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잔오존이 출운국에서 큰 뱀을 물리치고 기도전희(奇稻田姬)와 혼인함
여덟 번째 이야기
이때주 001
소잔오존이 고천원에서 출운국
주 002에 위치한 파천(簸川)주 003의 상류에 하강하였다. 이때 강의 상류에서 사람의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래서 그 소리를 찾아가 살펴보니 한 노부부가 있었는데, 중간에 한 소녀를 사이에 두고 어루만지면서 통곡하고 있었다. 소잔오존이 “그대들은 누구인가. 또 어찌하여 그렇게 울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노부부가 “나는 이 나라의 국신(國神;쿠니츠카미)주 004으로 이름은 각마유(脚摩乳;아시나즈치)주 005이고, 나의 아내의 이름은 수마유(手摩乳;테나즈치)주 006입니다. 이 아이는 저희들의 아이로 이름은 기도전희(奇稻田姬;쿠시이나다히메)주 007입니다. 저희들이 울고 있는 이유는 지난날 우리에게는 여덟주 008 명의 딸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해마다 팔기대사(八岐大蛇;야마타노오로치)주 009에게 한 명씩 잡아 먹혔습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이 아이가 그 큰 뱀(大蛇)에게 잡아먹힐 차례입니다. 그렇지만 이 운명을 벗어날 방도가 없습니다. 그래서 슬퍼하며 울고 있는 것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이에 소잔오존이 “만약 그런 이유라면 이 여자아이를 나에게 주겠는가.”라고 말하자 “물론 말씀대로 드리겠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소잔오존이 순식간에 기도전희(奇稻田姬)를 성스러운 빗으로 만들어 머리장식으로 꽂았다. 그리고 각마유와 수마유에게 일러 팔온주(八醞酒;야시호워리노사케)주 010를 빚게 하였다. 또 가기(假庪;사즈키)주 011[假庪는 사즈키(佐受枳)라 읽는다.] 여덟 상을 만들어 각각 하나씩의 술통을 준비해 그 속에 술을 가득 담아 놓게 하고서 큰 뱀을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내 때가 되자 과연 큰 뱀이 찾아왔다. 그 뱀은 머리와 꼬리가 각각 여덟 개씩 있었고 눈은 적산장(赤酸醬)주 012[赤酸醬은 아카카가치(阿箇箇鵝知)라 읽는다.]과 같았다. 등에는 소나무나 동백과 같은 상록수의 큰 나무가 나 있고, 여덟 개 언덕 여덟 개 골짜기 사이에 걸쳐 있을 정도의 크기였다. 술이 있는 것을 보자 머리를 각각 하나씩 술통에 박고 마시기 시작했다. 마침내 술기운이 돌자 잠이 들었다. 그때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소잔오존이 허리에 차고 있던 십악검을 빼들고 재빠르게 그 큰 뱀을 잘라 죽였다. 큰 뱀의 꼬리 부분을 잘랐을 때 소잔오존의 칼날이 약간 떨어져 나갔다. 그래서 그 꼬리를 갈라보니 그 속에 한 자루의 칼이 있었다. 이것이 소위 초치검(草薙劒;쿠사나기노츠루기)주 013[草薙劒은 쿠사나기노츠루기(俱娑那伎能都留伎)라 읽는다. 일서에는 원래 이름을 천총운검(天叢雲劒;아마노무라쿠모노츠루기)주 014이라 한다고 전하고 있다. 이는 큰 뱀이 있는 곳 위에는 항상 구름이 피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붙여진 이름인 것인가. 일본무황자(日本武皇子;야마토타케루노미코)주 015에 이르러 이름을 고쳐 초치검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이다.
소잔오존이 “이것은 아무래도 신비스러운 칼 같구나. 내가 어찌 사사로이 취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하고 천신(天照大神)에게 헌상하였다주 016.
그런 연후에 소잔오존은 결혼할 곳을 찾아서 여행을 떠나 출운에 있는 청지(淸地;스가)주 017[淸地는 스가(素鵝)라고 읽는다.]에 이르렀다. 그래서 “내 마음이 산뜻하구나.”라고 말하고[이 때문에 지금 이 곳의 지명을 스가(淸)라 한다.] 그곳에 궁전주 018을 세웠다[일설에는 그때 무주 019 소잔오존(武素戔嗚尊;타케스사노워노미코토)이 다음과 같은 노래를 불렀다고 전한다주 020.].
