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
시종무관장 알렉세예프가 황제 폐하에게 상주
전문
1903년 9월 12일, 여순.
현재 북경에서 진행 중인 협상을 통해서 중국 정부는 우리의 모든 중요한 요구들을 거부한 상태에서, 일본 및 다른 열강과 협력하여 아무런 보장도 없이 만주로부터 우리를 강제로 철수시키려는 의도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2개월에 걸쳐 노력한 후에야 우리나라 공사는 만주를 이양하지 않겠다주 009는 실로 막연한 동의만을 중국으로부터 얻어낼 수 있었을 뿐입니다. 그 외에 영구(營口)에 러시아 의사를 임명하고 러청은행 건물의 안전을 중국 관헌에게 위임하되, 은행이 경비를 지불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특히 일본의 행동 방식이 관심을 끌고 있는바, 레사르의 성명에 따르면, 일본 대표는 중국인들이 저항하도록 가장 강력하게 그들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신뢰할 만한 정보에 따르면, 정부로부터 보상을 받고 있음에 의심의 여지가 없는 다수의 일본 첩보원들은 우리나라에 대응하여 중국 권력을 복구하고 주민을 복귀시키는 것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를 고려하여 중국 당국, 특히 묵덴성주 010 장군은 우리나라 대표를 상대로 직접적인 적대적 논조를 취했습니다. 일본의 협약안은 남만주로 일본의 활동 영역을 확장하려는 명백한 의도를 드러냈습니다. 이로써 일본이 만주와 관련하여 중국과 특별협약을 체결할 수 있는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일본인들이 한국에 부대를 상륙시켜 압록강 하구를 점령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는 사실이 파블로프의 보고서에서 결정적으로 확인됩니다. 이런 사실들을 황제 폐하의 어람에 바치오며, 극동에서 3년간의 점령 이후에 이런 조건 아래에서 만주를 방치한다는 것이 우리의 정치적 지위를 저하시키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을 감히 말씀드리옵니다. 북경에서 진행되고 있는 우리의 협상에 관해 말씀드리면, 협상의 무익함을 고려하여 지금 중단하시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합니다. 황제 폐하의 지시를 청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