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트 페테르부르크, 1897년 5월

사 본

 

카를 이바노비치 귀하

 

4월 24일자 귀하의 전보를 황제께 보고하여 〈이쯤에서 중단〉하라는 명을 받았습니다.

상기 전보에서 귀하는 조선의 군부대신이 조선군대를 6천명으로 구성한다는 규정에 서명했다고 전하면서도 분명하게 어떤 조령(條令)에 서명을 한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말이 의미하는 것은 조선정부가 조선 군대를 설립하게 될 경우 이 일을 전적으로 우리에게 위임한다는 책임을 지겠다는 것으로 이해해야만 할 것입니다.

베베르 귀하

우리가 이 권리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행사하는 것이 필요한지 하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황이기에 앞서 언급한 황제폐하의 결정에 따라 현재 우리는 이 문제를 더 이상 진척시킬 의향이 없다는 것을 귀하에게 알려드리는 것이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함께 황제폐하의 뜻에 따라 조선 군대의 설립에 관한 어떤 협정도 우리 도쿄주재 공사이자 서울 대리공사가 부임하기 전까지 중단되어야 함을 알려드립니다.

귀하에 대한 저의 완전한 존경과 충심을 받아주시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