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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소장 근대한국문서

시페이예르가 М.Н. 무라비요프에게 보낸 보고서

Донесение Шпейера Н.М. Муравьеву
  • 구분
    보고서
  • 저필자
    시페이예르
  • 수신자
    М.Н. 무라비요프
  • 발송일
    1897년 9월 13일(1897년 9월 13일)
  • 수신일
    1897년 12월 1일(1897년 12월 01일)
  • 문서번호
    АВПРИ,ф.150,оп.493,д.7,лл.116-123об.
  • 원소장처
    제정러시아 대외정책문서보관소
  • 대분류
    정치/외교(국제문제)
  • 세부분류
    국방·군사/외교정책/국제관계
  • 주제어
    구한말 조선 상황, 러시아의 영향력 감소, 조선 국왕의 외국 군대 파견 요청
  • 색인어
    민영환, 무라비요프, 시페이예르, 이범진, 클로드 맥도널드, 플랑시
  • 형태사항
    16  , 타이핑  , 러시아어 
97년 12월 1일 № 392를 부여함.
서울, 1897년 9월 13일
№ 4
 
미하일 니콜라예비치 각하,
 
제 새로운 직무에 다소 익숙해진 지금 저는 조선의 현 사태를 알게 되면서 얻은 인상을 각하에게 아직은 피상적이지만 감히 적어볼까 합니다. 조선의 현 사태는 제가 18개월 전 이 나라를 떠나 일본으로 파견을 가던 때의 상황과 급격하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국왕전하가 러시아 공관에 피신하시도록 하여 우리는 이에 의해서 전하를 일본과 그 일당의 압제에서 영원히 그리고 완전히 벗어나게 하였고, 국왕으로 하여금 조선의 국가 구조를 개선하고 올바르게 조직하는 일을 자유롭게 착수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우유부단한 조선국왕은 직면한 조직화 사업의 모든 곤란을 깨닫고서, 그리고 우리의 도움과 적극적 참여 없이는 감당할 수 없는 그 일을 수행할 능력이 자신에게 없다는 것을 완전히 올바르게 알고서 즉시 러시아 제국 정부에게 조선 군대의 훈련 사업을 책임져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 밖에도 러시아 고문관, 즉 조선 행정부의 주요 부분을 지도할 전문가를 자신에게 보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우리가 조선국왕에게 보여준 환대를 온 나라가 고맙게 바라보았으며 그 환대의 의미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만이 이 나라에 절실히 필요한 혁신을 이루어내고 이 나라가 겪은 모든 소란으로부터 평안을 되찾아 줄 것이라고 완전한 신뢰를 가지고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보기에는 제반 사정이, 이곳의 지역적 조건이 요구하는 만큼, 그리고 나약한 조선 군주가 기대하는 만큼, 우리가 불행한 이 변경지역의 운명을 책임질 지도자의 역할을 맡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조선국왕이 우리 공사관에 체류하던 시기 내내 우리가 조선 문제에 대해 호의적이면서도 더불어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한 것은 우선 적극적인 지도자의 역할을 우리가 맡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후 우리와 일본 간의 모스크바 합의문이 전면 공개되면서 우리에게 악의를 품은 수많은 자들이, 이 합의문은 우리가 약해서 조선에서의 지배적인 영향을 확보하기 위한 일본과의 싸움에 우리가 뛰어들 수 없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조선인들에게 서슴지 않고 얘기했습니다.
제 소박한 견해로는, 바로 이 시점부터 조선에서 우리의 영향력은 줄어들어서,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정말로 다른 어떤 것으로도 대체되지 않은 채 거의 완전히 영(零)으로 되어버렸고, 바로 이런 사정이 조선의 지배계급과 온 나라를, 제가 지금 목도하게 된 그 추악하고 혼란스런 상황으로 끌고 갔던 것입니다.
