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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각화

오브스 아이막 암각화의 세계

Ⅳ. 오브스 아이막 암각화의 세계

1. 오브스 아이막 암각화
1) 암각화의 주제
(1) 해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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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오브스 아이막의 바위그림에서 해 그림이 일정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한 바위 중간부에 둥그렇게 패인 곳인 있고, 그 바깥쪽으로 일정한 간격으로 8개의 광선(4面 8方)을 내고, 외부에 둥그렇게 테를 두른 바퀴와 같은 모양(1– 1)은 바위그림에서 해를 표현하는 보편적인 현상이다.주 025
각주 025)
D. Tsevendorj/Jan Sog Kho(장석호)/M. Tsengel, Mongolyn Gov'-Altain khadny zurag, Seul 2008, tal 262-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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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다른 바위에는 둥그렇게 원을 만들고, 그 아래로 리본과 같은 것을 매달아 표현한 그림(1– 2)이 있는데, 이는 사슴돌에 표현되어 있는 해 그림과 비슷하다.주 026
각주 026)
G. Savinov, Olennye kamin v kul'ture kochevnikov Evrazii, Sankt-Peterburg,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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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큰 발가락과 뾰족한 귀를 가진 표범이나 스라소니 같은 짐승의 꼬리를 위로 올려 둥그렇게 만들고, 그 안쪽에 다시 둥그렇게 그린 그림이 있는데(1– 3), 이 역시 해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또 다른 바위에는 긴 꼬리가 달린 2마리의 야생 염소 그림이 있는데, 그 꼬리 끝에는 광선이 표현되어 있다. 5마리 소 형상들의 뿔은 둥글게 표현되었는데, 이 중 4마리는 뿔 안쪽에 점을 찍어서 해1– 4)를 표현하였다.
 이처럼 소의 뿔이나 사람의 머리, 몸통 및 꼬리 등에 해를 표현하여 그것들이 하늘의 동물임을 보여주는 관습은 몽골 알타이 산맥의 차간 살라(Tsagaan salaa), 바가 오이고르(Baga oigor),주 027
각주 027)
E. Jacomson/V. Kubarev/D. Tsevendorj, “Mongolie duu nord-ouest Tsagaan salaa and Baga Oigor pepertore des petroglyphes”, Asie Central fasc. 6 + 1, pp.481,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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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트 하이르한(Shiveet khairkhan), 우믄고비(Ömnögov') 아이막 한 보그드 솜(Khan bogd) 솜의 자브흐란트 하이르한(Javkhlant khairkhan),주 028
각주 028)
D. Tsevendorj/Ya. Tserendagva/B.Günchinsüren/D.Garanjav, Javkhlant khairkhany khadny zurag, UB. 2004 ; D. Tsevendorj/Y. Tserendagva/B.Günchinsüren/D.Garanjav, Petroglyphes of Javkhlant mountain Mongolia, EUT Edizioni Universita di Trieste,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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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알타이(Gov;-Altai) 아이막의 로본 산(Lovongiin uul)의 바위그림주 029
각주 029)
D. Tsevendorj/Jang Seog Ho(장석호)/M. Tsengel, Mongolyn Gov'-Altain khadny zurag, Seul 2008, tal 174,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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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흔히 볼 수 있다.
(2)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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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브스 아이막 바위그림에는 2개의 집 그림이 있다. 첫 번째 것은 네모 모양의 벽이 있고, 한쪽 벽의 바깥쪽으로 길쭉한 사각형을 만들어 문을 표현하였다(2– 1). 집 중앙부에는 짐승이라고 할만한, 그러나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은 모양을 여기저기에 표현해 놓았다. 집 왼쪽 상단 구석의 아래쪽에서부터 하단 벽의 중앙부에 이르기까지 한 짐승의 뒷다리와 몸통을 쭉 펼쳐 표현해 놓았는데, 이 그림은 분명히 집 그림을 그린 뒤에 덧그린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집 역시 네모 모양의 벽이 있으며, 그 중 한쪽 벽의 중간 부분에서 자그마한 문을 바깥쪽으로 표현하였다. 집의 문 주변에는 구부러진 뿔이 달린 야생 염소가 머리를 숙여 앞에 있는 것(짐승 혹은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음)을(뿔로) 받으려고 하는 것 같은 장면이 표현되어 있다. 또한 집 북쪽 벽에서 서쪽 벽의 뒤 부분을 별도로 나눈 짧은 벽 가운데에 둥그렇고 오목한 모양을 표현해 놓았다(2–2).
 이와 같은 네모 모양의 집 그림은 몽골 알타이, 러시아연방 투바공화국의 바위그림 가운데서 살필 수 있다.주 030
각주 030)
E. Jacobson/V. Kubarev/D. tsevendorj, “Mongolie du nord-ouest Tsagaan salaa & Baga Oigor pepertore des petroglythes” Asie Central fasc. 6 +1, p.481, Paris,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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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독특하고 흥미로운 그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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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브스 아이막의 후렝 우주르 하단 올 암각화 속에는 크고 작은 10개의 타원형을 두 개의 세로(縱) 축으로 결합시켜 표현한 형상이 있고, 다시 그 위에 8자 같은 2개의 동그라미(하나는 온전하지 않음)를 결합시킨 형상이 있다. 그런데 이들 2개의 형상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현재로서는 설명하기 어렵다(3–1). 이와 유사한 형상이 몽골 알타이 지역의 바위그림 가운데도 확인된다.
 같은 후렝 우주르 하단 올의 또 다른 바위에는 커다란 야생 염소 뒤쪽으로 연결한 곧은 선 위에 상단에는 약간 동그스름한 네모 모양을 만들고, 그 위쪽에 길고 곧은 선을 방사(放射)한 것처럼 표현해 놓았다(3–2).
