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란 때문에 통교(通交)하지 못했다는 고려 왕순(王詢)의 표(表)
권지고려국사(權知高麗國事) 왕순(王詢)[현종(顯宗)]이 주고사(奏告使)주 001 윤증고(尹證古)와 여진장군(女眞將軍) 태천기(太千機) 이하 78인을 보내 와서 방물을 바쳤다. 왕순이 표를 올려 말하기를, “거란(요)이 그 길을 막고 있는 까닭에 오랫동안 통교하지 못했습니다. 황제존호와 정삭을 내려주기를 청합니다.”라고 하였다. 조서를 내려 그 청을 따랐다. 왕순이 또 말하기를, “태천기가 스스로 아버지와 형이 일찍이 입근했는데 그 형이 억류되어 돌아오지 않는다고 하니 이번 행차에서 마침내 가서 방문하게 해 주십시오.”라고 하였다. 또한 하북(河北) 거주민 두문현(竇文顯) 등 17인이 앞서 거란(요)의 침략을 받아 고려로 도주했는데 왕순이 돌려보내 고향으로 돌아가게 했다. 황제가 그 뜻을 깊이 가상하게 여겨 윤증고를 후하게 대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