현재 우리를 믿는 유일한 사람은 조선국왕이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각하께서 이후의 서술에서 아시게 되듯이 비록 그런 믿음이 상대적이기는 할지라도 말입니다. 예를 들어 이곳 프랑스 공사의 신뢰할 만한 얘기를 통해 저는 올해 5월 조선국왕이 프랑스 공화국 대통령에게 편지를 전달해달라고 그에게 부탁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콜렝 드 플랑시(Collin de Plancy)는 그 편지의 사본을 저에게 보여주었는데 내용은 프랑스 정부의 지원과 도움을 요청하도록 위임을 받은 민영환 공사의 말을 호의적으로 경청해달라는 국왕전하의 요청을 담은 것이었습니다. 더욱이 드 플랑시는 저에게 밝히기를, 프랑스의 지원은 예를 들어 이곳 공사관에 충분한 수의 상륙부대를 파견하여 제물포의 프랑스 경비선 정박장에 상주하는 형태가 되기를 조선국왕이 가장 바람직한 걸로 생각한다고 민영환이 파리 내각에 구두로 설명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드 플랑시는 이 편지를 보내면서 여기에 상세한 논평을 첨부했는데, 그는 자신의 정부가 이 서한에 대해 부정적인 답변을 하거나, 최소한 우회적인 답변을 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권고했습니다. 이런 플랑시의 견해는 프랑스 정부 내에서 공감을 얻은 것 같습니다. 프랑스 태평양 함대 사령관은 며칠 전 조선국왕을 알현한 자리에서 프랑스 정부는 상륙부대를 파견하여 주둔시켜 달라는 자신의 요청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느냐는 조선국왕의 물음에 조선은 완전히 평온한 상태이며 외국인에 대해 매우 호의적이므로 자신으로서는 아직 이곳에서 프랑스의 이익을 경호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며, 만일 그럴 필요가 있으면 공화국 정부는 서울주재 공사에게 필요한 지원과 도움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제 프랑스 동료의 심적인 확신에 따르면, 조선국왕은 클로드 맥도널드 경이 올 봄 그가 서울에 체류할 때 그와 같은 편지로, 거의 동일한 시기에 영국에게도 의뢰를 했으며, 독일에게도 이곳 공사를 통하거나 아니면 몇 달 전 조선국왕의 손님으로 있던 태평양 독일함대 사령관을 통해서 의뢰를 했을 거라고 합니다.
이런 편지에 관해 제가 들은 소문이 사실이냐는 제 물음에 조선국왕은 유감스럽게도 아니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으로서는 제가 전혀 의심치 않는, 프랑스 공화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조차도 부정했습니다.
본성상 진실할 능력이 없을 뿐더러 주되게는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고문관들주 001
번역주 001)
외국 고문관들이 아닌 국왕 측근의 대신을 비롯한 고위 관료를 말하는 듯
닫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우리에 대해 그 같은 태도를 취하게 되었기는 하지만, 그의 이중적인 태도와 정직하지 못한 그런 증거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조선국왕은 전체적으로 보아 친러 정책을 견지하려 하고 있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러 저런 문제를 우리에게 바람직한 방향으로 해결해주라고 자신의 자문역인 대신들에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목적을 아주 확실하게 이루기 위해 그는 대개 어느 대신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내려면 어떻게 위협해야 하는지를 러시아공사에게 가르쳐주면서 자신의 고문관들에 반하는 밀담을 러시아공사와 나누었습니다.
조선에서 우리의 영향력을 뒷받침해 줄 그다지 기대할 바 없는 이런 것 말고는 이 나라에서 의미 있는 나머지 모든 것은 우리에게 분명히 적대적이며, 적어도 우리의 조언과 심지어 요구마저도 극히 의심하듯이 그리고 냉담하게 대하고 있습니다. 국왕전하가 저에게 예상 밖으로 의뢰를 하더라도 제가 가벼운 마음으로 조선국왕에게 이러 저런 부서를 담당할 대신을 추천할 수 있는 인물을 저는 한 명도 알지 못 합니다. 하지만 1월 30일(2월 11일)주 002
번역주 002)
아관파천이 일어난 날
닫기
이전과 그 직후 우리에게는 민영환과 이범진 등과 같은 몇 몇 확실한 신봉자가 있었습니다. 그 중 민영환은 바로 우리 자신이 러시아와 유럽 공사로 조선에서 내보냈으며, 이범진은 워싱턴 공사로 보냈습니다.
