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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소장 근대한국문서

№ 13.

황제 폐하의 종 해군소장 아바자가 황제 폐하의 주재 하에 1903년 12월 16일 차르스코예 셀로에서 개최된 어전회의에서 언급한 견해
 
람즈도르프 백작과 육군대신이 이곳에서 언급한 것과 관련하여 제가 말씀드려야만 할 것은 일본인들에 의한 한국 점령의 문제는 오래된 사안이라는 점입니다. 이 문제는 600년 전에 시작되었으며, 그때부터 현재까지 일본인들은 한국 점령을 꿈꿔왔습니다. 러시아에 대한 그들의 모든 적대적 행위는 우리 러시아가 한국을 점령하길 원하고 있으며, 그런 이유에서 일본인들에게 한국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두려움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 문제가 오늘 해결되지 않는다면, 일본이 자기 일생 동안의 꿈을 이룰 때까지는 이 문제가 내일이고 모레고 언제든지 발생할 것입니다.
제 판단에 우리가 협의를 지속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 시점에서는 러시아의 입장에서 그 이익과 손해를 논의하여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보다 낫습니다.
저는 람즈도르프 백작의 의견을 기꺼이 경청했습니다. 즉 백작에 따르면 만주에서 우리의 불확실한 지위가 계속되어서는 안 되지만, 그 지위는 한국 및 일본 문제와 전적으로 관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만주에서 러시아의 향후 행동 방식을 결정해야만 한다는 람즈도르프 백작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백작이 매우 집요하게 이런 입장을 반복했다는 점에서, 백작이 우리의 완벽한 행동 계획을 제시하여 황제 폐하의 판단에 맞기거나, 폐하께서 유익하다고 판단하시어 호출하신 인사들이 그 계획을 논의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만주 문제의 모든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는 저는 현 시점에서 그 문제에 관해 언급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며, 람즈도르프 백작의 계획이 제시될 때까지는 한국 문제를 분석하는 수준에서 제한될 것입니다. 더구나 황제 폐하께서는 개회에서 “협상의 지속과 중단 이 둘 중 어느 경우 일본과의 전쟁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가?”라는 문제를 제기하도록 하명하셨습니다. 이외에도 제가 이해하는 한, 황제 폐하께서는 언제나 한국 문제와 만주 문제를 확연하게 구분하셨습니다.
현재까지 저는 일본의 새로운 제안을 확인하지 못했으며, 따라서 극동 총독의 12월 13일자 전문에 서술된 정도로 이해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일본의 요구에 따르면 러시아가 한국에 대한 일본의 보호관계를 인정해야만 합니다. 저는 일본의 제안에 ‘보호관계’라는 단어가 존재하는지의 여부를 알지 못합니다. 이 사실에 대해 외무대신은 틀림없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일본 측 제안의 의미는 ‘보호관계’라는 단어의 의미와 동등합니다. 제가 이해하는 바에 따르면, 만약 일본의 요구가 그것뿐이라고 할 경우 한국에 대한 일본의 보호관계 그 자체는 러시아의 이익에 적대적인 것을 전혀 지니고 있지 않습니다. 이런 정황과 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은 뒤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러나 제가 한국에 대한 일본의 보호관계가 러시아에게 무해하다고 인식하고 있음에도, 두 가지 이유에서 일본의 새로운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첫째, 한국은 우리의 소유가 아니며, 국제적 동의 없이 한국에서 일본의 지배권을 우리가 인정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한국 내에서 일본 세력의 확립이 일부 유럽 열강들의 항의에 직면하게 될 경우, 우리 러시아는 일본의 보호관계를 인정한 국가로서, 일본의 행위를 승인했기 때문에 일본의 행위를 지원해야 하는 일부 도덕적 의무를 지니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일본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를 이 첫 번째에서 찾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단지 ‘기억을 위하여(PRO MEMORIA)’ 위의 사실을 언급했을 뿐입니다. 훨씬 심각한 것은 두 번째 이유입니다. 일본의 제안을 절대적으로 거절해야 하는 원인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극동 총독은 “일본 정부는 오해의 소지가 계속해서 존재할 것인바, 그것을 제거하려면 러시아와 일본 두 제국의 이익이 상충하고 있는 극동 지역 전체를 협약의 범위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노골적으로 경고했다”는 사실을 적고 있습니다. 일본의 이런 성명에는 아시아적 성격의 모든 기질이 들어 있습니다. 러시아는 이제까지 온순했습니다. 러시아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도 보여주었습니다. 이것을 아시아식으로 이해하면, 위의 모습은 러시아가 전쟁을 두려워하며 따라서 러시아는 전쟁을 피하기 위하여 전적으로 양보할 것이라는 뜻입니다. 일본의 바로 이런 성명이 일본과의 협상을 지속하지 못하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만주에서 우리의 이익은 실로 중요합니다. 러시아는 그 누구도 만주 문제에 간섭하지 못하도록 만주에서 실로 많은 인적 그리고 재정적 희생을 감수했습니다. 일본은 극도로 평화 애호적이면서 유연한 우리의 최종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우리 러시아는 온순함의 최종 한계까지 도달했으며,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다고 언급하여 자유롭게 협상을 중단할 수 있게 됨으로써 행동의 자유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이로 인해 어떤 결과가 일어나겠습니까? 일본과의 전쟁입니까? 일본 정부 역시 러시아를 상대로 한 전쟁이 극도로 고통스러울 것이며, 그 최종 결과는 일본의 존재 그 자체를 운명에 걸어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저는 확신하는바, 실제로 러시아는 전쟁을 원하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은 더더욱 뻔뻔스러운 요구를 제시하기 위해 현재까지 러시아의 이런 평화 애호심을 매우 교묘하게 이용했으며, 인민들에게 군사적 열광을 고조시키면서 러시아가 전쟁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확신을 그들에게 점진적으로 심어주었습니다.
