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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벽화

멜북을 연주하는 인물

  • 저필자
    김진순(대구국제공항 문화재감정관)
덕흥리벽화고분(德興里壁畵古墳)의 앞 칸 남벽에 그려진 묘주출행도(墓主出行圖) 가운데 멜 북을 연주하는 장면의 상세도이다. 일반적으로 고구려 고분벽화의 대규모 출행장면에는 악대가 등장하여 행렬의 흥과 사기를 고취시켜주고 있다. 악대는 일반적으로 걸어가면서 연주하는 보행악대(步行樂隊)와 말을 타고 연주하는 기마악대(騎馬樂隊)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덕흥리 고분벽화에는 안악3호분의 대규모 행렬도와 같이 이 두 가지 악대가 모두 등장하여 유주자사의 신분이 꽤 높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악기는 크게 현악기(絃樂器), 관악기(管樂器), 타악기(打樂器)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멜 북은 그 가운데 타악기에 해당한다.
멜북은 사람이 메고 다니면서 치고 다닐 수 있는 북으로서, 화면에는 북을 매 달은 북틀의 끝 부분을 두 사람의 장정이 양 옆으로 어깨에 메고 행진하는 모습과 북채를 양 손에 쥔 인물이 둥둥 북을 치며 따라가고 있는 모습이 확인된다. 멜북은 북의 양 옆에 받침기둥이 있어서 메고 가면서도 치고 땅에 내려놓고도 칠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재미있는 점은 멜 북에 박쥐모양의 산개(傘蓋 : 고대에 귀족들이 나들이 할 때 태양을 가리기 위한 도구로, 오늘날의 양산과 같은 것임)가 달려 있는데, 이는 가죽으로 만들어진 북이 햇볕이나 비에 상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한 것이다. 고대 장인들의 빛나는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이들의 의상을 살펴보면 머리에는 건(巾 : 고대 모자의 한 종류로, 천으로 머리 전체를 감싸고 뒤에서 묶었음)을 두르고 선(襈 : 학이나 두루미의 날개 끝이나 목 분에 있는 검은 깃털을 모방한 의복양식으로, 시베리아 샤며니즘의 영향으로 볼 수 있음)이 대어진 상의(上衣)와 통 좁은 바지인 궁고(窮袴)를 착용하였다. 세부까지 정성스럽게 그리지 못하고 대략적인 특징만을 매우 빠른 손놀림으로 거침없이 그려내기는 하였지만, 인물들의 자연스러운 움직임과 북을 치는 사람의 흥겨운 장단이 마치 사방으로 울려 퍼지듯 매우 율동적인 모습을 담아내었다. 이들 멜북을 치는 인물들 밑에는 아직까지도 붉은 색의 밑그림 흔적이 남아있어 당시의 벽화제작 기법을 짐작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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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북을 연주하는 인물 자료번호 : kk.d_0002_0060_0020_0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