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국왕이 발송한 서신 번역본 사본
Копия с перевода письма Корейского Короля
№ 120의 첨부문서 № 324의 첨부문서
1895년 서울
암호해독
존경하며 친애하는 형제, 러시아 황제시여.
우리 양국이 이미 수년 동안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음에도, 지금까지 폐하께서 수차례에 걸쳐 저에게 경의를 표하신 것에 감사의 뜻을 표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한 점에 깊은 사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과인은 큰 어려움 속에 국가를 통치하고 있으며, 백성들이 모든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재, 유능하고 정직함이 그지없는 폐하의 베베르 공사는 우리의 관계가 지속되는 동안 언제나 과인에게 조언으로 양국의 이익이 되도록 걱정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과인은 베베르 씨가 중국으로 전출될 것이라는 말을 듣고 있습니다. 비록 이것이 소문에 불과할 것이나, 우리나라의 힘든 상황 그리고 베베르 씨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데 우리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적들의 술책 등을 고려하시어, 그의 이성적인 조언과 조력으로 양국의 우호적 관계가 더욱 공고해지도록, 베베르 씨가 계속해서 조선에 체류할 수 있도록 하명하여 주시기를 폐하께 간청하는 바입니다. 이에 폐하의 가슴과 지혜, 공명 그리고 덕성에 호소하오니, 폐하께서 저의 바람을 신중히 읽으시고 답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조선 개국 504년, 즉위 32년, 1895년 5월 23일(6월 3일).
서울, 조선 궁전, 황제폐하의 정중한 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