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한야선우가 한나라와 맹약을 맺고 북쪽 선우정(單于庭)으로 돌아감
원제
주 001가 처음 즉위하자 호한야선우는 다시 상서(上書)하여 [흉노] 민중이 궁핍하다고 말하였다. 한은 조서를 내려 운중군(雲中郡)
주 002과 오원군(五原郡)
주 003에서 곡식 2만 곡을 옮겨 지급하였다.
질지선우는 자신의 [근거지에서 한까지] 길이 멀고, 또한 한이 호한야를 옹호하는 것을 원망하였다. 사신을 보내 상서하여 [한에 있는 흉노의] 시자(侍子)를주 004[돌려보내길] 요구했다. 한은 곡길(谷吉)을 보내 [시자를] 호송하였는데, 질지는 곡길을 죽였다.주 005
이듬해주 007 한은 거기도위 한창과 광록대부주 008 장맹(張猛) 주 009으로 하여금 호한야선우의 시자를 호송하게 하였다. [이때] 곡길 등에 대한 소식을 듣고 [흉노의] 죄를 사면하여 스스로 [한의 토벌을 받지 않을까] 의심하지 않도록 하였다. 한창과 장맹은 선우의 백성들이 늘고 날로 번성하여 변새 주변의 짐승들을 모두 포획하였고, 선우는 충분히 자신을 지킬 수 있어 질지를 두려워하지 않음을 보았다. 그 대신들이 여러 차례 선우에게 북으로 돌아갈 것을 권유하는 것을 듣고, 북으로 간 뒤 [한과] 약속을 [맺기] 어렵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한창과 장맹은 곧 [흉노 선우와] 맹약을 맺으며 말하였다. “오늘부터 한과 흉노는 합하여 한집안이 되었으니, 대대로 서로 속이거나 서로 공격하여서는 안 된다. [쌍방 간에] 몰래 훔치는 일이 발생하면 서로 통보하여 절도한 자는 처벌하고 [훔친] 물건은 보상한다.주 010침략이 있으면 군대를 일으켜 서로 돕는다. 한과 흉노 가운데 감히 먼저 맹약을 배반하는 자가 있다면 하늘의 징벌을 받게 될 것이다. 자손 대대로 모두 맹약을 따르도록 한다.”
한창과 장맹 그리고 선우와 [그의] 대신들은 함께 흉노의 낙수(諾水) 동산(東山) 주 011에 올라 백마를 벤 뒤 선우는 경로도(徑路刀)와 황금제 유리(留犂)[라는 식칼]로 술과 함께 [그 피를] 섞어,주 012 노상선우(老上單于) 주 013에게 격파된 월지왕(月氏王)의 해골로 만든 술잔주 014에 담아 함께 마시고 피로써 맹약하였다.
한창과 장맹이 돌아와 이 일을 상주하자, 공경들은 회의에서 “선우는 변새를 지키고 [한의] 울타리가 되었습니다. 비록 북으로 가려 해도 여전히 [한에] 위해가 되지는 못할 것입니다. 한창과 장맹은 멋대로 한국(漢國)의 자자손손을 들어 이적과 맹세[詛盟]하였습니다. 선우로 하여금 [맹약을 파기하면 한에 대하여] 하늘에 악언을 고할 수 있게 하여, 국가를 모욕하였고 그 위엄과 소중함에 해를 입혔으니 [맹약을] 실행해서는 안 됩니다.주 015응당 사신을 보내 가서 하늘에 아뢰고 제사를 올려 맹약을 풀어야 합니다. 한창과 장맹은 사신의 임무를 받들었으나 그 결과가 불량하니 그들의 죄는 ‘부도(不道)’주 016에 이릅니다.” [하지만] 원제는 그 죄를 가볍게 여겼고 조서를 내려 한창과 장맹에게는 [재물로] 속죄(贖罪)할 수 있도록 판결하고 맹약을 풀지 말도록 했다. 그 뒤 호한야는 마침내 북쪽의 [선우]정으로 돌아갔으며, [흉노] 사람들도 차례차례 돌아갔다. [흉노] 국내는 마침내 안정되었다.
질지선우는 자신의 [근거지에서 한까지] 길이 멀고, 또한 한이 호한야를 옹호하는 것을 원망하였다. 사신을 보내 상서하여 [한에 있는 흉노의] 시자(侍子)를주 004[돌려보내길] 요구했다. 한은 곡길(谷吉)을 보내 [시자를] 호송하였는데, 질지는 곡길을 죽였다.주 005
각주 005)
한은 곡길의 소식을 알지 못하고 있었는데, 흉노에서 항복한 사람들은 모두 그를 죽였다는 말을 구탈(甌脫)주 006에서 들었다고 하였다. 호한야선우의 사신이 오자 한은 일일이 문서를 들어 책망하였는데 매우 심하였다.漢의 사신 谷吉의 피살 사건에 대해서는 『漢書』 권70(「陳湯傳」 : 3008∼3009)에 상세히 나온다. 初元 1년(전48) 郅支單于는 侍子를 돌려보낼 것과 아울러 ‘內附’를 청하였다. 이에 답하여 漢에서는 衞司馬 谷吉을 사신으로 郅支單于의 주둔지에 보내려 했다. 하지만 御史大夫 貢禹와 博士 匡衡은 夷狄의 요구를 모두 들어줄 수 없다며 侍子를 邊塞까지만 호송하도록 하고 사신은 돌아와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谷吉은 匈奴의 요청을 거절할 경우 후환이 있을까 두렵다는 이유로 使行을 강청하였다. “한 사람의 사신이 죽어 백성을 안녕하게 할 수 있다면 …… 신이 원하는 바”라는 말도 하였다. 右將軍 馮奉世의 찬성에 힘입어 元帝는 사신 파견을 허용하였으나 결국 谷吉은 피살되어 貢禹 등의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이 사건은 이후 陳湯과 甘延壽가 서역을 정벌하고 郅支單于를 죽이는 계기가 되었다.
