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사신이 흉노의 습속을 비난하자 중항렬이 고유한 환경에 의해 비롯된 것이라고 언급하며 반박함
한나라 사자주 001가 [와서 중항열에게] 흉노의 풍속은 노인을 천대한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주 002
중항열은 모질게 한나라 사신에게 대꾸했다. “당신들주 003
한나라 풍속에도 누군가가 변경 주둔군의 수비를 위해 징발될 때에는 그 [늙은] 부모가 따뜻한 옷과 기름지고 맛있는 음식을 가져다 [수자리 서기 위해] 군대에 나가는 [자식에게] 주지 않습니까?”주 004
한나라 사신이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중항열이 말하였다. “흉노가 분명히 싸우고 공격하는 것을주 005일로 삼는데, 노약자는 전투를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영양 좋고 맛있는 것을 건장한 사람들에게 먹여 스스로 지키고,주 006이렇게 함으로써 아비와 자식이 각각 서로를 보호할 수 있습니다. 어찌 흉노만 노인을 가벼이 여긴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한나라 사자가 말하였다. “흉노는 부자가 같은 천막[穹廬]주 007에 살면서 아비가 죽으면 아들이 그 계모를 아내로 삼고 형제가 죽으면 모두 그 처를 아내로 삼고 있소. [이것은] 관을 쓰고 허리띠를 매는 예절과 조정의 예제(禮制)주 008가 없는 것이 아닌가요?” 중항열이 말하였다. “흉노의 풍속은 [사람들이] 가축의 고기를 먹고주 009젖을 마시며 가죽을 입는데, 그 가축이 풀을 먹고 물을 마셔야 하기 때문에 계절에 따라 옮겨 다닐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급하게 되면 사람들이 말타기와 활쏘기를 익히고 편하게 되면 일없이 즐기며, 그의 약속은 간단하여 실행하기 쉽습니다.주 010군신도 [잘] 따라서 오래갈 수 있습니다. 한 나라의 정치가 마치 한 몸처럼주 011쉽고 편하게 움직입니다. 부형(父兄)이주 012죽고 나서 그 아내를 취하는 풍습은 종족의주 013대가 끊기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까닭에 흉노는 비록 어지럽기는 하나 종실[의 자제]를 [선우로] 세울 수 있습니다. 지금 중국에서는 [겉으로] 드러내놓고주 014아비와 형의 처를 취하지 않지만, 친족이 멀어지게 되면 서로 죽이고 역성(易姓)까지주 015하는 것도 모두 이런 부류에서 생긴 것입니다. 또한 예의의 폐해로 위아래가 서로를 원망하고주 016[좋은] 집짓기에 힘을 다 쏟아 [노역이 아주 심하게 되어] 사람들의 힘이 결국 약해집니다.주 017무릇 농사와 양잠에 힘을 다 써 옷과 먹을거리를 구하고 성곽을 쌓아 스스로를 갖추기 때문에 그 백성들은 급할 때에도 전투에 익숙하지 못하고 편할 때에도 일하는 것에 지치게 됩니다. 슬프도다. 흙집[土室]에 사는 [불쌍한 한나라] 사람들이, [자신을] 되돌아보고 말을 잘하지도 옷을 차려 입지도 못하니 [그따위] 관을 쓰고 있다고 하더라도 정말로 무엇을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주 018
그로부터 뒤에 한나라 사자가 변론하려고 하면 중항열이 얼른 이렇게 말했다. “한나라 사자는 여러 말이 필요 없습니다. 한나라에서 흉노로 보내오는 비단과 무명과 쌀과 누룩을 수량이나 채우고 [품질이] 좋게만 잘 살피면 그뿐입니다. 어찌 다른 말을 할 필요가 있겠습니까?주 019또한 보내온 [물품이] 제대로 잘 갖추어 있으면 그만이지만, 잘 갖추어지지 않아 거칠고주 020나쁘다면 [우리가] 가을 추수[하기]를 기다려 말을 달려가 당신들이 농사지어 놓은 것들을 짓밟아 놓으면 될 뿐입니다.” [중항열은] 밤낮으로 선우에게 도움이 되는 것과 해가 되는 것을 살필 수 있도록 가르쳤다.
그로부터 뒤에 한나라 사자가 변론하려고 하면 중항열이 얼른 이렇게 말했다. “한나라 사자는 여러 말이 필요 없습니다. 한나라에서 흉노로 보내오는 비단과 무명과 쌀과 누룩을 수량이나 채우고 [품질이] 좋게만 잘 살피면 그뿐입니다. 어찌 다른 말을 할 필요가 있겠습니까?주 019또한 보내온 [물품이] 제대로 잘 갖추어 있으면 그만이지만, 잘 갖추어지지 않아 거칠고주 020나쁘다면 [우리가] 가을 추수[하기]를 기다려 말을 달려가 당신들이 농사지어 놓은 것들을 짓밟아 놓으면 될 뿐입니다.” [중항열은] 밤낮으로 선우에게 도움이 되는 것과 해가 되는 것을 살필 수 있도록 가르쳤다.
- 각주 001)
- 각주 002)
- 각주 003)
- 각주 004)
- 각주 005)
- 각주 006)
- 각주 007)
- 각주 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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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주 016)
- 각주 017)
- 각주 018)
- 각주 019)
- 각주 020)
색인어
- 이름
- 중항열, 중항열, 중항열, 중항열, 중항열, 중항열
- 지명
- 한나라, 한나라, 한나라, 한나라, 한나라, 한나라, 한나라, 한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