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사(冊使)와 배신(陪臣)이 따르는 문제에 대한 천사(天使) 양방형(楊方亨)의 게첩(揭帖)
3. 楊天使揭
불녕(不佞)주 001은 해안가에 머물고 있어 서로의 거리가 아득히 멀기만 하여 오랫동안 아직 한 사람의 사신주 002도 보내지 못하고 공손히 안부를 여쭙니다. 비록 항상 인편에 의지하여 편지 한 통을 부쳐 드리곤 했지만 끝내 제 생각을 다하지 못하였습니다. 요즈음 기요마사주 003가 섬으로 돌아갈 때 군영을 불태워 부산이 안정되기에 이르렀다는 정상에 관해서 현왕께서는 이미 모든 소식을 들어서 아실 것이므로 더는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지난번 도성의 사람이 와서 조정의 뜻이 굳건하여 반드시 이전의 약속대로 봉전(封典)을 마치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이는 또한 양국의 다행입니다. 예전에 심 유격주 004이 자문을 보내 배신을 데려가겠다고 하였는데 현왕께서는 능히 그렇게 허락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불녕이 사리로 헤아려 보건대 책사(冊使)가 이미 가는데 배신이 따르는 것은 진실로 굽히는 것이 아니며 귀국을 위한 계책으로 또한 이익은 있되 손해는 없을 것입니다. 곧 한때 굽혀 백대(百代)를 펴는 것은 옛 사람이 행한 것이니 하물며 지금 아직 굽히지도 않은 때이겠습니까. 현왕께서는 깊이 생각하소서. 특별히 이에 삼가 통관(通官) 박의검(朴義儉)에게 대신 문안을 여쭙도록 하였고 상세한 저의 생각은 박의검이 구두로 말씀드리도록 하였으니 본관(박의검)이 면대하여 아뢸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미처 다 말씀드리지 못합니다.
- 각주 001)
- 각주 002)
- 각주 003)
- 각주 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