앞에서 이미 말씀드렸지만, 이같이 슬픈 현상이 생긴 이유는 주되게는 우리 지지자들이, 그들의 견해에 따르면, 우리가 이곳에서 반드시 수행했어야 했을 적극적 역할에 대한 기대를 기만당했기 때문이며, 또한 우리와 일본 사이에 맺은 협약 때문이었습니다. 그들은 이 협약의 목적을 아주 불분명하게밖에 이해하지 못했고, 우리에게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쪽으로 그것을 해석했던 것입니다. 여기에 더 자잘한 성격의 수많은 요인들이 가세했습니다. 그러한 요인들로서는, 모든 동양인들, 특히 조선인들에게 고유한 음모의 경향인 바, 이것은 보통 그것을 꾸미는 전문가들에게 적지 않은 이익을 가져줍니다. 또한 부유하고 열정적이며 교활한 국왕 부친 대원군의 우리에 대한 비타협적인 적대와 음모인데, 대신들과 관리들 사이에는 아직도 그를 따르는 수많은 신봉자가 있습니다. 그리고 군대 내에서의 불만으로써, 그들이 지금까지 너무나 폭넓게 누려오던 불법적인 모든 수입을 군 사업에서 우리의 영향력이 확고해지면 완전히 상실할까봐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또한 과거 중국과 일본의 조선에 대한 강압에 투쟁할 때 조선과 그 대신들의 유일한 자문이자 지도자 역을 했던 수많은 미국 선교사들이 우리에게 체계적인 반대를 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의 모든 외국 외교관들의 우리에 대한 적대적인 음모로서, 이들은 아주 우호적으로 행동하면서도 기회가 생기기만 하면 놓치지 않고 이곳에서의 모든 우리 행동을 우리에게 가장 불리한 측면에서 조선인들에게 설명을 하면서 이 나라에서 우리의 영향력이 허용된다면 불가피하게 무서운 재난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겁을 주고 있습니다.
같은 날짜의 № 3으로 보낸 제 보고에서 각하는 우리에게 불리한 이 모든 요인들 전체로 인해 어떤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인지 짐작하시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감히 조선의 현 사태에 대해 일별하는, 그러나 솔직한 서술로써 각하를 번거롭게 하였다면 이것은 이러한 사태를 우리에게 유리하게 변화시키기 위해 우리가 이곳에서 싸워야 할 곤란을 각하께서 미리 준비하시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조선은 현재 그런 추악한 상황에 있습니다. 조선국왕도 예외 없이 조선의 고위계급은 뇌물을 필수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국내정치에 국한된 요소만이 아니라, 그러한 하나하나의 기만과 암담한 거짓은 오늘날 한국사회의 모든 계층에게 만연해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저로 하여금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우리의 불행한 이웃나라를 국가의 자주적인 존립의 의미를 갖게 하는 최소한의 도덕적 단계로 세워놓을 수 없으리라는 슬픈 확신을 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섣부른 비관주의라 비난을 얻지 않을까 저어하여 저는 제가 조선을 더 근거를 가지고 전면적으로 알게 되기 전까지는 이 나라에 대한 최종 판결을 보류하려 합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우리에 반대하여 끓어오르고 있는 간계와 모략을 어느 정도라도 무화(無化)시키기 위해 제 모든 노력과 모든 능력을 다할 것입니다.
깊은 존경과 깊은 충심을 다하여.
각하의 충복
시페이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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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페이예르가 М.Н. 무라비요프에게 보낸 보고서 자료번호 : kifr.d_0004_0210_00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