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원의 중국 통치

세조 쿠빌라이는 원을 세워 중국식의 관제를 만들고 남송을 멸한 후 중국 전역을 평정하였다. 쿠빌라이 칸은 중국 왕조의 예에 따라 황제라 부르고, 중통(中統)이란 연호를 사용하였다. 그리고 국호도 대원(大元)이라 고쳤으며, 개평을 상도(上都)라 하여 여름에만 머물고, 연경을 대도(大都)라 고쳐 도읍으로 정하였다. 또 고려를 복속시키고 남송마저 멸망시켜(1279) 북방 민족으로는 처음으로 전 중국을 지배하게 되었다. 그러나 원은 남송을 멸망시키고 중국을 완전하게 지배하게 된 지 불과 90년도 안 되어 멸망되고 말았다.^{주 202}

각주 202)

신승하(2002), 『중국사』, 대한교과서, 302~303쪽.

세조는 35년간의 치세에 금나라와 당나라의 제도를 본받아 관제와 세제정비, 밖으로는 미얀마·참파·자바·일본 등을 쳐서, 일본을 제외한 동아시아의 대부분이 그 영역에 포함되었다. 그 관제는 중앙에 중서성(행정), 추밀원(군사), 어사대(감찰)를 두고 지방은 내지(內地)와 외두(外頭, 행중서성)로 이분하여 각각 로(路)-부(府)-주(州)-현(縣)을 설치하였다. 또 로 이하의 단위에는 다루가치라고 하는 몽고인 감독관이 임명되었다. 몽고인이 지배계급으로써 여러 가지의 특권을 갖고 있었으니, 가령 몽고인과 중국인이 싸워 몽고인이 구타해도 중국인은 보복해서는 안된다는 규정이 있을 정도였다.^{주 203}

각주 203)

佐伯富 외(1991), 『쎄미나 中國史』, 민족문화사, 147쪽.

원은 사람을 4등급으로 나누었다. 몽고인은 1등급이었으며, 그 다음이 색목인(色目人)으로 천산(天山) 남북에서 총령(總領) 서쪽에 거주하는 사람들이었다. 그 다음이 ‘한인(漢人)’으로 이는 황하 유역의 한인과 여진족 등을 가리킨다. 가장 아래가 남인(南人)으로 남송 멸망 후에야 귀순한 장강 유역 및 그 이남 지역의 사람들이다. 한인이 그 중 다수를 차지하였다.^{주 204}

각주 204)

인구를 4계급별로 보면 1, 2계급은 4, 5만 호로 3%에 불과하였지만, 제3계급인 한인은 200만 호로 15%, 제 4계급은 1,000만 호로 82%였다.(신승하(2002), 『중국사』, 대한교과서, 304쪽).

이 4등급과 상응하여 군대도 몽고군, 탐마적군(探馬赤軍), 한군(漢軍)과 신부군(新附軍)으로 나누었다.^{주 205}

각주 205)

白壽彝 주편·임효섭·임춘성 옮김(1991), 『중국통사강요』학술총서 18, 이론과 실천, 257쪽.

원조는 중국의 전통적인 유교문화에는 냉담한 반면, 색목인을 중심으로 이슬람계 문화가 유행하고 궁정을 비롯해 몽고인 사이에는 라마교가 풍미하였고 몽고세계의 국제어는 페르시아어였다. 또 몽고어는 색목인에 의해 도입된 위루르 문자에 의해 쓰여지게 되었다. 이러한 정치, 사회, 문화의 형태는 요·금의 뒤를 이은 원조가 정복왕조로서의 모습을 가장 명백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