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쪽 곁방의 서벽 입구 남쪽에 그려진 마구간 그림 가운데 백토마, 황토마, 적토마의 모습이다. 화면에 보이는 3마리의 말은 나란히 구유 앞에 먹이를 먹고 있는 한가로운 장면이 포착되었다. 말들은 아주 통통하게 살찐 모습으로 부잣집의 풍요로운 살림살이를 보는 듯하다. 표현 기법을 살펴보면, 구유와 말을 사선으로 배치하여 자연스럽게 원근감을 살린 뛰어난 기법을 볼 수 있다. 또한 털빛이 각기 다른 말의 갈기를 한 올 한 올까지 세밀하게 묘사한 부분에서는 당시 화공들의 뛰어난 묘사력에 찬탄을 금할 수 없다.
고구려에서 사용된 말은 중앙아시아산의 다리가 길고 몸집이 큰 한혈마(汗血馬)의 종류가 아닌, 몽골의 초원일대에서 자란 다리가 짧은 조랑말 종류였다고 한다. 이러한 말들은 비록 긴 다리를 지닌 중앙아시아 산(産)의 말보다 빨리 달리지는 못하겠지만, 험준한 산을 오르내리는 데는 능숙하여 산성(山城)을 중심으로 치루 어진 고구려의 수많은 전투에서 분명 큰 활약을 하였을 것으로 짐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