그러자 소잔오존이 순식간에 기도전희(奇稻田姬)를 성스러운 빗으로 만들어 머리장식으로 꽂았다. 그리고 각마유와 수마유에게 일러 팔온주(八醞酒;야시호워리노사케)주 010를 빚게 하였다. 또 가기(假庪;사즈키)주 011[假庪는 사즈키(佐受枳)라 읽는다.] 여덟 상을 만들어 각각 하나씩의 술통을 준비해 그 속에 술을 가득 담아 놓게 하고서 큰 뱀을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내 때가 되자 과연 큰 뱀이 찾아왔다. 그 뱀은 머리와 꼬리가 각각 여덟 개씩 있었고 눈은 적산장(赤酸醬)주 012[赤酸醬은 아카카가치(阿箇箇鵝知)라 읽는다.]과 같았다. 등에는 소나무나 동백과 같은 상록수의 큰 나무가 나 있고, 여덟 개 언덕 여덟 개 골짜기 사이에 걸쳐 있을 정도의 크기였다. 술이 있는 것을 보자 머리를 각각 하나씩 술통에 박고 마시기 시작했다. 마침내 술기운이 돌자 잠이 들었다. 그때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소잔오존이 허리에 차고 있던 십악검을 빼들고 재빠르게 그 큰 뱀을 잘라 죽였다. 큰 뱀의 꼬리 부분을 잘랐을 때 소잔오존의 칼날이 약간 떨어져 나갔다. 그래서 그 꼬리를 갈라보니 그 속에 한 자루의 칼이 있었다. 이것이 소위 초치검(草薙劒;쿠사나기노츠루기)주 013[草薙劒은 쿠사나기노츠루기(俱娑那伎能都留伎)라 읽는다. 일서에는 원래 이름을 천총운검(天叢雲劒;아마노무라쿠모노츠루기)주 014이라 한다고 전하고 있다. 이는 큰 뱀이 있는 곳 위에는 항상 구름이 피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붙여진 이름인 것인가. 일본무황자(日本武皇子;야마토타케루노미코)주 015에 이르러 이름을 고쳐 초치검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이다.
소잔오존이 “이것은 아무래도 신비스러운 칼 같구나. 내가 어찌 사사로이 취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하고 천신(天照大神)에게 헌상하였다주 016.
그런 연후에 소잔오존은 결혼할 곳을 찾아서 여행을 떠나 출운에 있는 청지(淸地;스가)주 017[淸地는 스가(素鵝)라고 읽는다.]에 이르렀다. 그래서 “내 마음이 산뜻하구나.”라고 말하고[이 때문에 지금 이 곳의 지명을 스가(淸)라 한다.] 그곳에 궁전주 018을 세웠다[일설에는 그때 무주 019 소잔오존(武素戔嗚尊;타케스사노워노미코토)이 다음과 같은 노래를 불렀다고 전한다주 020.].
많은 구름(八雲)이 서리는 출운(出雲;이즈모)의 팔중원(八重垣)[겹겹이 친 담장]이여, 아내를 안에 숨기게 하려고 팔중원을 만든다. 그 팔중원으로 된 집이여주 021
번역주 021)
. ‘や雲たつ 出雲八重垣 妻ごめに 八重垣作る その八重垣え’(많은 구름이 서리는 이즈모의 겹겹 담장을 두른 집이여. 아내를 그 속에 들이기 위해 겹겹 담장을 둘러친다. 그 겹겹 담장을 두른 집이여. ) 이 노래를 日本古典文學大系 『日本書紀』 上은 다음과 같이 풀이하였다. ‘구름이 뭉게뭉게 오르고 있다. 出雲의 八重垣이여, 처를 감싸주는 八重垣을 만들다. 그 八重垣이여.’ や雲たつ는 出雲에 대한 枕詞(마쿠라고토바), 즉 일본의 和歌에서 관용적으로 쓰이는 표현이다. 出雲八重垣은 몇 겹으로 두른 담장으로 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두 신은 부부의 연을 맺어 대기귀신(大己貴神;오호아나무치노카미)주 022을 낳았다. 그리고 “내 아들의 궁의 지배자주 023는 각마유와 수마유로 하라.”고 명하였다. 그래서 이 두 신을 도전궁주신(稻田宮主神;이나다노미야누시노카미)주 024이라고 한다. 그런 후에 소잔오존은 마침내 근국으로 되돌아갔다.
- 번역주 001)
- 번역주 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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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주 022)
- 번역주 023)
- 번역주 024)
색인어
- 이름
- 소잔오존, 소잔오존, 각마유, 수마유, 기도전희, 소잔오존, 소잔오존, 기도전희, 각마유, 수마유, 소잔오존, 소잔오존, 일본무황자, 소잔오존, 소잔오존, 소잔오존, 대기귀신, 각마유, 수마유, 소잔오존
- 지명
- 출운국, 파천, 출운, 청지, 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