(4) 야생 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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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브스 아이막 나란볼라크 솜 소재 조라그트 하드(토그토힌 실)의 암각화와 우믄고비 솜의 후렝 우주르 하단 올(샤르 볼라긴 온치, Shar bulgiin onts) 암각화 속에는 몽골, 중앙아시아, 남부시베리아, 바이칼 호 남부, 투바, 알타이,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내몽골 등지에 산재하는 바위그림과 마찬가지로 야생 염소 형상이 다른 어떤 것보다도 많다. 그러나 지금까지 어느 한 연구자도 모든 야생 염소 그림 하나하나를 자신의 저작이나 논문에서 다루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러한 가능성이나 학술적 요구조차 없었다. 오히려 그들의 주요한 숫자만 파악하고 특별한 그림에 대해서만 연구하고 있다.
 바위표면에 야생 염소 1마리(4–1), 3마리 혹은 몇 마리(4–2)를 두 사람 및 다른 짐승과 함께 표현한 것이 있는가 하면, 하나의 커다란 구도 안에 야생 염소 약 70마리, 사슴 약 20마리, 늑대나 개 약 10마리, 말 탄 사람 2명, 화살을 시위에 메긴 두 사람, 팔을 벌리고 있는 사람 등 약 190여개의 사람과 동물을 형상화한 그림(4–3)이 그려져 있다.
 또 다른 한 바위에는 10여 마리나 20여 마리, 30~40여 마리의 야생 염소를 무리로 표현한 것도 있다. 또한 오브스 아이막 바위그림에는 새끼를 데리고 가거나 젖을 먹이고 있는 염소를 표현한 그림(4–4)도 있다. 이와 유사한 그림이 고비-알타이 아이막 로본 산의 바위그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주 031
각주 031)
D. Tsevendorj/Jang Seog Ho(장석호)/M. Tsengel, Mongolyn Gov'-Altain khadny zurag, Seul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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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사람이 야생 염소를 화살로 쏘고 있는 장면(4–5), 개를 데리고 말을 탄 사람이 야생 염소를 활로 쏘고 있는 장면(4–6)을 표현한 그림이 있는데, 말의 갈기, 꼬리, 다리 그리고 머리가 매우 가늘게 그려져 있다. 그런가 하면 늑대나 개에게 쫓겨 재빨리 도망하고 있는 야생 염소(4–7) 그림도 많은 편이다. 이와 함께 늑대나 개처럼 꼬리를 길게 표현한 흥미로운 야생 염소 그림도 있다(4–8). 이와 같이 긴 꼬리를 가진 비현실적인 모습을 그린 것은 야생 염소가 늑대처럼 강력하기를 바라는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야생 염소의 속성을 나타내는 주요 특징은 뿔이다. 오브스 아이막의 바위그림에는 뿔이 1개 또는 2개, 그리고 보편적인 상태로 그려진 것 외에, 돌기가 뚜렷하고 또 커다랗게 그린 것(4–9), 이중으로 둥그렇게 그린 것(4–10), 매우 크고 또 위풍당당하게 그린 것(4–11), 긴 끈처럼 펄럭이게 그린 것(4–7), 엉덩이에 닿도록 길게 그린 것(4–12) 형상 전체를 둥글게 쪼아서(일부 연구자들은 이러한 뿔을 가진 그림을 야생 양으로 보고 있음) 그린 것(4–12) 등이 있다.
 하나의 몸통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야생 염소를 표현한 형상(4–13), 야생 염소의 둥그렇고 커다란 뿔 안에 짐승이나 다른 모습을 표현한 경우(4–14) 등도 있다. 그런가 하면 야생 염소의 꼬리를 엄청나게 크고 굵게 표현하고, 꼬리 밑 부분부터 위로 치켜세워 놓은 그림(4–15)도 있다. 이처럼 야생 염소의 뿔을 여러 가지 형태로 표현하여 이 동물이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노력하였다.
(5) 야생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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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브스 아이막의 한 바위에는 몇 마리의 야생 염소와 함께 둥그렇고 퉁퉁한 뿔을 가진 야생 양 3마리를 왼쪽으로 몰고 가는 모습을 표현한 그림이 있는데, 여기서 네 다리의 동작과, 수컷의 성기, 짧은 꼬리 등이 매우 예술적으로 그려져 있다. 일부 연구자들은 바위 전면을 사용하여 뿔을 둥그런 형태로 쪼아서 표현한 동물 그림을 야생 염소가 아니고 야생 양 그림으로 보고 있다(5–1). 사슴, 야생 염소 등 짐승들 사이에 크고 작은 2마리 야생 양 그림이 있고, 또 다른 바위에는 둥근 뿔을 가진 4마리 야생 양을 서 있는 모습으로 표현한 그림이 있다. 이들은 야생 염소 그림과 두드러진 차이를 보인다(5–2).
(6) 사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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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브스 아이막 바위그림에서 야생 염소 다음으로 숫자가 많고 흔히 볼 수 있는 짐승은 사슴이다. 우리 조사단은 이번에 약 200여점의 사슴 현상을 발견·조사하였다. 사슴을 단 1마리, 몇 마리 단위로 또는 야생 염소 등 다른 동물과 함께, 늑대나 개에게 쫓겨 도망가고 있거나, 사냥꾼이 사냥하고 있는 그림 등 여러 가지 모습으로 그려놓았다.
 사슴 모습을 여러 가지로 표현하면서 그것의 주요 특징인 뿔을 다양한 형태로 그려놓았다. 이를테면 사슴을 위로 곧서고 여러개의 가지가 달린 외뿔(6–1·2·3·4) 또는 2개의 뿔(6–5·6·7·8), 뒤쪽으로 약간 비스듬하게 표현한 것(6–9·10·11·12), 앞으로 비스듬하게 표현한 것(6-13), 양식화하여 표현한 사슴뿔을 뒤쪽으로 몸통을 따라 표현한 것(6–14·15·16·17) 등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다. 양식화하여 표현한 사슴을 사냥하고 있는 경우가 전혀 없는 것은 특별히 신봉하는 사슴을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가지런히 여섯 개의 세로 선으로 가지를 표현한 독특하고 희귀한 사슴 형상이 있다(6–18). 그런가 하면 역시 납작하게 표현된 뿔에 3개의 가지가 있는 사슴 형상도 있다(6–19). 이처럼 납작한 뿔을 가진 2마리의 사슴 형상은 엘크(elk)일 가능성도 있다.