협상을 계속해서 지속하면 할수록, 만약 정부 내에서가 아니라면 인민들 사이에서라도 일본의 요구가 러시아에게 모욕적인 상태, 즉 결과적으로 전쟁이라는 수준까지 쉽게 이를 수 있다는 확신이 더욱 확고해지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협상을 중단하면 일본은 진퇴양난에 빠질 것입니다. 일본은 우리가 한국을 양보할 때까지 혹은 그 이상의 양보를 얻기 위해 우리를 겁주려는 생각이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마지막 수정 대안에서 한국을 일본에게 실질적으로 양보했습니다만, 일본인들을 그 이상을 원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러시아는 협상을 중단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자금도 없는 상태에서 그것도 겨울철에 혼자서 선전포고하거나 아니면 다른 의미에서 대화를 시작하려 할 것입니다. 그러나 가장 가능성이 있는 것은, 일본 정부가 이전의 오랜 협상으로 격해진 인민들의 열정을 충족시켜주기 위하여 러시아의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을 점령하는 것입니다. 저는 한국에 대한 일본의 보호관계는 러시아를 위해 유해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이미 말씀드렸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설명을 드리고 그 이상도 언급하겠습니다. 러시아의 승인을 받은, 그러나 보호관계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 보호관계는 허용할 수 있습니다. 한편 러시아의 승인을 받지 않은 일본의 보호관계는 우리에게 유익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의 재정은 매우 혼란한 상태입니다. 한국 주민의 적대감으로 인하여 곤란을 겪고 있는 한국 점령에 들어가는 비용은 막대할 것이며, 국가 재원을 고갈시키는 영원한 거머리가 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일본은 급속하게 쇠퇴하고 약해지면서 발원권도 작아질 것입니다.
한국의 점령은 한국의 독립이라는 가정을 만들어 낸 현존하는 조약들과도 모순됩니다. 따라서 일본은 비합법적으로 활동하는 나라라는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며, 유럽의 열강들은 일본 행동의 합법성을 인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일본이 한국으로부터 금전적 이익을 추출해 내지 못할 것 같아 보입니다. 일본인들은 상인도 그리고 식민주의자도 아닙니다. 일본어에서 ‘아킨도(상인)’라는 단어는 지난 천년 동안 치욕의 단어였습니다. 일본 상인들은 소규모 소매상인이지, 국가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대규모 무역 회사를 운영할 수 있는 상인들은 아닙니다.
우리와의 관계라는 측면에서 일본인들은 육로로 연결된 이웃국가의 지위에 처하게 될 것입니다. 그들이 자신의 도서에 머물러 있으면 우리가 공격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일본인들이 육로에 위치한다 해도, 그 육로가 우리의 군사력에 의하여 세 개의 방면으로부터 포위되어 있는 만큼, 그들은 우리의 자비스러움이나 무자비함을 완전히 구속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러시아에게 아양을 떨 수밖에 없게 될 것이며, 한국에 상륙하기로 결정하는 순간, 러시아의 항의를 받고서 매우 빠른 시일 내에 그런 사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제가 말씀드린 것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데, 이것을 감히 황제 폐하의 어람에 바칩니다. 즉 본인의 판단에 따르면 현재의 상황 하에서는 극동 총독의 의견이 전적으로 타당합니다. 즉 러시아는 최근에 제시한 수정대안에서 평화 애호적 유화성의 극한에 다다랐으며, 더 이상의 양보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설명해 준 다음, 협상을 중단해야 합니다.
일본이 한국에 상륙할 경우, 그런 행동은 현존하는 조약 및 한국의 독립이라는 이론과 모순되는 것이기 때문에 러시아는 항의의 수준에 만족해야 하며, 유럽 열강이 그 항의에 동참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위의 사실에 더해 만주 주둔 러시아 육군과 관련하여 몇 마디 첨언할 수 있도록 황제 폐하의 윤허를 바랍니다.
제가 판단하옵건대, 일본과의 최소한의 전쟁 가능성마저 제거하기 위해서는 극동에 배치된 우리의 육군을 황제 폐하께서 예상하셨던 수준까지 지체 없이 증강해야 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극동에서 그리고 극동의 민족들과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군대의 운용이 아니라 군대의 주둔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일본의 속담을 인용하고자 합니다. 즉 “강한 자는 칼을 뽑지 않습니다.”
우리 군사력을 일시 강화하기 위한 지출은 군사력의 강화가 의심의 여지없이 측정 불가능할 만큼 값비싼 전쟁을 예방했다는 그 사실 자체로써 전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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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자료번호 : kifr.d_0004_0210_0540_0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