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三省)이 소경(蘇駉)이 올린 문서가 말이 안된다고 하여 진실을 조사하라는 조서(詔書)를 내림
삼성(三省)이 조봉랑(朝奉郎)·국자감승(國子監丞) 소경(蘇駉)이 올린 문서를 받아보니 어언(語言)이 같지 않다고 말했다. 조서를 내려 안돈(安惇)주 001에게 (그를) 대리시(大理寺) 우치옥(右治獄)에 두고 장관에게 이를 다스리도록 하였으며 진실을 조사하여 아뢰도록 하였다. 소경은 소송(蘇頌)의 아들이다.
이전에 동지추밀원(同知樞密院) 임희(林希)가 황제를 대면하여 아뢰기를, “소경은 일찍이 신과 왕래하며 중승(中丞) 형서(邢恕)주 002에 대하여 이야기하기를, (그가) 신을 삼성(三省)에 보내려 하고 있다.” 등의 말을 하였습니다. 또 (그가) 차자를 갖추어 말하기를, “형서가 소경에게 이르기를 저[임희]를 삼성에 보내도록 명하고자 한다고 하였습니다. 채경(蔡京)이 (저[임희]를) 삼성에 가게 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니 오직 서추(西樞)만이 가능하다 하였습니다. 소경이 형서에게 황제께서 중승[형서]을 특별히 아끼시어 후하게 대하시니 다른 사람(의 말)이 그보다 우선시되는 것은 불가하다 하였습니다.” 형서가 이르기를, “내가 채경보다 숙련되었으니, 마땅히 그보다는 우선될 것이다. 이에 내가 빠르고 느림을 비교할 바가 없다.”라고 하였다. 황상께서 이르기를, “이 말은 참으로 괴이하구나.”라고 하였다. 장돈(章惇)이 말하기를, “마땅히 소경을 도당으로 불러 물으셔야 합니다.”라고 하였다.
황상께서 명을 내려 임희를 다시 대면하니, 또 다시 (임희가) 말하기를, “신은 감히 형서를 말을 들은 적이 없고, 다만 사람들이 신이 삼성에 뜻이 있다고 의심할까 두렵습니다. 신과 형서는 본래 무관하지만, 다만 신이 중서사인(中書舍人)이 되어 일찍이 여공저(呂公著)를 폄하는 글을 찬하여 그 미워함이 심히 컸습니다. 형서는 본래 여공저의 문객으로 평소 그의 문하에서 나왔기에 여희순(呂希純)주 003 형제는 형서가 보은에 대하여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책망하였으므로, 언로(言路)에 있으면서 힘으로 신을 공격하고자 하여 여씨[여공저]의 원한에 보은하고자 할 뿐이었습니다.”라고 하니, 황상께서 말이 없었다.
임희가 또 이야기하기를, “형서는 밤낮으로 신을 배척하고자 한다고 말하였고, 이전에 이혜(李譓)주 004가 공공연히 사람들에게 간관으로 하여금 문자(文字)로 신을 공격하게 한다고 말하였습니다. 다시금 이런 말을 만들어 동요를 일으키고자 하는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증포(曾布)가 말하기를, “이혜의 망령됨이 죄인 것은 의심할 바 없습니다. 일찍이 안돈이 집정(執政)을 공격하고자 하였으니, 전려(殿廬)에서 문자를 먼저 이혜에게 고시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겠습니까? 신 역시 사람들의 말을 듣건대 형서가 임희를 공격한다는 것이 아니라 다만 임희에게 스스로 거취를 도모하도록 하였다고 합니다.”라고 하였다. 황상께서 말씀하시기를, “이러한 말들은 물은 바가 아니다. 다만 소경이 말한 바이니, 형서가 관계된 것이 아니다.”라 하였다.
- 각주 001)
- 각주 002)
- 각주 003)
- 각주 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