 또한 사슴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것에서 양식화된 것으로 바뀌는 과정을 살피게 하는 형상도 있다. 이를 테면(6–21·22·23) 사슴의 주둥이와 뿔을 문양처럼 표현하고 있지만, 양식화한 모습의 사슴처럼 뒤쪽으로 비스듬하게 하지 않고 위쪽으로 곧 서고, 몸통을 길게, 등을 삼각 원추형으로 표현하고 있다.
 또 다른 바위에는 양식화하여 표현한 3마리의 큰 사슴(암 사슴을 쫓고 있는 사슴)이 그려져 있는데, 이러한 그림은 이전에 전혀 확인된 적이 없는 희귀한 것이다. 이들 사슴은 새처럼 길고 가는 주둥이, 뒤쪽으로 비스듬하게 몸통을 따라 문양처럼 생긴 여러 갈래의 긴 뿔, 길고 가느다란 귀, 크고 둥근 눈, 짧은 꼬리, 길고 가느다란 다리, 둥근 엉덩이, 다리의 슬개골(膝蓋骨)이 매우 분명하게 표현되어 있다. 위쪽의 숫사슴은 전면(全面)을 쪼아서 표현하였다(14–4). 아래의 암사슴은 테를 두르듯 윤곽을 쪼아서 표현하였으며, 그 사슴의 목과 겹치도록 하여 다른 제3의 사슴 형상도 머리, 뿔, 목 및 앞다리를 쪼아서 형상화하였다. 2마리 사슴은 전면을 쪼아서 표현하고, 암사슴의 윤곽은 테를 두르듯 표현하였다. 이들 3마리 사슴 옆에는 늑대 3마리, 야생 염소 3마리 그리고 다른 작은 모습이 보이는데, 이와 같은 구도는 사슴들이 특별히 존경을 받는 존재라는 생각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7) 낙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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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브스 아이막 흐렝 우주르 하단 올 암각화 속에는 등에 두 개의 혹이 있는 낙타 2마리가 앞뒤로 이어서 가는 장면이 표현되어 있다(7–1). 또 다른 바위에는 역시 등에 두 개의 혹이 있고, 목과 다리가 길며, 짧고 반듯한 꼬리에 생식기까지 달린 낙타가 그려져 있다(7–2).
(8)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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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마리 야생 염소와 늑대 그리고 개를 데리고 활로 사슴을 사냥하고 있는 사람의 형상이 있는 구도 속에 앞쪽으로 말아 올린 뿔과 긴 꼬리를 가진 소를 표현하였다(8–1). 또 다른 바위에는 머리를 숙이고 또 길고 반듯한 꼬리가 달린 소 형상이 그려져 있다(8–2). 그런가 하면 퉁퉁하고 곧 선 2개의 뿔과 반듯한 꼬리를 가진 소 1마리를 표현한 그림도 있다(8–3). 몽골 알타이산맥 부근의 바위그림에는 소 그림이 널리 분포하는데 반하여 오브스 아이막의 암각화 속에는 소 그림이 매우 드물다.
(9) 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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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늑대 그림은 오브스 아막의 바위그림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모두 28개의 바위에 60여 마리의 늑대가 그려져 있다. 그림 속에는 늑대가 한 마리 또는 여러 마리의 야생 염소나 사슴 등 초식 동물을 기다리거나 잡아먹으려고 쫓고 있는 동작이 표현되어 있다. 하나의 커다란 구도 속에 약 10마리 정도의 늑대를 표현한 그림이 있다. 여기서는 1~ 2마리씩 사슴이나 야생 염소 등 초식 동물을 사냥하는 장면이 보이는데, 이 중 몇 마리는 입을 크게 벌리고 서 있다(9–1).
 늑대를 다른 동물과 구분하여 표현하는 주요 특징은 긴 꼬리, 큰 머리, 크게 벌린 입 등이다. 하나의 바위에는 몸 전체를 쭉 펴고 빠르게 뛰어 도망가고 있는 야생 염소를 잡아먹으려고 쫓고 있는 늑대 2마리가 표현되어 있다. 이들은 길고 크고 넓은 꼬리를 갖고 있고, 입을 벌리고 있으며, 수컷의 귀까지 분명하게 묘사되어 있다(9–2).
 또한 10여 마리의 야생 염소와 사슴이 그려져 있는 바위의 아래쪽에는 야생 염소 새끼도 살펴지는데, 그 뒤에는 큰 귀와 길고 큰 머리에, 약간 벌린 입, 퉁퉁한 꼬리를 감아 올린 채 평화롭게 서 있는 수컷 늑대가 매우 당당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9–3). 왼쪽을 향하게 하여 표현한 16마리의 야생 염소가 그려진 구조를 갖고 있는 한 바위그림에는 늑대 3마리가 각각 야생 염소 1마리를 따라가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9–4).
 또한 20여 마리 동물이 그려진 바위그림 중간 및 주변부에 3마리 늑대를 한 마리씩 표현한 것도 있다(9–5). 여러 갈래의 곧 선 뿔을 갖고 있는 커다란 사슴 정면에서 곧 선 두 귀에, 큰 머리를 가진 수컷 늑대가 사슴을 공격하려고 바라보고 서 있는 장면이 있는데, 그 아래에는 또 다른 한 마리의 작은 늑대가 그려져 있다(9–6). 이와 유사한 그림도 있다(9–7).
 새끼를 기르고 있는 양식화한 커다란 사슴 주둥이 아래에 늑대 1마리와 야생 염소 2마리를 표현한 그림이 있는데, 흥미롭게도 여기서 늑대와 야생 염소 모습은 큰 사슴 모습에 비하여 8배나 작게 그려져 있다(14–4). 이는 이 사슴이 특별히 존숭되는 신앙적 특징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인데, 여기서 짐승의 몸 크기를 크고 작은 비율에 맞춰 표현한 예술가의 생각이 반영된 독특하고 흥미로운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또한 늑대의 꼬리를 갖고 있는 야생 염소를 묘사한 몇 점의 그림이 있다는 것을 특기해 둔다(9–9·10·11). 여기에는 야생 염소가 늑대처럼 강하다는 것을 상징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말 탄 사냥꾼이 활로 늑대를 사냥하고 있는 장면을 표현한 그림이 하나 있다(9–8). 크고 작은 2마리 야생 염소와 그리다 만 형상의 오른쪽 위에 사람이 길고 곧은 꼬리를 가진 늑대를 타고 있는 모습을 거칠게 보여주고 있는 흥미로운 그림이 있다(9–12).
