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明)나라에서 왜적을 소탕하기 위해 군량(軍糧)과 마초(馬草)의 마련을 재촉하며 조선국왕에게 보낸 자문(咨文)
3. 李提督攻破平壤催集粮草
사유: 승세를 타고 깊이 들어가 왜적을 초멸해야 하니, 급히 군량과 마초를 마련하시기 바랍니다.
살펴보건대, 대군이 평양(平壤)을 공격하여 격파하고 왜노를 사로잡고 참하였는데 추장의 간담이 떨어져 나가 몰래 야반도주하였으니 반드시 왕경(王京)의 적들과 합세하여 다시 진격할 계책을 도모할 것입니다. 응당 속히 때맞추어 진격하여 초멸해서 후환을 끊어 내야 할 것입니다. 다만, 평양으로부터 왕경 사이의 600여 리에 이르는 지방은 오랫동안 적에게 함몰되었던 탓에 군량과 마초가 마련되지 않았으므로 속히 처리해야 마땅할 것입니다. 평양과 안정(安定)주 002에 나누어 주둔하면서 병마를 휴식시키는 것 외에도, 이에 마땅히 자문을 조선국에 보내니 속히 군량과 마초를 운반하여 날을 새워 평양부터 왕경에 이르는 주변 지역으로 옮겨 두고 관병(官兵)의 쓰임에 대비해야 합니다. 풍족히 하여 결핍되지 않도록 힘쓰고, 청컨대 지체하지 마십시오. 자문이 잘 도착하기를 바랍니다.
이 자문을 조선국왕에게 보냅니다.
만력 21년 1월 9일.
- 각주 001)
- 각주 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