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일본은 실제 한국에서 차지한 위상보다 훨씬 더 강력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외부에서는 보고 있습니다.

이런 위상을 개괄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특징들은 다음과 같은 사항들입니다.

1) 한국에 거주하는 일본인들의 숫자입니다.

2) 한국에 있는 일본인들의 다양한 상·공업 기업입니다.

3) 군사적 방안입니다.

4) 일본의 영향력과 다른 국가들이 일본에 대해 현격한 수준에서 양보를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5) 한국문제에 관한 일본 여론의 일치입니다.

멀리서 보면 굉장한 이런 모든 특징은 가까이서 보면 현저히 미미합니다.

1)항에 대하여. 한국에 거주하는 일본인들의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3만 명을 넘지 않습니다. 이들은 질적인 측면에서 볼 때 대개 원주민의 호의를 얻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적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회의 하류층입니다. 이런 감정은 적당한 때가 되면 표출됩니다. 만일 여기에 일본인들이 한국인들에게 보이는 항시적인 경멸과 자신들이 점령한 모든 지역에서 자행하는 인습적인 가혹함을 추가한다면, 한국 인민들이 압박을 묵묵히 참고 있을지라도 자신들의 박해자에 맞서 모두 돌진하여 봉기를 일으킬 것입니다.

일본인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분명합니다. 간단하고 아주 짧은 시간을 요하는 방법으로 처음부터 국가를 혼란에 빠뜨려서 인민 봉기를 유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이용하여 그곳 주민들을 모두 죽이고 자신들의 이주민들을 정착시키는 것입니다. 즉 처음에는 인민들을 강탈하고 그 후에는 그들을 죽이는 것입니다. 타메를란^{주 001}

번역주 001)

칭기스칸의 후손인 절름발이 티무르를 서유럽 사람들은 타메를란이라고 불렀다

의 시기에 이런 정치 윤리의 적용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는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정부가 쇠약하고 인민이 무력하다 해도 인민 전체를 쉽게 절멸할 수 있는 지는 의심스럽습니다.

2)항에 대하여. 한국에는 일본 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많은 민영기업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어떤 상업적 이윤도 창출하지 않습니다. 다만 일본 정부 요원에게 유리한 상황 조성과 외국인들의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기업입니다.

일본 정부에게 중요한 이익을 제공하고 있는 사업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 어떤 현실적 보증이 담보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전적으로 위조[판독불가]로서 기능하는 화폐(은행권과 [1단어 판독불가]주화)의 판매입니다.

나) 일본 연안무역의 중개를 통해 한국 상품을 일본으로 반출하기 위해 이 화폐를 이용해 한국 상품을 구매하는 것입니다.

다) 한국정부에게는 불필요한 구매임에도 자신들의 중개 서비스를 통해 한국정부에게 구매를 강요하는 것입니다.

라) 일본인들이 만든 화폐로 토지를 매점하는 것입니다.

마) 마지막으로, 다양한 이권 획득입니다.

만일 전 세계가 보는 앞에서 이 나라 전체를 약탈해가는 이 방법을 돈벌이라 부를 수 있다면 일본은 한국에서(위조 화폐 발행과 그것을 무역에 사용하는 방법으로) 엄청나게 돈을 벌고 있는 것입니다.

3)항에 대하여. 한국에서 일본인들의 전쟁 준비는 한국의 점령 뿐 아니라 러시아에 맞서 대륙에서 전략적 군사 행동을 할 수 있는 근거지를 확보하기 위한 것입니다. 민족적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일본인들은 멀지 않아 만주에서 우리들을 축출하고 황인종의 수장이 되려는 계획을 결단코 중단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한국의 일부나 전체를 점령한 뒤 만족해하면서 잠잠해질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만일 일본인들이 한국 북부를 점령하고 압록강과 두만강 연안지역을 강화시킬 수 있다면, 반도에서 그들의 군사적 상황은 매우 강건해질 것입니다. 그들은 그런 믿을만한 방어막의 보호를 받아 항상 자신의 진지를 유지하면서 우리에 맞선 침fir을 수월하게 감행할 것입니다.

반대로, 만일 이 전략적 전진 기지를 우리가 점령한다면 상황은 완전히 우리에게 유리하게 바뀔 것입니다.

일본이 그들의 대륙 침략에서 한국 북부, 압록강과 두만강 연안 지역 점령이 지니는, 전반적으로 아주 커다란 의미를 얼마나 분명히 인식하고 있는지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군사 부문에서는 이 점을 우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 북부 지역의 군사적 의미는 그 역사적 과거가 있습니다. 오로지 그 지형적 조건으로 인한 자연 방어로 조선은 매 시기 이국인들의 침략에 맞선 투쟁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조선에서는 북부 지역의 통행금지를 법으로 유지했고 조선인들은 이를 지켰습니다. 지역에서 자신의 지배를 유지하기 위해 연안에 대관 도로를 건설한 청국인들은 이런 통행금지에 맞서 투쟁했습니다. 일본인들은 청국인들에게 대항하기 위해 이 도로를 이용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도로는 그들과 가장 인접한 기지인 평양-원산에서 북부 지역을 침략할 때 중요한 길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 도로는 압록강 기지들의 측면 군사 공격 아래 놓여 있습니다. 향후, 만일 이 기지를 우리가 점령하게 된다면 침략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며, 가능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4)항과 5)항에 대하여. 러시아와 다른 국가들의 영향력을 희생하여 얻은 한국에 대한 일본의 영향력 증가는 열정적인 활동으로 인한 당연한 결과입니다. 그 동안 그들의 이런 활동은 어떤 실제적인 반대에도 부딪히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러시아는 한국에서 이렇게 해야만 합니다. 앞으로 한국의 북부 지역에서 자신의 지배적인 위상 보전만을 내세우지 말고 내부에서 다른 나라들의 민간 영리를 조율한 뒤, 그것을 전면에 내세워 일본의 강요에 맞서야 합니다.

현재 물론 또 다시 반복되어서는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다음과 같은 경우입니다. 한국 정부는 자신의 모든 광물 자원을 담보로 차관 계약을 체결하려 하고 있습니다. 만일 보가크 장군을 통한다면, 한국에 대규모 금광경영 사업체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인 헌트(Hunt)에게 이 차관 계약을 체결하게 맡기고 이 이권을 지키기 위해 우리와 미국 분함대가 동시에 함께 도착하도록 약정한다면, 이로써 일본인이 미몽에서 깨어나는 상황이 조성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일본인은 장래의 제국주의적 계획에 취해 오랫동안 혼미 상태에 빠져 있을 것입니다.

이런 조건으로 미국과 사업을 시작하면서, 우리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장소만을 찾는 미국 자본을 만나게 될 것이라는 점에 주의를 기울여야만 합니다.

만일 우리가 헌트와의 사업에 대해,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미끼의 모습을 부여한다면 미국 자본은 이름 있는 주인의 집에 아부하는 무리가 있는 것처럼 소박한 요구 조건을 들고 우리의 사업에 참여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보다 못한 상황에서 미국 자본을 유치한다면 그 요구와 요구 조건 일반은 그에 비례해서 증가할 것입니다.

지금은 경외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기회입니다. 결코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상서(尙書) 베조브라조프

 

상트 페테르부르크.

1903년 7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