고 은혜가 내복(內服)을 넘어섰는데, 봉강을 지키고 있어 슬픔을 함께 하는 반열에 참석하지 못하여 달려가 문안할 길은 없고 한갓 공순하고 연모하는 소망만이 간절할 뿐입니다. 신은 하늘을 바라보고 성총(聖聰)을 우러러 격절함과 황공함을 더 할 나위 없이 가누지 못하며 삼가 표를 받들어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만력 24년 윤8월 9일 조선국왕 신 이(李) 휘(諱)가 삼가 표를 올립니다.
- 각주 001)
- 각주 002)
- 각주 003)
- 각주 004)
- 각주 005)
- 각주 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