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이(蠻夷)가 교화하여 한나라에 복종됨을 논함
논왈: 한왕조가 융적(戎狄)을 토벌하고 변경지역에서 군사활동을 벌리는 것은, 대체로 제왕들의 업적으로 계속되었다. 변경지역이 함락되고 군사를 잃고 장수가 패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체로 한 해를 넘기지 않았고, 결국에는 사이(四夷)의 영토를 개척하고 풍속이 다른 종족들의 귀부를 받을 수 있었다. 문서와 맹약이 적용되고 풍속과 교화가 두루 퍼지게 되는 것은 거의 해가 뜨고 지는 모든 곳에 해당되었다. [그래서] 『산경(山經)』 『수지(水志)』와 같은 [지리] 저작에는 소략하나마 [변방지역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었다. 복종과 반역이 반복되어 일정하지는 않고, 때때로 조정의 위엄과 은택이 미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그렇지만 교화가 행해지게 되면 귀를 늘어뜨리거나 발에 문신하는 무리나 짐승처럼 [동굴에서] 살고 조어(鳥語)를 사용하는 종족들도 종족 전체를 들어 얼굴을 돌려 관리의 파견을 요청하지 않은 경우가 없었는데, 바다를 건너고 험준한 산을 넘어 몇 차례의 중역을 통해 내속하였다. 그 결과 중랑장(中郞將)과 교위(校尉)의 관부에 이름을 기록하고,주 001도호(都護) 부도위(部都尉) 태수(太守)의 부(府) 공조(功曹)에 편성된 호구수는 금방 수백만을 헤아렸다. 그리고 산과 바다에 매장되어 있는 신령스러운 물건이나 깊은 모래와 땅 속에 있는 진귀한 보물들도 바쳐져 궁실은 기이하고 화려하게 조각되고 장식되지 않은 것이 없었다. 또, 종가(賨幏) 화취(火毳) 순금(馴禽) 봉수(封獸)주 002
각주 002)
등의 공물은 내부(內府)주 003선반에 겹겹이 쌓였다. 이가(夷歌), 파무(巴舞) 등 특수한 음률과 가락의 기교가 외문(外門)주 004에서 연이어 연주되었다. 어찌 가볍게 복종시키는 방법으로 이렇게 되기에 충분하였겠는가? 오히려 또한 원방을 불러들이는 정책때문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만이(蠻夷)는 험준한 바위와 계곡에 의지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대다수는 토착생활을 하며, 형주와 교주지역에 연결되어 있고, 파(巴)과 용(庸)의 바깥지역을 둘러싸고 있어, 그 끝을 가늠할 수 없다. 그런데 그 흉폭하고 용감하며 간교하고 꾀가 많다는 측면에 있어서, 강적(羌狄)보다 조금 덜한 까닭에, 제멋대로 사납게 하는 활동으로 인한 피해는 심하다고 할 수 없다. 서남지역의 외부는 훨씬 더 약하였다. 영창(永昌)에 관(關)을 세워 방비하여 멀리 떨어진 곳도 영역으로 삼아 토지를 개발하고 인재를 등용하니 지금에 와서는 도시가 되었다.李賢注에서 ‘火毳’는 ‘火浣布’이고, ‘馴禽’은 앵무새이고, ‘封獸’은 ‘코끼리’라고 하였다. 『神異經』에서는 “남방에는 火山이 있는데, 길이가 사십 리이고 폭이 4~5리인데, 다 타버리지 않는 나무가 자라니 밤낮으로 불이 타오른다. 심한 바람에도 더 타오르지 않고, 폭우에도 꺼지지 않는다. 불 속에는 쥐가 있는데, 무게는 100근이고, 털은 길이가 2척이 넘고 가늘기는 비단 같은데, 항상 불 속에서 거주한다. 