이듬해주 007 한은 거기도위 한창과 광록대부주 008 장맹(張猛) 주 009으로 하여금 호한야선우의 시자를 호송하게 하였다. [이때] 곡길 등에 대한 소식을 듣고 [흉노의] 죄를 사면하여 스스로 [한의 토벌을 받지 않을까] 의심하지 않도록 하였다. 한창과 장맹은 선우의 백성들이 늘고 날로 번성하여 변새 주변의 짐승들을 모두 포획하였고, 선우는 충분히 자신을 지킬 수 있어 질지를 두려워하지 않음을 보았다. 그 대신들이 여러 차례 선우에게 북으로 돌아갈 것을 권유하는 것을 듣고, 북으로 간 뒤 [한과] 약속을 [맺기] 어렵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한창과 장맹은 곧 [흉노 선우와] 맹약을 맺으며 말하였다. “오늘부터 한과 흉노는 합하여 한집안이 되었으니, 대대로 서로 속이거나 서로 공격하여서는 안 된다. [쌍방 간에] 몰래 훔치는 일이 발생하면 서로 통보하여 절도한 자는 처벌하고 [훔친] 물건은 보상한다.주 010침략이 있으면 군대를 일으켜 서로 돕는다. 한과 흉노 가운데 감히 먼저 맹약을 배반하는 자가 있다면 하늘의 징벌을 받게 될 것이다. 자손 대대로 모두 맹약을 따르도록 한다.”
한창과 장맹 그리고 선우와 [그의] 대신들은 함께 흉노의 낙수(諾水) 동산(東山) 주 011에 올라 백마를 벤 뒤 선우는 경로도(徑路刀)와 황금제 유리(留犂)[라는 식칼]로 술과 함께 [그 피를] 섞어,주 012 노상선우(老上單于) 주 013에게 격파된 월지왕(月氏王)의 해골로 만든 술잔주 014에 담아 함께 마시고 피로써 맹약하였다.
한창과 장맹이 돌아와 이 일을 상주하자, 공경들은 회의에서 “선우는 변새를 지키고 [한의] 울타리가 되었습니다. 비록 북으로 가려 해도 여전히 [한에] 위해가 되지는 못할 것입니다. 한창과 장맹은 멋대로 한국(漢國)의 자자손손을 들어 이적과 맹세[詛盟]하였습니다. 선우로 하여금 [맹약을 파기하면 한에 대하여] 하늘에 악언을 고할 수 있게 하여, 국가를 모욕하였고 그 위엄과 소중함에 해를 입혔으니 [맹약을] 실행해서는 안 됩니다.주 015응당 사신을 보내 가서 하늘에 아뢰고 제사를 올려 맹약을 풀어야 합니다. 한창과 장맹은 사신의 임무를 받들었으나 그 결과가 불량하니 그들의 죄는 ‘부도(不道)’주 016에 이릅니다.” [하지만] 원제는 그 죄를 가볍게 여겼고 조서를 내려 한창과 장맹에게는 [재물로] 속죄(贖罪)할 수 있도록 판결하고 맹약을 풀지 말도록 했다. 그 뒤 호한야는 마침내 북쪽의 [선우]정으로 돌아갔으며, [흉노] 사람들도 차례차례 돌아갔다. [흉노] 국내는 마침내 안정되었다.
- 각주 001)
- 각주 002)
- 각주 003)
- 각주 004)
-
각주 005)
漢의 사신 谷吉의 피살 사건에 대해서는 『漢書』 권70(「陳湯傳」 : 3008∼3009)에 상세히 나온다. 初元 1년(전48) 郅支單于는 侍子를 돌려보낼 것과 아울러 ‘內附’를 청하였다. 이에 답하여 漢에서는 衞司馬 谷吉을 사신으로 郅支單于의 주둔지에 보내려 했다. 하지만 御史大夫 貢禹와 博士 匡衡은 夷狄의 요구를 모두 들어줄 수 없다며 侍子를 邊塞까지만 호송하도록 하고 사신은 돌아와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谷吉은 匈奴의 요청을 거절할 경우 후환이 있을까 두렵다는 이유로 使行을 강청하였다. “한 사람의 사신이 죽어 백성을 안녕하게 할 수 있다면 …… 신이 원하는 바”라는 말도 하였다. 右將軍 馮奉世의 찬성에 힘입어 元帝는 사신 파견을 허용하였으나 결국 谷吉은 피살되어 貢禹 등의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이 사건은 이후 陳湯과 甘延壽가 서역을 정벌하고 郅支單于를 죽이는 계기가 되었다.
- 각주 006)
- 각주 007)
- 각주 008)
- 각주 009)
- 각주 010)
- 각주 011)
- 각주 012)
- 각주 013)
- 각주 014)
- 각주 015)
- 각주 016)
색인어
- 이름
- 원제, 호한야선우, 질지선우, 호한야, 곡길(谷吉), 질지, 곡길, 곡길, 호한야선우, 한창, 장맹(張猛), 호한야선우, 곡길, 한창, 장맹, 질지, 한창, 장맹, 한창, 장맹, 노상선우(老上單于), 한창, 장맹, 한창, 장맹, 한창, 장맹, 원제, 한창, 장맹, 호한야
- 지명
- 한, 운중군(雲中郡), 오원군(五原郡), 한, 한, 한, 한, 한, 한, 한, 한, 한, 한, 한, 낙수(諾水), 동산(東山), 한, 한, 한국(漢國),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