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구역상 의미

1895년 동원 시기에 프리아무르 군관구는 자바이칼에 집결해 있던 부대에 큰 희망을 걸었다. 실제로 분견대가 만주를 거쳐 치치하얼과 영고탑으로 이동해 일본 상륙부대 후방과 측면으로 나가는 것은 우리의 방위체계에서 가장 중요한 수단 중 하나이다. 이 방법은 우수리스크 지역 고유의 ‘자루’적 특징을 무력화하고, 상륙한 일본군이 자신들의 교통로를 걱정하는 점을 이용해 그들의 군사행동을 저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이 방법의 의미가 그런 것이라면, 군사행동 과정에서 이 방법이 끼칠 수 있는 영향을 확대하려고 고민하는 것은 충분히 논리에 맞다.

1896년 분견대가 아르군 강에서 치치하얼까지 이동하는 데는 20회의 행군이 예상되었고, 아르군 강에서 영고탑까지의 거리는 훨씬 더 멀어 25회의 행군이 예상되었다. 따라서 분견대는 아무리 빨라도 동원령이 내려진 지 두 달은 돼야 우수리스크 국경에 당도할 수 있는데, 일본은 상륙시부터 4~6주에 걸쳐 조용히 블라디보스토크를 공격할 수 있다. 그것 말고도 분견대는 1896년에 황량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서만주를 거쳐 파병하도록 결정되어 있었는데, 그 규모는 정말 보잘것없었다. 앞으로 분견대를 증강해 어서 빨리 적 앞에 출현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 만주철도 부설은 그럴 가능성을 충분히 만들어 준다. 철도 동부(치치하얼, 보두네, 영고탑, 가목사^{주 018}

각주 018)

佳木斯. 자무스. 흑룡강성 북동부의 도시.

……)의 건설 공사를 보호하겠다는 명목으로 상당한 병력을 집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면 우리는 두 달 후로 예상했던 결과를군사행동 바로 초기에 자바이칼 분견대가 도착하면서 이미 얻게 될 것이다. 그런 식으로 집결한 병력은 우수리스크 지역에 대한 군사행동뿐 아니라 요동과 한국에 대한 군사행동에서도 우리의 전위가 될 것이다.

만약 이런 조치가 옳다면 그 실현 방법은 대담하고 강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조치는 기대하는 이익을 가져다주지 못할 것이다. 지금처럼 소규모 분견대들을 만주로 파병하는 것은 이 조치의 나쁜 측면을 두루 갖고 있으며, 청국 관헌과 외국인들의 우려를 살 뿐더러 동시에 우리의 전투 태세도 전혀 강화시키지 못한다. 이 목적을 위해 새롭게 몇 개 대대를 편성해 파견하는 것 또한 미봉책이 될 수 있는데, 왜냐하면 그런 부대들의 관심은 어쩔 수 없이 그들의 군인 자질을 손상시키는 시설로 온통 향하기 때문이다. 판단을 질질 끌지 말고 우리의 마지막 견해대로 하나로 결속된 여단(사단)을 일부는 육로를 통해, 일부는 항행 개시와 동시에 의용함대를 통해 만주로 파병해야만 한다.

금년 8월에 일본 대본영의 육군 참모차장인 가와카미 장군이 프리아무르 지역을 방문했다. 그는 일본 군인계에서 상당한 권위를 누리고 있으며, 게다가 최근의 전쟁을 훌륭하게 계획한 인물이었다. 대본영에서 관찰력이 아주 좋은 일본 장교 몇 명의 수행을 받은 이 출장은 본질적으로 프리아무르를 정찰하는 것이었는데, 가와카미 장군은 여기서 받은 인상들을 가지고 이후 몇 년 간의 일본 군사정책을 결정할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조치를 단행하게 되면 우리의 전략적 위상은 근본적으로 바뀔 것이고, 예기치 않게 일본의 계획을 무너뜨리고 나면 아마도 일본은 전쟁 선포 시점을 연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주 019}

각주 019)

시베리아철도 공사에서 도급업자와 토목기사 일부를 인부로 계산하는 오용 사례는 누구에게도 비밀이 아니다. 만주철도에서 그런 오용 사례가 일어나는 범위는 더 넓어질 것이고, 그 결과는 더욱 더 심각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중국 주민을 부추겨 철도 부설에 반대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만주에 집결해 있는 부대 일부를 건설 공사에 차출하면 건설 사업이 합법성과 치안을 갖추게 될 것이다.

 

식량 기지의 [1단어 판독불가]

이 조치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지리적으로 만주에 고유한 두 번째 역할은 식량 기지 역할이다. 이미 현재 우수리스크 지역의 부대들은 절반만 양식을 공급받고 있다. 그러므로 더 큰 병력을 이 지역에 집결시키는 것은 그에 상응하는 식료품 수송 개선이 없는 한 무의미하다. 만주는 지리적 위치상 배가 다닐 수 있는 아무르 강 지류들이 있기 때문에 이 과제는 훨씬 더 쉬워질 수 있다. 그러나 사실 만주와 우리의 무역교류는 매우 형편없다. 올해는 기선 4척만이 송화강을 운행했을 뿐이다. 또, 청국 관헌들은 판매된 일단의 곡물 반출을 심심치 않게 방해하곤 한다. 게다가 청국 상인들은 우리가 자기들의 서비스를 필요로 하고 있음을 알고 이를 악용한다.^{주 020}

각주 020)

올 여름 하바롭스크에는 며칠 동안 고기가 없었다.

[따라서] 송화강 하계(河系)에 위치해 있는 가장 중요한 도시들에 관원을 임명할 필요가 있다.^{주 021}

각주 021)

아무르 주(州)의 국경위원은 블라고베센스크 시에 체류하는데, 그 주된 이유는 러시아 영토에 살고 있는 청국인들과 더 가까이 있기 위함이다. [하지만] 국경위원을 만주의 중심 도시들(보두네, 길림) 중 하나로 전임시키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그곳에서라면 틀림없이 그는 프리제이스카야[블라고베센스크 시에 있는 지역]에 사는 청국인들과 관련된 순전히 지역적인 이해관계와 좀 더 거리를 두는 대신 국가적으로 중요한 문제에 더 밀착할 것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그리고 대포와 군 승조원을 실은 기선 수를 늘려야 한다(청국인들이 통상계약을 이행하게 하기 위함이다). 또, 만주에서 작전 중인 분견대의 식량 공급을 위해, 그리고 아무르 강을 통한 우수리스크 지역으로의 수송이 중단되지 않게 하기 위해 군사행동에 대비한 창고를 설치해야 한다……한마디로 말해 동만주를 체계적으로 조직화된 식량 기지로 변모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만주철도 부설을 이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일본이 한국이나 요동에 발판을 구축할 경우 그들로부터 시베리아철도를 지키기 위해 만주를 장악해야 한다는 것은 위에서 한국 지역을 개관할 때 이야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