때때로 밖으로 나오는데, 색깔은 백색으로 물에 젖으면 즉시 죽는다. 그 털로 실을 만들어 포를 만드는데, 사용하다 더러워졌을 때는 불에 넣어 태우면 깨끗해진다.”고 하였다. 『傅子』에서는 “어르신들이 이야기하기를 漢 桓帝 때에 梁冀가 火浣布로 單衣를 만들었는데, 賓客을 맞아 公卿朝臣들과 酒宴을 하는 자리에서 술을 다투는 척하고 술잔을 떨어뜨려 더러워졌다. 梁冀가 거짓으로 화를 내는 척하며 옷을 벗어 태워 버렸다. 옷감이 불을 붙이자 활활 타올라 모든 옷을 태워 버린 것 같았다. 때가 없어지고 불이 꺼지자, 하얗게 깨끗이 되어 마치 물로 빤 것 같았다(火毳卽火浣布也. 馴禽, 鸚鵡也. 封獸, 象也. 神異經曰: “南方有火山, 長四十里, 廣四五里. 生不燼之木, 晝夜火然, 得烈風不猛, 暴雨不滅. 火中有鼠, 重百斤, 毛長二尺餘, 細如絲, 恆居火中, 時時出外, 而色白, 以水逐沃之卽死. 績其毛, 織以作布. 用之若汙, 以火燒之, 則淸潔也.” 傅子曰“長老說漢桓時, 梁冀作火浣布單衣, 會賓客, 行酒公卿朝臣前, 佯爭酒失杯而汙之, 冀僞怒, 解衣而燒之, 布得火, 熚然而熾, 如燒凡布, 垢盡火滅, 粲然潔白, 如水澣”也.).”
- 각주 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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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002)
李賢注에서 ‘火毳’는 ‘火浣布’이고, ‘馴禽’은 앵무새이고, ‘封獸’은 ‘코끼리’라고 하였다. 『神異經』에서는 “남방에는 火山이 있는데, 길이가 사십 리이고 폭이 4~5리인데, 다 타버리지 않는 나무가 자라니 밤낮으로 불이 타오른다. 심한 바람에도 더 타오르지 않고, 폭우에도 꺼지지 않는다. 불 속에는 쥐가 있는데, 무게는 100근이고, 털은 길이가 2척이 넘고 가늘기는 비단 같은데, 항상 불 속에서 거주한다. 때때로 밖으로 나오는데, 색깔은 백색으로 물에 젖으면 즉시 죽는다. 그 털로 실을 만들어 포를 만드는데, 사용하다 더러워졌을 때는 불에 넣어 태우면 깨끗해진다.”고 하였다. 『傅子』에서는 “어르신들이 이야기하기를 漢 桓帝 때에 梁冀가 火浣布로 單衣를 만들었는데, 賓客을 맞아 公卿朝臣들과 酒宴을 하는 자리에서 술을 다투는 척하고 술잔을 떨어뜨려 더러워졌다. 梁冀가 거짓으로 화를 내는 척하며 옷을 벗어 태워 버렸다. 옷감이 불을 붙이자 활활 타올라 모든 옷을 태워 버린 것 같았다. 때가 없어지고 불이 꺼지자, 하얗게 깨끗이 되어 마치 물로 빤 것 같았다(火毳卽火浣布也. 馴禽, 鸚鵡也. 封獸, 象也. 神異經曰: “南方有火山, 長四十里, 廣四五里. 生不燼之木, 晝夜火然, 得烈風不猛, 暴雨不滅. 火中有鼠, 重百斤, 毛長二尺餘, 細如絲, 恆居火中, 時時出外, 而色白, 以水逐沃之卽死. 績其毛, 織以作布. 用之若汙, 以火燒之, 則淸潔也.” 傅子曰“長老說漢桓時, 梁冀作火浣布單衣, 會賓客, 行酒公卿朝臣前, 佯爭酒失杯而汙之, 冀僞怒, 解衣而燒之, 布得火, 熚然而熾, 如燒凡布, 垢盡火滅, 粲然潔白, 如水澣”也.).”
- 각주 003)
- 각주 004)
색인어
- 지명
- 한, 형주, 교주, 파(巴), 용(庸), 영창(永昌)
- 서명
- 산경(山經), 수지(水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