(10) 사람과 사냥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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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브스 아이막 소재 바위그림에서 사람 모습이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30개 바위에서 말을 타거나 도보로 사냥을 하고 있는 사람 그림 46건이 발견·조사되었다. 이들 바위그림에는 한 사람이 사냥감 옆에서 아무런 무기를 갖고 있지 않은 모습으로 그려진 것이 있다(10–1·2·3·4 ). 한 바위에는 190개 정도의 동물과 함께 사람이 표현되어 있는데, 여기에 걸어가는 사람 1명, 팔을 벌리고 서 있는 사람 1명, 말 탄 사람 3명이 그려져 있다.
 걸어서 사냥하는 사람은 6개 바위그림에서 모두 11번 등장한다. 한 바위에는 커다란 활로 앞서 가는 야생 염소를 쏘려고 하는 장면을 표현한 그림이 있다. 또한 야생 염소 앞에서 큰 활로 쏘고 있는 사람을 보여주는 그림도 있다(10–8). 그런가 하면 여러 갈래의 뿔을 가진 사슴을 ‘쇠뇌’처럼 생긴 무기로 쏘려고 준비하는 사람을 표현하면서 성기를 식별할 수 있을 만큼 그려놓았다(10–9). 야생 염소 무리 앞에서 달려가는 1마리 야생 염소의 머리를 향하여 커다란 활을 쏘고 있는 사람을 표현한 그림이 있다(10–8).
 돌기가 솟아있는 큰 뿔을 가진 야생 염소 옆에서 복부를 향하여 큰 활을 쏘고 있는 사람을 표현한 그림이 있는데, 이때 사냥꾼은 두 다리를 벌리고 두 팔로 활을 쏘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이 그림 옆에는 야생 염소 2마리, 불완전하게 그린 동물, 어떤 의미를 찾기 어려운 모습들이 거칠게 그려져 있다(10–10). 또 다른 바위에는 키가 크고, 땅에 닿을 만큼 길고 끝이 볼록한 것을(사람의) 샅에 안쪽으로 매달아 놓은 사람이 평범한 활로 아래쪽에 있는 야생 염소 1마리를 쏘고 있는 장면이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다(10–11).
 한 바위에는 두 마리의 늑대, 네 마리의 야생 염소와 함께 허리 언저리에 가로지른 긴 무기(것) 양쪽 끝을 두 손으로 잡고 서 있는 남자를 표현한 그림이 있는데, 그림에는 그 사람의 성기와 후두(後頭)에서 뒤쪽으로 넘긴 변발이 매우 분명하게 바로 정면에서 바로 본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10–1).
 야생 염소, 소, 늑대 등 20여 마리 짐승이 표현되어 있는 바위그림이 있는데, 그 그림 아래쪽 끝에 있는 가장 큰 야생 염소 뒷다리 옆에는 손을 허리에 기대고 서 있는 사람이 그려져 있다(10–2).
 바위에 한 사람의 전체 모습을 얼룩덜룩하게 표현한 그림이 있는데, 그는 활과 화살을 들고 있는 것이 눈에 띤다(10–4). 그러나 그 모습이 완전히 표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 그림을 상세히 살펴보는데 어려움이 있다. 야생 염소, 소, 사슴, 늑대 등 20여 마리 짐승을 표현한 바위 오른쪽 아래에 여러 갈래의 뿔을 가진 사슴 뒤쪽에서 활을 쏘려고 준비하고 있는 개를 동반한 사냥꾼이 표현되어 있다(10–12). 사냥꾼은 허리 뒤편에 곤봉 같은 무기를 차고, 두 다리를 약간 구부려 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그가 든 활은 고형의 전형인 큰 것이다. 그는 또한 앞으로 향하고 있는 긴 꼬리를 가진 개의 목에 긴 줄을 매달아 그 끝을 자기에게 연결시켜 놓았다. 이는 개와 함께 사냥하는 단 하나의 사람 모습이 표현된 그림이다.
 한편 야생 염소 8마리를 표현한 또 다른 바위의 중앙에는 다른 것보다 훨씬 크고 당당한 뿔을 가진 야생 염소 가슴을 향하여 활을 쏘고 있는 사람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 사람은 허리에 긴 무기를 옆으로 차고, 두 날 칼을 샅 사이에 메달아 놓은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다(10–13). 이 바위 가장 아래쪽 야생 염소 옆에는 두 팔을 쭉 펴고 서 있는 사람, 꼬리를 치켜 세우고 야생 염소 뒤에 서 있는 개등이 표현되어 있다.
(11) 기마인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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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브스 아이막 바위그림에서 말 탄 사람 그림이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우리들은 6개 바위에서 14명의 말 탄 사람 그림, 12개 바위에서 18명의 말을 타고 사냥하러 가는 사람 그림, 전체 20개 바위에 그려진 20명의 말 탄 사람 그림을 새로이 발견·조사하였다.
 한 바위에서는 말 탄 사람의 말 몸통을 윤곽만 쪼아서 표현하고, 머리를 크게, 두 귀를 쫑긋이 세우고 또 꼬리를 길게 표현하였다. 또한 이 그림에는 사람이 앞으로 약간 구부린 채, 한 손으로 말을 엉덩이를 때리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이 그림은 이곳저곳이 허술하게 처리된 상태로 사실적으로 제작되었다(12–1).
 다른 한 바위에는 우아한 머리에, 배가 홀쭉한 말을 타고 가는 사람이 그림 전면(全面)을 사용하여 사실적으로, 그리고 상당히 예술적으로 표현되어 있다(12–2). 또한 야생 염소와 사슴 등 20여 마리 동물이 왼쪽으로 향하게 하여 표현한 그림이 있는데, 여기에도 말 탄 사람이 두 명 보인다. 그 아래 있는 말 탄 사람이 활을 당기고 있다(12–3).
