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행(大行) 태황태후(太皇太后)의 상여 발인과 황상의 곡(哭)
대행태황태후의 상여가 발인되므로, 황상이 경수전부터 걸어서 재궁으로 갔는데 가다가 곡을 하였는데, 선덕문 밖에 이르러 (신하들이) 반열을 이루어 서서 기다릴 때에 울음소리가 끊어지지 않았다. 왕규(王珪)주 001 등과 옹왕(雍王) 조호(趙顥)주 002, 조왕(曹王) 조군(趙頵)주 003이 번갈아 앞으로 나아가 (황제의 슬픔을) 풀었으나 그칠 수 없었다. 백관과 사졸들이 감동하여 슬프게 오열하였고, 고려사신도 눈물을 흘릴 정도였다. 상여가 이윽고 지나가니 황상이 상복(喪服)을 입고 안으로 돌아왔다. 백관이 상여를 판교(板橋)에서 전별하고는 돌아와서 상복(常服)으로 갈아입고 궐문으로 들어왔다. 다음날, 각문으로 나아가 이름을 아뢰고 위로를 올렸으며, 다시 내동문에서 황태후를 위로하였다. 황상이 경술일부터 정무를 보지 않았는데, 병진일에 비로소 숭정전에 납시었고 태묘에 부묘하게 되자 이에 전전에 납시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