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 (廿二) 집권들이 가게유에게 “그 쪽이 고쇼마루의 일을 보았다고 들었다.”고 질의하셨다. 가게유가 “그 일은 부젠과 시치에몬이 했습니다. 쓰시마노카미는 그 해 병이 나 교토에서 곧장 쓰시마로 내려갔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집권들이 또 “고쇼마루가 건너가는 데 들어간 여러 물자의 비용은 어디에서 나왔는가?”라고 질의하셨다. 가게유가 “쓰시마에 있던 銀 20관목(貫目) 남짓을 부젠의 지시를 받아서 사고 분에몬(佐護分右衛門)에 건넸습니다. 분에몬이 교토에 가지고 올라가 고쇼마루에 필요한 여러 물자를 사서 내려왔습니다. 그 후 분에몬과 시치에몬의 지시로, 저도 고쇼마루의 여러 가지 일들을 상담했습니다. 이처럼 조선에 관한 일은 무슨 일이든 부젠의 지시에 따라서 했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또 집권들이 “서약서에 관해서인데, 어떤 연유로 부젠이 서약했는가?”라고 질의하셨다. 가게유가 “부젠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쓰시마노카미는 모든 일을 계속해서 부젠에게 맡기시고, 부젠을 슨푸(駿府)에 올라가도록 했습니다. 쓰시마노카미의 친척 중에 江內左馬助와 부젠과 이름이 같은 柳川何內, 이 두 사람을 같이 올라가게 했습니다. 부젠이 슨푸에 있을 때, 부젠에 관해 쓰시마노카미에게 참언하는 자가 있다는 소문을 부젠이 알고 곤란해 한다는 사실을 쓰시마노카미가 들으셨습니다. 부젠을 안심시켜야 한다고 생각하시고 부젠이 쓰시마에 돌아왔을 때^{주 001}

각주 001)

‘1621년의 고쇼마루 파견’이란 시게오키가 주도하여 쇼군의 사절을 가칭한 일본국왕사를 조선에 파견한 것을 말한다.

소 사누키(宗讚岐)와 히라타 사쿄(平田左京) 두 사람에게 지시하여, ‘막부의 일과 쓰시마의 일, 그리고 조선통교는 하나하나 남김없이 그대에게 맡길 것이니, 조부(祖父) 이래 해오던 대로 만사를 주관하라’고 지시하셨습니다. 부젠이 거절했으나 거듭 [쓰시마노카미가] 지시하셨고, 쓰시마노카미의 마음 씀에 감동하여 받아들였습니다. 그때 부젠은 ‘이후 군신(君臣)의 도를 결코 위배하지 않겠다.’고 서약하고, 위의 2명에게 서약서를 건넸습니다. 그 후 부젠은 ‘저는 조금도 두 마음이 없으므로 이렇게 서약서를 제출합니다. 바라건대 쓰시마노카미님과 이토쿠인(威德院)^{주 002}

각주 002)

1617년의 일.

두 분께서도 서약 해주신다면 더욱 안심이 될 것 같습니다.’라고 해서, 그가 원하는 대로 서약서를 써 주셨습니다. 서약서에 관해 그 외 별다른 점은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때 시치에몬이 “그렇지 않습니다. 1617년의 통신사가 연기되어서 막부를 속이고 위서를 만들어 조선에 보냈기 때문에 통신사가 신속하게 온 것입니다. 그 위서에 대해서는 쓰시마노카미님이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되고, 그 일이 소문나지 않도록 부젠에게 서약하게 했습니다.”라고 하였다. 가게유가 “그쪽의 진술은 심히 거짓입니다. 그 서계와 모서는 부젠과 그쪽이 계획했고, 저희들은 아는 바가 없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

一 (廿三) 집권들이 마고시치(孫七)^{주 003}

각주 003)

요시나리의 생모.

를 불러, “위서의 도장을 그대가 만들었다고 들었다. 누구의 지시로 만들었는가?”라고 질의하셨다. 마고시치가 “도장을 만든 건 두 번입니다. 시치에몬의 지시로 만들었습니다. 두 번 중 한번은 에도에서 시치에몬의 지시로 부젠의 댁에서 만들었습니다. 완성했을 때 포상으로 쌀 2가마니를 받았습니다. ^{주 004}

각주 004)

가쓰다 마고시치(勝田孫七).

또 한 번은 쓰시마에서 만들었는데 그 또한 시치에몬의 지시였습니다. 완성되었을 때 시치에몬에게 갖고 가서 건넸습니다. 또 포상으로 목면(木綿) 2단을 받았습니다. 제가 위의 도장을 만들기는 했어도 시치에몬이 어떠한 사정으로 이 도장을 만들게 했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저희들은 조석(朝夕)으로 그의 집에 출입하여 식구와도 같아, 무슨 일이든 시치에몬의 명령에 따른 것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