 한편 줄지어 가는 두 명의 말 탄 사람 중 앞서 가는 사람은 뒤쪽으로 머리를 풀어 헤치고 또 크고 긴 다리를 늘어뜨린 모습인데, 이는 안장 없이 말을 탄 모습을 분명하게 보여준 것이다. 그 아래에 둘, 앞쪽에 야생 염소 1마리를 표현하였다(12–4·5). 오른쪽을 향하여 무리지어 가는 크고 작은 20여 마리의 야생 염소와 그 무리 앞의 몇 마리 야생 염소 쪽으로 달려가는 말 탄 사람을 표현한 그림이 있다. 그런가 하면 오른쪽을 향하여 무리지어 가는 크고 작은 10여 마리의 야생 염소, 5마리 늑대 중간에 한 명, 왼쪽 끝에 두 명의 말 탄 사람을 표현이 그림도 있다(12–6). 4마리 야생 염소 아래로 줄지어 가는 두 명의 말 탄 사람 중 앞 사람의 말을 매우 우아하게 그려 놓았다(12–7). 이와 함께 고삐와 함께 말이 몸을 구부리고 뛰어오르고 있는 것처럼 그린 형상도 있다.
 사슴이나 야생 염소 등 10여 마리의 동물을 위에서 아래쪽으로 줄지어 표현한 그림이 있는데, 맨 위쪽에 말 탄 사람을 그려 놓았다(12–8). 이때 말 꼬리와 귀, 몸통을 예술적으로 표현하였으며, 이와 대조적으로 사람의 머리와 팔 등은 불완전하게 묘사하였다.
 다른 바위에는 활과 화살을 든 말 탄 사람을 조잡하게, 그러나 두드러지게 표현한 그림이 있는데, 말 머를 크고 끝이 뾰족하게 그리고 주둥이를 길고 구불구불하게 묘사하였다. 또한 반듯하고 긴 선을 써서 말의 고삐를 그린 듯하고, 활과 화살을 거칠게 표현하였으며, 허리춤에 무언가 묘사해 놓았다(12–9). 또 다른 한 바위에는 야생 염소 10여 마리, 늑대 4마리, 큰 소 1마리, 걸어가는 사람 등을 묘사한 그림이 있다. 이 그림 중앙에 말 탄 사람이 두 팔을 벌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12–10).
(12) 기마 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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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렝 우주르 하단 올에는 왼쪽을 향하게 하고 위에서 아래로 줄지어 안장이 없는 말을 탄 사냥꾼들이 사냥하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이 있다(12–1). 그 중간쯤에는 등에 화살이 꽂힌 야생 염소 형상이 있고, 그 아래에는 화살을 맞아 웅크리고 있는 늑대가 그려져 있다. 이들 줄지어 있는 말 탄 사람 위에는 야생 염소를 탄 사람이 표현되어 있다. 또한 이들 줄지어 말을 타고 활과 화살을 갖춘 5명의 사냥꾼 뒤에 역시 말을 타고 있지만 활과 화살이 없는 두 사람이 있다.
 이 바위의 위쪽에는 야생 염소 뒤를 쫓는 늑대, 그 오른편 아래에 또 다른 야생 염소가 묘사되어 있다. 또한 바위의 아래쪽에는 야생 염소 3마리가 묘사되어 있다. 이 바위그림에는 말을 타고 활과 화살을 들고 줄지어 야생 염소와 늑대를 사냥하는 장면이 매우 분명하게 표현되어 있는데, 특히 그들의 움직임이 잘 묘사되어 있다. 그밖에도 이 바위에는 수 야생 염소 뒤에서 활로 쏘려고 준비하고 있는 사냥꾼 두 명과 기타 야생 염소 4마리가 묘사되어 있다.
 한편 조라그트 하드 암각화 속에는 안장이 없는 말을 탄 사냥꾼이 여러 갈래의 큰 뿔이 있는 우아한 사슴 앞에서 활로 쏘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이 있다(12–2). 이 그림에서 말의 갈기는 매우 분명하게 표현되어져 있으며 동시에 길고 가느다란 꼬리를 아래쪽으로 늘어져 있는 형태로 묘사하여 기마사냥꾼이 타고 있는 말을 우아하고 당당하게 보이게 하였다. 여기에 그려진 활은 복합궁인 듯하다.
 또한 후렝 우주르 하단 올 가운데는 줄지어 가는 암수 사슴의 오른쪽 아래편에서 안장이 없는 말을 탄 사냥꾼이 활을 쏘려는 장면이 그려져 있다(12–3). 그들을 빙 둘러 야생 염소 10마리를 사슴과 마찬가지로 왼쪽을 향하게 하여 묘사해 놓았다. 또한 바위 오른쪽 아래에는 걸어가는 사람을 묘사하였다. 다른 바위에는 야생 염소 8마리와 동물 2마리의 몸통을 그린 그림이 있다.
 또 다른 바위에는 스무 개의 돌기가 난 우아한 뿔과 가늘고 긴 다리, 짧은 꼬리, 커다란 넓적다리, 홀쭉한 배, 우아한 머리, 둥근 눈, 뾰족한 귀 등이 있는 매우 또렷하게 표현되어 있다. 그 등 위쪽으로는 어떤 긴 것이 묘사되어 있는데 무언인지 알아보기 힘들다. 그것은 이 야생 염소 뒤의 말 탄 사람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한다. 야생 염소의 약간 왼쪽 위에는 우아한 머리와 뾰족한 귀, 둥근 눈, 홀쭉한 배, 길고 곧바른 꼬리, 앞뒤다리, 발굽, 성기 등이 매우 예술적으로 표현된 말을 탄 기마상이 그려져 있다. 안장이 없이 말을 탄 사람은 고삐를 쥐고 있다(12–4).
 무겁고 커다란 뿔과 당당하고 커다란 몸집의 꼬리를 치켜세운 야생 염소 뒤편에서 활을 쏘고 있는(활과 화살의 위쪽을 그리고 아래쪽을 남겨둔) 안장이 없는 말을 탄 사냥꾼이, 한 손으로 활과 화살을 들고 한손으로 말 엉덩이를 때리고 있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이 있다(12–5). 이 그림에는 말의 귀와 머리, 고삐, 긴 네 다리, 발굽 등이 선명하게 묘사되어 있다. 그 아래로 야생 염소 1마리와 다른 동물 한 마리가 보인다. 말 탄 사람과 야생 염소 모습은 사실적으로 거칠게 표현되어 있다.
