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신: 흠차경략찬획계료보정산동등처방해어왜군무병부무고청리사원외랑 유(劉)

사안: 성지를 준행하여 부신(部臣)에게 책임을 오로지 지워 왜환(倭患)을 경략하게 하십시오.

 

살펴보건대, 본부에서 만든 가벼운 수레 300량은 각 량마다 위에 삼베로 만든 방패를 설치하고 3면을 납으로 가로막으며 앞에는 작은 철포 9위(位)를 두어 적을 공격하게 합니다. 각 수레마다 운행하는 사람 3명을 쓰고, 안에는 군병 10명을 복병으로 설치하는데 앞에는 창이나 혹 낭선․당파를 잡게 하고, 다음에는 칼을 잡으며, 다음에는 활과 화살을 쥐게 합니다. 전장에서 적을 상대하면 백번 싸워 백번을 이기니 이는 군대의 기계 가운데 제일입니다. 지난번에 왕경에서 이 수레가 있었다면 왜노를 모조리 가루로 만들었을 것입니다. 지금 수레 300량이 있으니 이를 운용할 3천 명을 자문을 보내어 취하고자 합니다. 이에 마땅히 조선국왕에게 자문을 보내니 즉시 장사 3천 명 혹은 2천 명을 내어 관할하는 관원으로 하여금 엄하게 이끌고 오게 하여 본부의 지시를 듣게 하십시오. 전법(戰法)은 교사로 하여금 훈련하게 하여 진퇴의 되풀이함과 작동 원리를 알게 하십시오. 오직 지금 왜적에 대비하는 용도로만 쓸 것이 아니라 당신네의 나라에서 이 제도를 본떠서 만들어 두고 나중에 쓰면 영구히 근심이 없게 될 것이니 태만히 하지 마십시오. 자문이 잘 도착하기를 바랍니다.

이 자문을 조선국왕에게 보냅니다.

 

만력 21년 2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