卷之一 出城/ 한사정
薊山紀程
卷之一 出城/ 閑似亭
한사정(閑似亭)
구주단(九疇壇)에서 또 앞으로 10리를 나가면 들판은 끝나고 강물이 돌아가는데, 차문(車門)으로 나가면, 이곳은 정전(井田)을 할 때에 차가 다니던 길목이므로 문을 세우고 그것을 차문(車門)이라고 부른다. 정자 하나가 있어 초연하게 강물에 다가서 있는데 읍 사람들이 세운 것으로서 날 듯이 웅장한 점에서는 연광정(練光亭)과 부벽루(浮碧樓)에 떨어지지마는 안온하고 산뜻한 점에서는 또 그 나름의 독특한 일면을 지니고 있다. 황산곡(黃山谷 황정견(黃庭堅))의 ‘강남의 물 빛은 하늘보다 푸른데, 그 가운데 백구 있어 한가하기 나와 같다.[江南水色碧於天 中有白鷗閒似我]’의 뜻을 취해서 한사정(閒似亭)이라는 현판을 걸었다 한다. 정자에는 10여 개의 시판(詩板)이 걸려 있었다.
閑似亭
自九疇壇又前進十里。野盡而江廻。從車門出。此井田時。車道所由。立門於路口。號曰車門。有一亭超然臨江。邑人之所構。縹緲雄偉。則雖讓練光,浮碧。而穩藉蕭洒。亦一別鋪敍。取黃山谷詩江南水色碧於天中有白鷗閒似我之義。扁曰閒似亭。亭揭十數詩板。
浿江江水碧如山。檻外眠鷗日慣顏。聲色樓坮平壤郡。別人占取一區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