 오브스 아이막 소재 바위그림에 묘사되어 있는 말 탄 사람은 대부분 안장이 없이 다리를 늘어뜨린 모습을 하고 있고, 그들의 활은 아주 평범한 고대 형이다. 이로 미루어 이 그림은 청동기시대 초기에 그려졌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아래에서 언급할 테가 높은 안장이 있는 말을 버리고, 독특한 형태의 무기로 사냥하는 사람들의 안장 테와 무기 등을 고려하면 상당히 후대와 관련이 있는 듯하다.
 오브스 아이막의 바위에는 몽골 및 인접 지역 뿐 아니라 유라시아 대륙의 바위그림에 나타나지 않은 특이하고 흥미로운 무기로 사냥하는 그림이 묘사되어 있다. 한 바위에는 여러 갈래의 뿔이 달린 커다란 사슴 앞에서 다리로 지탱시킨 총 같은 무기를 장전하고 사격하려고 하는 사람이 표현되어 있다. 무기는 곧고 긴데, 그 아래로 총 다리 같은 것을 표현해 놓았다. 사냥꾼은 무언가 구부러진 것(도구)으로 이 무기 뒷부분을 눌러 총기(銃機) 혹은 방아쇠를 누르려고 하는 모습을 묘사하였다. 사냥꾼 아래에 긴 줄을 늘어뜨린(어떤 것에 매달라 놓았다고도 할 수 있다) 테가 높은 안장이 있는 말이 그려져 있다. 안장 테는 의문의 여지가 없이 나무 테라고 할 수 있고, 이와 같은 높은 테를 가진 안장에는 반듯이 딱딱한(나무, 뿔, 뼈, 청동, 쇠) 등자가 필요하다.
 유라시아 대륙의 평원 뿐 아니라 세계사를 통하여 흉노인들이 최초로 쇠 등 금속제 등자를 만들어 사용했다는 것은 헨티(Khentii) 아이막 자르갈트한(Jargaltkhaan) 솜 소재 돌가 올(Duulga uul; 돌가 산) 무덤의 출토품을 통하여 알 수 있다. 바위 중앙부에는 여러 갈래의 뿔이 있는 큰 사슴이, 그 주둥이 아래에는 1마리 작은 동물(사슴 새끼일 가능성이 있다)이, 위아래 앞쪽에는 살금살금 접근하는 2마리 늑대가 있고, 사슴 주변에는 10여 개에 달하는 여러 가지 형태의 구멍 같은 것이 묘사되어 있다.
 또한 사슴 오른쪽 위에 야생 염소 및 다른 모습을 표현해 놓았다. 그런가 하면 사슴 뒤쪽에서 한 사람이, 사슴 위쪽에서 엉덩이를 향하여 무기를 겨누고 있는 또 한 사람이 묘사되어 있다. 무기는 몸통이 길고 가늘며, 땅에 기대는 다리가 있는데, 이 무기를 얼핏 바라보면 땅에 거치한 총 같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 당시에 사용한 독특한 무기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 왼편 아래로는 테가 높은 안장이 있는 말 탄 사람이 보인다(12–6).
(13) 신화 속의 동물 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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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렝 우주르 하단 올의 또 하나의 작은 바위에는 사슴처럼 여러 갈래의 뿔이 달린 개가 묘사되어 있다. 뿔은 크고 굵고, 7개 가지(갈래)를 갖고 있다. 뿔의 가지 상태 및 그들 사이의 반복적인 현상은 사슴돌에서 볼 수 있는 양식화하여 묘사한 사슴뿔과 비슷하게 나선형처럼 보이지만, 약간 거친 고대적 특징을 담고 있다. 개의 머리와 몸통의 전반적인 모습과 비율은 매우 솜씨 좋게 표현되어 있으며, 네 발의 뒤꿈치, 슬개골, 정강이, 발 등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고, 꼬리는 야생 염소 꼬리처럼 고리를 이루어 위로 치켜세워져 있다. 이처럼 사슴뿔에, 야생 염소처럼 꼬리를 치켜세운 개의 모습이 매우 흥미롭고 솜씨 좋게 표현되어 있다.
 사슴 주변에 빙 둘러 크고 작은 구멍을 파 놓은 그림이 있다. 몽골 신화에 따르면 낙타는 원래 사슴처럼 당당한 뿔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어느 날 낙타가 강에서 물을 마시고 있는데 사슴이 다가와 “한 번만 뿔을 빌려다오, 내가 결혼식에 초청받았다오. 창피하게 어떻게 이런 대머리를 하고 갈 수 있겠나?”라고 간청하여, 뿔을 되돌려 주기로 약속하고 달고 갔다고 한다. 그러나 사슴은 낙타의 뿔을 돌려주지 않았다. 사슴뿔은 원래 자신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매년 봄 떨어지고 이듬해 다시 생겨난다. 낙타가 물을 마시면서 항상 먼 산꼭대기를 바라보는 것은, 물을 마시러 강가에 오면 사슴이 뿔을 갖다 준다고 했으므로 언제 사슴이 자신의 뿔을 갖다 줄까 하고 보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슴뿔이 매년 떨어지는 자연 현상을 설명한 고대인의 사고가 여기에 반영되어 있다.
 필자는 오브스 아이막 사길 솜 투무르 초르고 바위에서 사슴뿔을 가진 낙타 그림을 발견하여 학계에 소개했으며, 볼간 아이막 지방박물관에는 사슴과 낙타를 함께 합성하여 표현한 청동 장식이 소장되어 있다.주 032
각주 032)
D. Tsevendorj, “Mongol ertntnii urlag dakh' zarim am'tadyn düriin tukhaid”, Arkheologiin sudlal, UB., 1992, T-13, F-2, tal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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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슴뿔을 갖고 있는 개 그림은 이번이 최초의 사례이다. 이는 사슴뿔에 관한 신화적 사유의 새로운 버전이라는 점에서 고대 예술 및 신화학 연구와 관련하여 매우 흥미로운 학술 자료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사슴과 개는 자연 속에 살고 있는 상반된 모습을 대표한다. 그런데 바로 이러한 상반된 짐승의 모습을 합성하여 하나의 강력하고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냈다는데 예술가의 공로가 있다.
