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전국(于闐國)은 서역에 속한다. 후한(後漢) 건무 연간(建武, 25∼55) 말엽에 그 왕 유(俞)가 사거(莎車)의 왕 현(賢)에게 격파된 뒤 옮겨져 여귀(驪歸)의 왕이 되었고, [현은] 그 아우 군득(君得)을 우전의 왕으로 삼았으나, 포학하여 백성이 근심하였다. 영평 연간(永平, 58∼75)에 그 종인(種人) 도말(都末)이 군득을 죽이자, 그 국의 대인(大人) 휴막패(休莫霸)가 다시 도말을 죽이고 자립(自立)하여 왕이 되었다. 패(霸)가 죽자, 그 형의 아들인 광득(廣得)이 섰는데, 나중에 사거왕 현을 쳐서 사로잡아 돌아와 죽이고, 마침내 강국이 되었다. 서북의 여러 소국이 모두 복종하였다.
그 땅은 비와 물이 많고 모래가 많으며, 기후는 따뜻하여 벼와 보리 그리고 포도에 알맞다. 옥(玉)이 나는 물이 있는데, 이름을 옥하(玉河)라고 부른다. 우전국 사람들은 동기(銅器) 주조를 잘한다. 그 도성은 서산성(西山城)이라고 하며, 가옥과 시정(市井)이 있다. 과실과 채소는 중국과 같다. 특히 불법(佛法)을 공경한다. 왕이 거하는 궁실은 붉은 그림을 더한다. 왕은 머리에 금책(金幘)을 쓰는데, 오늘날 호인(胡人)들의 공모(公帽)와 같다. 처와 나란히 앉아 빈객을 접대한다. 국중(國中)의 부인(婦人)은 모두 변발(辮髮)하며, 갖옷과 바지를 입는다. 그 사람들은 공손하여 서로 만나면 꿇어앉는데, 꿇을 때는 한쪽 무릎이 땅에 닿는다. 글을 쓸 때는 나무로 얇은 패를 만들어 사용하고, 옥으로 도장을 만든다. 우전국 사람들은 서신을 받으면, 머리에 인 다음에야 개봉하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