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은 고세(姑洗)라고 하는데, 각(角)의 궁음으로 고율(古律) 임종(林鐘)에 공명하여 징궁(徵宮)이 된다. 여자가 『봉성악』을 부를 때 이 음을 쓴다. 춤꾼이 64명으로 그물과 꽃무늬로 장식한 소매 저고리를 입는데, 사이에 여덟 가지 채색의 무늬를 넣는다. 그리고 구름과 꽃문양의 신을 끌고, 머리 위는 쌍봉(雙鳳)과 팔괘(八卦)와 채운(彩雲) 화만(花鬘)으로 장식한다. 꿩 깃을 잡아 절하며 박수할 때의 절(節)을 삼는다. 임종(林鐘)은 지통(地統)에 해당하는 것이니, 해마다 공(功)이 갖추어지고 만물이 생성하는 것을 상징한다. 쌍봉(雙鳳)은 율려(律呂)가 잘 어우러짐을 나타내는 것이다. 팔괘(八卦)는 [만물이] 얽혀서 서로 쓰임이 되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채운(彩雲)은 기(氣)를 상징하는 것이고, 화만(花鬘)은 관(冠)을 본뜬 것이다. ‘봉성악(奉聖樂)’ 세 글자에 맞추어 사(詞) 셋을 부르는데, 천하(天下)가 성덕(聖德)을 흠모하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젊은 여자가 자무(字舞)를 출 때는 푸른 옥색의 소매가 있는 저고리를 입는데, 각음(角音)이 목(木)에 해당함을 표상한 것이다. 머리장식을 손괘(巽卦)로 하는 것은 고세(姑洗)의 기(氣)에 호응(應)하는 것이고, 여섯 사람으로 뒤를 맡게 하는 것은 육합(六合)^{주 001}

각주 001)

六合: 동, 서, 남, 북의 四極에다 상, 하를 더하여 우주 전체를 이르는 말이다.

이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을 상징한다. 악기는 구자(龜玆)와 호부(胡部)를 쓰는데, 그 정(鉦) 강(掆) 뇨(鐃) 탁(鐸)은 모두 비단 덮개로 덮고, 꽃받침으로 장식하였으며, 위에는 화려한 비단을 펼쳐 깔고, 술을 늘어뜨린다. 살피건대, 『서도(瑞圖)』 ^{주 002}

각주 002)

『瑞圖』: 옛날에 하늘이 내린다고 하는 受命을 표시하는 圖籍을 가리킨다.

에서는 “왕 노릇하는 자(者)에게 도(道)가 있으면, 봉황이 고(鼓)에 머문다.”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우보고(羽葆鼓)에는 봉황이 깃들여 살게 하고, 징(鉦)에는 공작이 깃들여 살게 하며, 요(鐃)와 탁(鐸)에는 비상(飛翔)하는 해오라기들이 모여 있게 하고, 징(鉦)과 강(掆)의 꼭대기에 달린 발에는 또 남방의 조수(鳥獸)로 장식하여, [천자의] 은택(恩澤)이 날고 뛰고 기는 모든 동물에게까지 미치는 것을 밝히는 것이다. 징(鉦) 강(掆) 요(鐃) 탁(鐸)은 모두 두 사람이 잡고 친다. 패(貝) 및 대고(大鼓)의 악공의 수는 군사(軍士)의 봉성악(奉聖樂) 때와 같게 하며, 여기에 고(鼓)와 적(笛) 4부(部)를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