2) 오브스 아이막 암각화의 세계
 오브스 아이막 우믄고비 솜 후렝 우주르 하단 올 및 나란 볼라크 솜 조라그트 하드 암각화 유적지에서 발견· 조사된 바위그림은 모두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또한 야생 염소와 사슴의 뿔 및 몸통이 매우 다양하게 묘사되어 있다. 특히 야생 염소, 야생 양, 사슴, 엘크 등의 모습을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통통한 몸통, 우아한 뿔, 다리 동작 및 모든 모습을 예술적으로 묘사하고, 이들을 바위 전면을 사용하여 표현한 그림이 다른 것에 비하여 두드러진다(14–1). 바위그림에는 야생 염소, 사슴, 늑대 등 야생 동물이 많이 등장한데 반하여 소, 낙타 및 다른 가축 모습이 드물고, 안장이 없는 말 탄 사람 외에 다른 가축이나 탈 것을 이용하고 있는 그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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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레 그림은 소 2마리가 끄는 2개의 바퀴에 굴대가 하나인 그림뿐이다(14–2). 바로 위에서 바로 본 형태로 그린 네모 집 외에 다른 집 그림은 보이지 않는다. 이 네모 모양의 집은 이동식 주거가 아닐 가능성이 있다(표–2).
 또한 오브스 아이막 바위그림에는 도보로 또는 말을 타고 사냥하는 그림도 많다. 그러나 활의 형태는(복합궁이 아니고) 평범한 고대적 특징을 갖고 있다. 개를 데리고 활과 화살로 사냥하거나 또는 안장 테가 높은 안장을 장착한 말을 타고 사냥하는 사람 그림이 있는 두 가지 구조는 시기적으로 상당히 후대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14–3). 그러나 다른 말 탄 사냥꾼들은 모두 안장이 없는 말을 타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안장과 등자(목제, 뼈, 뿔 및 금속제)가 발명되기 이전에 위의 그림들이 그려졌을 가능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준다(12–1).
 오브스 아이막 후렝 우주르 하단 올 및 조라그트 하드 암각화 유적지에 표현된 동물 형상은 양식화하여 표현한 것이 많은데, 이 중에는 사실적으로 그린 그림에서 양식화한 그림으로 이행하는 과도기적 특징을 갖고 있는 것이 적지 않다(6–14·15·16·17 ). 이는 주로 사슴 그림에서 또렷이 확인된다. 고전적인 양식화 기법을 사용하여 그린 단 하나의 그림은 ‘새끼와 함께 있는 사슴’ 그림이다(14–4).
 이들 양식화하여 그린 사슴은 일상적인 사슴이 아니라 신통력이 있고, 사람들이 존경하고 신봉하는 짐승이다.
 지금까지 언급한 오브스 아이막 소재 두 지역의 바위그림에는 늑대 꼬리를 한 야생 염소(9–9·10·11 ), 늑대를 탄 사람(9–12), 사슴뿔이 달린 개(표 13) 그림 등 신화적 구조를 갖고 있는 그림이 있다. 이 중 ‘사슴뿔이 달린 개’ 그림은 몽골 청동기시대 사람들의 정신 발전 및 사상과 세계관을 연구하는데 학술적으로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희귀한 예라 할 수 있다.
2. 하노이 골 사슴돌의 도형에 대하여
M. 쳉겔
1) 사슴 돌의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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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노이 골(Khanuin gol : 하노이 강)에 산재하는 사슴 돌은 주로 윗부분에 비슷한 크기의 점선을 만들고, 아래쪽에 문양이 있는 넓은 띠를 만들어 세 부분으로 나누고, 각 부분에 여러 가지 형상을 표현하여 장식하였다. 맨 꼭대기 부분에는 해와 달을 여러 가지 형태로 표현하였다. 즉 단 하나의 둥근 고리로 나타낸 것(15–1), 많은 광선이 있는 둥근 고리로 표현하고, 커다란 둥근 고리 아래에 두 갈래 끈을 매단 것처럼 하나 또는 크고 작은 광선으로 표현한 것(15–2), 해와 달을 크고 작은 둥근 고리로 표현한 것(15–3), 해와 달을 광선이 있는 크고 작은 원으로 표현하고, 큰 원에서 갈래 같은 끈을 매단 듯한 상태로 표현하고, 작은 원형을 동그라미로, 큰 원을 끈이 없이 여러 개의 광선으로 표현하였다.
 어떤 사슴 돌의 윗부분에는 작고 동그란 구멍이 나 있고, 바로 아래에는 양쪽에 각각 10여 개의 거칠고 긴 끈 같은 것이 표현되어 있다. 이 사슴 돌에는 사슴 형상 대신 활과 화살, 화살 통, 칼집이 있는 칼, 방패 등 무기들이 표현되어 있다.
 사슴 돌 아래쪽의 띠는 문양이 있는 것과 없는 것 등 몇 가지 형태로 되어 있다.
 ● 문양이 없이 널따란 줄로 표현한 것(16–1)
 ● 두 줄 사이에 마름모를 가로로 연결한 것(16–2)
 ● 두 줄 사이에 가로로 지그재그 선을 그어 놓은 것(16–3)
 ● 두 줄 사이에 가로선을 평행하게 그어 놓은 것(16–4)
 ● 가운데 양각의 지그재그 선을 경계로 아래위 양측에 삼각형을 연속으로 음각한 것(16–5)
 ● 양각의 격자문 사이에 마름모꼴을 음각한 것 등이 있다. 이 중 가장 보편적인 것은 두번째의 가로로 지그재그 선을 그은 띠이다(16–6).
