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종무관장 알렉세예프의 비밀 전문
Секретная телеграмма Генерал-Ад. Алексеева
시종무관장 알렉세예프주 001의 비밀 전문
여순항, 1903년 6월 6/19일.
6월 3일자 전보 두 통을 받았습니다.
안동(安東)주 002과 용암포의 개항 선포를 계기로 몇몇 해외 열강들이 청국에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만주, 특히 압록강 하구의 여러 대외무역소 개방은 이제 활동을 시작해 아직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러시아 기업들에게 심각한 해가 될 것입니다. 게다가 이 무역소들이 개방되면 일본 거주민과 외국 관원들이 그곳을 자유로이 출입하게 될 텐데, 우리가 만주를 떠날 경우 그것을 막는 것도 불가능해집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위 무역소들의 개방이 우리로선 피할 수는 없어도 연기시킬 수는 있는 필연적인 일이라는 점도 인정합니다. 이 문제에 관해 청국이 신속한 철수를 고려하여 우리에게 아무리 그럴듯한 약속을 하더라도, 우리가 떠난 직후 청국은 주변 정세에 따라 외국인들의 압력에 굴복해 그들을 위해 만주의 주요 무역소를 개방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다음과 같은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외국인들은 우리가 떠난 경제 지역을 빠르게 점유할 것이고, 우리를 항상 다른 외국인들과 불화시키려고 하는 청국 중앙 정부의 협조 하에 수많은 관리들을 동원해 서둘러 청국 지방 정부와 주민들을 우리의 적으로 만들 것입니다. 언젠가 불가리아가 그랬던 것처럼 만주도 우리의 적대 진영이 되겠지요. 우리는 양심적인 사람들이 3월 26일 조약을 이행했다는 생각에 만족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런 상황은 극동에서 확고한 위치를 만드는 데 수백만을 지출한 러시아의 체면과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다시 만주를 차지해야 하고, 그럴 경우 평화적으로 점령 상태를 유지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과 자금이 따를 것입니다. 이상으로 볼 때, 현 상황에서 3월 26일 조약을 폐기하기 위한 그럴싸한 구실을 만드는 방향으로 청국 정부와 교섭을 진행해야 한다고 제안하는 바입니다. 이 조약은 만주에 대한 간섭을 강청하는 다른 열강들과 극단의 두 얼굴을 가진 청국 정부의 행실로 볼 때 우리에겐 확실히 이익이 없을 뿐더러 이행 불가능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한국 정부로 보자면, 압록강의 대외무역항을 개방할 경우 우리가 그곳으로 신속히 군대를 파견할 것이라는 사실을 성명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이런 성명은 틀림없이 당연하다는 인상을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