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가 대하에 이르는 길을 찾다가 전국(滇國)과 교통(交通) 함
장건이 말하기를, “신(臣)이 대하에 있을 때 공(邛)의 죽장(竹杖)주 001과 촉(蜀)의 포(布)주 002를 보았습니다. ‘어떻게 이것을 구했느냐?’고 물어 보니 대하국 사람이 말하기를, ‘우리의 상인들이 신독에 가서 산 것이다. 신독은 대하의 동남쪽으로 대략 수천 리 떨어진 곳에 있는데, 그 풍속은 정착생활로서 대체로 대하와 동일하지만, 매우 습하고 덥다고 한다. 그 나라 사람들은 코끼리를 타고 전투를 한다. 그 나라는 큰 강[大水]주 003에 임해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헤아려 보건대, 대하는 한나라에서 일만 이천 리 떨어져 있고 한나라의 서남쪽에 있습니다. 그런데 신독국 또한 대하에서 동남쪽으로 수천 리 떨어져 있고 촉의 물건이 있다면, 이는 그곳이 촉으로부터 멀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제 대하에 사신을 보낼 때, 강족이 사는 땅을 통과하려 한다면 [그 길은] 험하고 강족이 싫어할 것이고, 조금 북쪽으로 간다면 흉노에게 붙잡히게 될 것이니, 촉을 경유한다면 당연히 지름길이 있을 것이고주 004또한 약탈당할 염려도 없을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이미 천자(天子)께서는 대완과 대하와 안식 등과 같은 것들이 대국이고 특이한 물자가 많으며 토착생활을 하면서 중국과 상당히 유사한 생활을 하지만 군대가 약하고 한나라의 재물을 귀중하게 여긴다는 사실과, 그 북쪽의 대월지와 강거 등과 같은 것들은 군대가 강하지만 그들에게 재물을 보내서 이익을 베풀어 입조(入朝)하게주 005할 수 있다는 사실을 들었다. 또한 진심을 다해서 의로움으로써 그들을 귀속케 한다면 영토는 만 리를 넓힐 수 있을 것이요, 거듭해서 통역을 하여주 006다른 풍속을 [갖는 사람들을] 초치한다면 [천자의] 위덕이 사해(四海)에 미칠 것이다. 천자께서 기뻐하며 장건의 말을 옳다고 하고, 이에 장건으로 하여금 촉의 건위(犍爲)
주 007를 거쳐서 밀사(間使)주 008로 출발하도록 하였다. [사신들이] 네 방향의 길로 모두 출발했는데, 하나는 방(駹)주 009을, 하나는 염(冄)주 485을, 하나는 사(徙)주 011를, 하나는 공(邛)주 012·북(僰)주 013을 나서서 모두 1~2천 리씩 갔다. 그 북방은 저(氐)주 014와 작(筰)주 015에게 막히고, 남방은 수(雟)주 016와 곤명(昆明)주 017에게 막혔다. 곤명과 같은 곳에는 군장이 없고 [사람들은] 약탈과 도적질을 잘해서, 갑자기 한나라 사신들을 죽이거나 약탈하였으므로 결국 통과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 서쪽으로 대략 천 여리 떨어진 곳에 코끼리를 타고 다니는 나라가 있다는 말은 들었는데, 그 이름은 전월(滇越)
주 018이라고 하며 촉의 상인들이 몰래 물건을 내보내서주 019어쩌다 그곳에 도달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되자 한나라는 대하에 이르는 길을 찾기 위해 비로소 전국(滇國)
주 486과 교통하였다. 원래 처음에 한나라는 서남이(西南夷)와 교통하고자 했었으나 비용이 많이 들고 길도 통하지 않아 그만두었던 것인데, 장건이 대하와 통할 수 있다는 말을 하자 이에 비로소 다시 서남이와의 교통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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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주 486)
색인어
- 이름
- 장건, 장건, 장건, 장건
- 지명
- 대하, 촉(蜀), 대하국, 신독, 신독, 대하, 대하, 대하, 한나라, 한나라, 신독국, 대하, 촉, 촉, 대하, 촉, 대완, 대하, 안식, 한나라, 대월지, 촉, 건위(犍爲), 한나라, 전월(滇越), 촉, 한나라, 전국(滇國), 한나라, 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