 사슴 돌에는 또한 전사(戰士)의 다양한 무기가 표현되어 있다. 즉 사다리꼴 모양의 작은 활(17–1)이 모두 6번, 화살통과 활집(17–2)이 모두 6번, 5면의 타원형에 옆으로 줄지어 놓은 쐐기 문양이 있는 방패(17-3)가 모두 4번 보인다. 이러한 형태의 방패는 이전에 러시아 알타이에서 10여 차례, 2006년 몽골 알타이 지방의 올론 구린 골 소재 파지리크 시기의 영구 동결(凍結) 분묘에서 발견되었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잡지 『디스커버리』는 이 무덤의 발견·조사를 2006년 세계 고고학의 10대 중요한 발견의 하나로 평가하였다.
 또한 두 날 단검(17-4)이 모두 11번, 등이 휘어진 검(17-5)이 모두 5번, 숫돌(17-6)이 2번, 거울(17-7)이 모두 6번, 전투용 도끼(17-8)가 모두 3번, 기타 일부 알아보기 힘든 무기도 보인다(17-9). 이 중에서 가장 자주 보이는 것은 두 날 단검이다. 두 날 단검은 칼날의 기저(基底)가 평평하고 곧지만, 손잡이 장식의 캡(cap)은 타원형이거나(17-10) 둥그스름한 형태(17-11)가 있다. 가끔 손잡이 옆으로 짧은 줄 같은 것을 내어 표현한 것도 있다. 단검의 칼집은 원형 또는 양쪽으로 벌어진 평평하거나(17-12), 뾰족하거나(17-13), 굽은(17-13) 것 등 몇 가지 형태가 있다.
 하노이 강의 서슴돌에 표현된 위의 무기류는 몽골 지역에서 청동기 및 초기 철기시대에 널리 퍼져 있었던 것이다.
2) 사슴 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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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노이 강 계곡에서 발견· 조사한 사슴돌 중 3기에만 사슴 그림이 없고, 나머지는 모두 양식화하여 표현한 우아한 사슴 그림이 있다.
 새처럼 길고 가는 주둥이, 크고 동그란 눈, 길고 뾰족한 귀, 나선형을 이룬 여러 갈래의 큰 뿔, 뾰족한 등을 가진 사슴이 길고 가는 다리를 접어 금방 뛰어오를 것 같은 장면을 무리로 표현하였다. 사슴의 주둥이는 상단을 향하여 비스듬하게 하여 돌을 휘감은 형태로 묘사되어 있고, 가끔 바로 위로 향하게 하여 표현한 것도 있다(18-1). 또한 한쪽에 있는 사슴 그림이 다른 쪽에 있는 사슴 그림을 향하여 하게 표현한 경우도 있다(18-2).
 하노이 강가의 사슴 돌은 돌의 몸통을 가능한 한 많은 사슴 그림으로 장식하고, 큰 사슴 그림 사이에 작은 사슴 그림을 촘촘하게 채워 장식하고, 사슴 그림이 온전하게 들어갈 공간이 없으면 가슴 부분만 떼어서 표현하고, 가끔 사슴 돌의 띠 아래 부분에 사슴 형상을 표현한 경우도 적지 않다(18-3).
 하노이 강가 소재 사슴 돌의 특징은 사슴 형상을 매우 자유롭게 배치한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머리의 방향이 일정하지 않고 또 돌기둥 표면에 사슴 형상이 가득 차도록 배치시켰으며, 그림 크기도 다양하다. 만약에 공간이 부족하면 가슴 부분만 표현한 것도 있다. 이는 다른 지역과 달리 정해진 양식에 얽매이지 않은 이 지역 사슴 돌 제작자들의 자유로운 사상과 탐구 정신을 반영한 것이다.
3) 호랑이와 표범 형상
표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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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구역의 사슴 돌 가운데는 얼룩무늬가 있는 고양이과 동물 네 마리를 사슴 돌의 좁은 쪽, 즉 측면에 표현해 놓았다. 그들의 형상감은 크고 둥근 눈과 벌린 입 그리고 끝을 말아 올린 긴 꼬리를 하고 있다. 이와 같은 고양이과 동물 형상은 아르항가이(Arkhangai) 아이막 이흐 타미르(Ikh tamir) 솜의 차간 에렉(tsgaan ereg) 등지의 사슴 돌 속에서도 확인되었다.

  • 각주 025)
    D. Tsevendorj/Jan Sog Kho(장석호)/M. Tsengel, Mongolyn Gov'-Altain khadny zurag, Seul 2008, tal 262-263. 바로가기
  • 각주 026)
    G. Savinov, Olennye kamin v kul'ture kochevnikov Evrazii, Sankt-Peterburg, 1994. 바로가기
  • 각주 027)
    E. Jacomson/V. Kubarev/D. Tsevendorj, “Mongolie duu nord-ouest Tsagaan salaa and Baga Oigor pepertore des petroglyphes”, Asie Central fasc. 6 + 1, pp.481, Paris. 바로가기
  • 각주 028)
    D. Tsevendorj/Ya. Tserendagva/B.Günchinsüren/D.Garanjav, Javkhlant khairkhany khadny zurag, UB. 2004 ; D. Tsevendorj/Y. Tserendagva/B.Günchinsüren/D.Garanjav, Petroglyphes of Javkhlant mountain Mongolia, EUT Edizioni Universita di Trieste, 2005. 바로가기
  • 각주 029)
    D. Tsevendorj/Jang Seog Ho(장석호)/M. Tsengel, Mongolyn Gov'-Altain khadny zurag, Seul 2008, tal 174, 228. 바로가기
  • 각주 030)
    E. Jacobson/V. Kubarev/D. tsevendorj, “Mongolie du nord-ouest Tsagaan salaa & Baga Oigor pepertore des petroglythes” Asie Central fasc. 6 +1, p.481, Paris, 2001. 바로가기
  • 각주 031)
    D. Tsevendorj/Jang Seog Ho(장석호)/M. Tsengel, Mongolyn Gov'-Altain khadny zurag, Seul 2008. 바로가기
  • 각주 032)
    D. Tsevendorj, “Mongol ertntnii urlag dakh' zarim am'tadyn düriin tukhaid”, Arkheologiin sudlal, UB., 1992, T-13, F-2, tal 12-21.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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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브스 아이막 암각화의 세계 자료번호 : ag.d_0002_0010_0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